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도 갑, 가슴은 갑갑 ‘콘크리트 유토피아’ [多리뷰해]
재난 상황 속 리얼한 인간의 민낯
극강의 리얼리티, 블랙 코미디는 덤
연기 장인 이병헌 또 찢었다
[줄거리] 서울이 대지진으로 하루아침에 폐허가 됨. 모든 게 무너졌는데, 황궁 아파트만 무사함. 소문을 들은 외부 생존자들이 황궁 아파트로 몰려들기 시작하고 아파트 입주민들은 위협을 느낌. 그들은 생존을 위해 새로운 주민 대표 영탁을 중심으로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막아선 채 새로운 규칙을 만듦. 오직 아파트 주민만을 위한 생존 수칙임. 그렇게 지옥 같은 바깥과 달리 평화로운 생활을 유지하지만, 생존의 위기는 끊이지 않음. 과연 이들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 황궁 아파트 입주민 영탁(이병헌) : 황궁 아파트 902호 주민. 망설임 없이 화염에 휩싸인 집에 들어가 단숨에 불길을 진압하는 인상적인 모습으로 주목받기 시작. 투철한 희생정신을 인정받아 새로운 주민 대표로 선출됨. 주민의 안위를 위협하는 외부인을 방출하는 과정에서 위험을 마다하지 않으며 ‘찐’ 리더 등극.
# 가족을 지키고자 애쓰는 민성(박서준) : 황궁 아파트 602호 주민. 사랑하는 아내 명화와 함께 생존하는 것이 급선무. 의경 출신에 공무원이라는 직업으로 본의 아니게 주목받게 됨. 영탁에 의해 방범대 반장을 맡게 되고, 거침없는 영탁에 동화되기 시작함.
# 신념을 잃지 않으려는 명화(박보영) : 황궁 아파트 602호 민성의 아내. 예고 없이 닥친 재난 후, 애써 차분함을 유지하며 남편 민성과 생존을 고민함. 추위에 오갈 곳 없는 외부인에게 방 한켠 내주는 데 주저함이 없고, 간호사로서 다친 주민들을 돌보는 데에도 앞장서는 인물. 점차 변해가는 주민들의 모습에 우려를 드러냄.
# 황궁 아파트 부녀회장 금애(김선영) : 황궁 아파트 207호 주민이자 부녀회장. 주민들과 자신의 이익을 위해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앞장서는 행동파. 영탁을 새로운 주민 대표로 추천한 장본인이자 황궁 아파트 주민 수칙 지키기에 가장 열심인 인물. 황궁 아파트 주민들이 한데 똘똘 뭉치는 데 중심축이 되는 동시에 위협이 되는 것에는 배타적인 인물.
# 외부에서 살아돌아온 혜원(박지후) : 황궁 아파트 903호 주민. 대지진으로부터 기적적으로 생존해 홀로 황궁 아파트로 돌아옴. 새롭게 생긴 주민 수칙 아래 이전과 달라진 주민들과 아파트 생활에 적응하지 못함. 지옥 같은 바깥과 달리 이상하게 낙관적인 황궁 아파트 주민들을 보며 불안함을 느낌.
# 비협조적인 주민 도균(김도윤) : 황궁 아파트 809호 주민. 영탁과 금애를 중심으로 한 주민 자치회의 결정이 못마땅해 여러 핑계를 둘러대며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함. 대세를 거스르지 않을 정도의 기본 수칙은 지키지만 그 이상의 역할은 거부함. 자신의 생존에 열을 올리는 황궁 아파트 주민들 사이에서 고립됨.
KBS 다큐멘터리 ‘모던 코리아’의 영상과 함께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콘크리트 유토피아, 이상적인 행복의 상징이 된 아파트의 시작과 변천사를 보여주며 막이 오름. 곧이어 폐허 속에 살아남은 황궁 아파트 사람들과 함께 현실 재난물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진짜 이야기가 시작된다.
# 이 조합 완벽했네
“모든 걸 쏟아부었다”는 엄태화 감독은 130분 안에 다양한 인간 군상을 리얼하게 연출함. 어두운 현실에 코미디를 가미해 무겁지만은 않게 만듦. 여기에 이병헌 김선영 박서준 등 배우들의 연기가 찰떡 같이 어우러짐. 김해원 음악 감독의 다채로운 음악도 딱딱 맞아 떨어지면서 몰입도와 완성도를 UP.
