'최강야구' PD "이대호, '4연타석 홈런' 장면 봐도 봐도 좋다고" [N인터뷰]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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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팀에 대적할 만한 11번째 구단을 결성한다는 포부를 갖고 전국의 야구 강팀과 대결을 펼친다.
간결하지만 확실한 목표를 가지고 지난해 론칭한 JTBC 예능 '최강야구'는 1년 여 만에 '킬링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야구 경기가 없어 허전했던 월요일을 재미로 채워주며 야구팬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탄 '최강야구'는 각본 없는 스포츠가 만들어내는 감동과 재미, 선수들의 투지가 만들어낸 '낭만야구'를 보여주면서 야구가 낯설었던 시청자들까지 '야구팬'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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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프로야구팀에 대적할 만한 11번째 구단을 결성한다는 포부를 갖고 전국의 야구 강팀과 대결을 펼친다. 간결하지만 확실한 목표를 가지고 지난해 론칭한 JTBC 예능 '최강야구'는 1년 여 만에 '킬링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야구 경기가 없어 허전했던 월요일을 재미로 채워주며 야구팬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탄 '최강야구'는 각본 없는 스포츠가 만들어내는 감동과 재미, 선수들의 투지가 만들어낸 '낭만야구'를 보여주면서 야구가 낯설었던 시청자들까지 '야구팬'으로 만들었다.
오랜 야구팬인 장시원 PD는 본인이 야구를 보며 느낀 감동을 '최강야구'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고. 그래서 '최강야구' 역시 다큐멘터리처럼 찍었고 몬스터즈 선수들에게도, 상대팀에게도 항상 '전력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덕분에 드라마 같은 스토리를 담은 경기들이 펼쳐졌고, 이것들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지금의 '최강야구'를 만들었다. 프로그램이 꾸준히 사랑받는 건 우연이 아니었던 것. 이제 몬스터즈는 직관 경기를 할 때마다 전 좌석을 매진시킬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제작진은 팬들의 큰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 중이다. 특히 장 PD는 연출 겸 단장직을 겸임하느라 일주일 내내 쉴 새 없이 일한다. 매일 훈련장에 가서 선수단의 모습을 담고, 돌아오면 편집을 본다. 다른 연출진과 작가들 역시 바쁘다. 그러다 보니 몸과 마음이 지칠 때가 많지만, 그럴 때 팬들의 함성 소리를 들으면 모든 걸 잊고 에너지를 얻는다고. 장 PD는 몬스터즈 팬들의 응원이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고 고백했다.
'최강야구'는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몬스터즈 승률 7할이 깨지면 프로그램을 폐지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그 리얼한 상황은 선수단을 긴장하게 만들고 더불어 제작진에게도 엄청난 압박감으로 다가온다고. 장 PD는 '최강야구'가 승률, 시청률, 돈이라는 세 가지 숫자와 싸우고 있다며 이를 위해선 '승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끝에 뭐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최강야구'와 몬스터즈의 끝에 후회는 없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최근 장시원 PD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N인터뷰】②에 이어>
-이번 주 방송된 부산고 2차전에서 이대호 선수가 4연타 홈런을 쳐 많은 화제를 모았다. 프로야구에서도 몇 없는 진귀한 기록인데, 현장 분위기와 후일담이 궁금하다.
▶41년 동안 단 3명만 가진 기록이었다. 그때 정말 난리도 아니었다.(웃음) 첫 번째 홈런을 칠 때는 2대 2로 경기가 팽팽하게 이어지던 상황에서 우리가 한 점을 냈다는 것에 안도했다. 이후 연타석 홈런을 날렸을 때는 '이 경기는 이겼다' 싶더라. (이대호 선수가) 다시 타석에 섰을 때 작가가 '홈런이 나올 것 같다'며 촬영을 하는 거다.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진짜 홈런을 치니까 너무 놀랐다. 이후에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경기가 중단될 위기였는데, 그때 타석에 오른 이 선수가 비를 뚫고 공을 쳤다. 그 순간 모두가 (홈런이라는 걸) 알았다. 공이 뻗어나가는 걸 보면서 정말 영화 같다고 생각했다. 이 선수도 20년이 넘게 선수 생활을 하면서 3연타 홈런까지는 해봤는데 4연타 홈런은 처음이라고 했다. 오늘도 연락이 왔는데 하이라이트 영상을 봐도 봐도 좋다고 하더라.(웃음)
-이대호, 신재영, 이대은 등 선수들이 경기에서 활약할 때 교차편집으로 그들의 현재와 '레전드' 시절을 보여주는 게 감동을 극대화한다는 평이다.
▶우리 프로그램에서는 '레전드'들이 전성기로 돌아가고 싶어서 노력한다. 우리의 적은 세월인데, 세월을 넘어서기 위해 더 노력하는 거다. 이대은 선수, 신재영 선수는 전성기 때 공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고, 이대호 선수도 마찬가지다. 그런 노력 끝에 선수들의 전성기 때 같은 모습이 지금도 보이는 거니까 그런 부분을 (시청자들에게도) 잘 보여주고 싶었다.
-연패를 끊고 한 고비 넘겼는데, 바로 '독립리그 올스타'와 대결이 예정돼 있다. 계속해서 쉽지 않은 상대들과 만나고 있는데 경기 난이도를 따로 조절하진 않는 듯하다.
▶따로 조율 하진 않는다. 우리 프로그램은 '프로야구의 찬란한 과거와 미래가 붙었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올까'에서 시작했다. 20년 프로 생활이 끝난 선수들과 이제 프로로 갈 선수들이 붙으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가 프로그램의 핵심이다. 종종 타협하고 싶다는 생각도 드는데, '타협은 후퇴다'라는 말을 새긴다. 몬스터즈가 최강이 되려면 그 끝이 실패라고 해도 눈을 질끈 감고 하는 게 '최강팀'이라는 콘셉트와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물러서는 건 '최강'이 아니다. 얻어터져도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최강야구'가 야구팬들의 유입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반응이 많다. 몬스터즈가 보여주는 '낭만 야구'에 대한 반응도 좋고.
▶나도 야구팬이지만, 야구는 팬이 없으면 의미가 없다. 내가 어릴 때 야구에 열광한 이유를 돌이켜보면 '낭만'이 있었다. 정면승부를 하는 투수들과 땅볼을 쳐도 전력질주를 하는 주자들을 보면서 느낀 감동이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런 부분이 조금 안 보인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런 낭만을 '최강야구'에서 보여주고 싶었다. 경기를 할 때마다 상대팀에게도 항상 '전력으로 해달라'고 주문한다. 아마추어 선수들도 멋있는 게 레전드 선수들과 붙으면 겁먹을 수도 있는데 굴하지 않고 본인의 역량을 보여주려 하는 이들이 있다. 그렇게 경기에 임하는 자세, 애티튜드가 빛나는 것 같다. 양 팀 다 전력으로 경기에 임했을 때 '낭만 야구'가 나온다.
-선수단과 제작진만큼 팬들도 경기에 '과몰입'하고 있다. 경기 내용에 따라 선수들을 비판을 하기도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한 우려는 없나.
▶환호와 비판은 팬의 권리라고 생각한다. 잘하는 선수를 칭찬하고, 못하는 선수를 비판하는 건 팬의 권리다. 다만 과하지는 않았으면 한다.
-지금까지 진행한 경기 중 가장 좋았던 '온리 원'은 무엇인가.
▶KT와 대결한 시즌2 개막전이다. 첫 시즌을 마치고 선수들끼리 두 달 가까이 동고동락하면서 훈련하고 난 뒤 처음으로 시합을 하는 거였다. 프로팀과 하는 직관 경기라 떨리는 마음이 컸는데, 겨우내 흘린 땀이 결과로 나와 좋았다. 만원 관중 앞에서 경기를 하니 더 좋더라.
-최강 몬스터즈 창단 후 두 번째 시즌을 소화하고 있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어떤가.
▶처음에 '이건 안 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시작했는데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우리 제작진에게 너무 고맙다. 시작할 때는 야구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었다. '볼넷 출루'라는 개념을 모르는 스태프도 있었다. 그만큼 야구에 관심이 없었는데, 이 사람들이 야구를 공부하면서 '최강야구'를 만들었다. 모르는 분야를 공부해서 프로그램화하는 게 너무 힘든 일인데, 그걸 공부하고 콘텐츠를 만들어서 지금까지 온 게 너무 장하고 고맙다. 또 경기마다 본인이 살아있음을 보여주려 최선을 다하는 선수단에게도 감사하다.
-현재 몬스터즈에 만족하나.
▶열심히 안 하는 사람은 없다. 다만 아마추어는 노력이 조명받지만 프로는 결과로 말한다, 결과를 내자 싶다. 우리는 승률, 시청률, 돈이라는 세 가지 숫자와 싸우고 있다. 폐지되지 않기 위해 승률 7할을 달성해야 하고, 2049 시청률이 떨어지지 않아야 하고, 돈을 벌어야 한다. 이 사이클이 프로야구와 비슷하다. 이 세 가지 숫자를 올리기 위해서는 승리가 필요하다.
-'최강야구'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
▶이 끝에 뭐가 있을지는 모르겠는데… 야구는 후회를 관리하는 게임이라고 하지 않나. 우리도 많은 후회를 하지만, 그걸 어떻게 변화시켜서 좋은 결과를 만드느냐가 중요하지 않을까. '최강야구'와 몬스터즈의 끝에 후회는 없길 바란다.
breeze5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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