# 단언컨대 이병헌
누가 뭐래도 인정할 수밖에 없음. 연기 장인 이병헌의 美친 연기력을. 첫 등장 순간부터 찢어버림. 이런 얼굴이 있었나 싶을 만큼 새로운 얼굴을 보여줌. 막강한 존재감에 감탄이 절로.
# 이게 진짜 현실 풍자
“잘 살아보자”고 뭉쳤지만 재난 상황 속에서 인간들의 민낯과 이기심을 목도하게 됨. “이웃을 사랑하라”고 말하면서도 그 이웃에 아파트 밖의 사람은 없음. “이 아파트가, 우리 주민들이 선택 받았다”고 말하는 영탁과 “단지 안에 들어올 수 있는 건 우리 주민뿐”이라는 금애의 대사처럼 영화 곳곳에 우리 현실이 녹아있음. 모두가 평등하다고 말하면서도 전세니 자가니를 따지고, 계층을 나눠버리고, 벽을 세우는 인간들의 모습 등 생각할 거리를 줌.
[쓴소리]
# 호불호 갈릴 후반부
전반부가 현실을 풍자하면서도 유쾌함을 잃지 않는다면, 후반부는 가슴이 너무 갑갑해질 정도로 어두워짐. 이러한 요소가 관객에 따라 장벽이 될 듯. 스포라 말할 수 없지만, 영화적 쾌감을 생각한다면 엔딩도 호불호 나뉠 듯. 여러 질문과 여운을 남김에도 장르 특성상 다크한 분위기가 선택의 어려움을 줌.
# 아쉬운 캐릭터, 빈약한 외부 상황
2시간 안에 여러 인간 군상을 보여주다보니 캐릭터나 서사가 다소 빈약하게 느껴질 수 있음. 어떻게 보면 이상적인 명화 캐릭터도 고구마 같다는 반응이 나옴. 황궁 아파트 밖 사람과 삶 등이 제대로 그려지지 않아 엔딩 공감대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시리즈물로 풀었으면 어땠을까.
개봉 3일 전 예매율 1위 등극하며 산뜻한 출발을 알림. 손익분기점 400만을 향해 질주 중인 ‘밀수’ 다음으로 여름 빅4 중 흥행 가능성 높음.(‘콘크리트 유토피아’ 손익분기점도 400만 명) BUT 갑갑할 정도로 리얼한 현실을 담아 이 무더위에 얼마나 관객 몰이에 성공할지는 미지수. 광복절에 개봉하는 유해진 김희선 주연의 ‘달짝 지근해: 7510’, 정우성의 첫 장편 데뷔작 ‘보호자’,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펜하이머’까지 후발 경쟁작도 만만치 않음.
[관객소리]
호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와 짜임새 있는 스토리가 완벽 그 자체” “배우들의 연기가 아주 좋았고, 연출도 현실감 있어서 좋았다” “극한 상황에서의 인물들의 심리 변화가 인상적” “질문을 던지는 영화” “지금 이 시대 시의적절한 영화” “신파 없어 좋아요” “몰입도 높은 영화” “어두운 주제지만 무겁지 않게 잘 만들었다” “풍자를 담은 블랙 코미디”
불호 “답답하고 우울함” “기대했는데 여름에 볼 영화는 아닌듯” “명화 캐릭터 공감 힘듦” “후반부가, 결말이 아쉽다” “이병헌 혼자 멱살 잡고 끌고감” “생각보다 지루하다” “보고 있기 괴롭고 피로함” “소재도 배우들 연기도 좋은데 뭔가 아쉽네”
[제 점수는요(★5개 만점, ☆는 반개)]
#별점 ★★★☆
우울해도 성공적, 이런 ‘악마의 재능’ 이병헌(한현정 기자)
#별점 ★★★☆
여기가 지옥, 어쩌면 나, 우리의 민낯(양소영 기자)
#별점 ★★★★
130분이 길지않은, 대한민국 현재를 풍자한 씁쓸한 이야기(유용석 기자)
[참견평(실명은 지켜드림)]
#별점 ★★★★☆
신들린 연기와 신선한 스토리 등 극장에서 봐야 하는 이유가 넘치는 영화(극장 관계자의 손짓)
#별점 ★★★★★
영화가 끝나면 토론이 시작되는 여운이 가시지 않는 작품(콘크리트 유토피아 관계자의 자평)
# 별점 ★★★☆
콘크리트처럼 견고한 완성도, 유토피아처럼 멀어보이는 흥행(영화 관계자의 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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