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있으니까…'RYU 바라기' 트리플A 전격 강등, AL CY 투표 3위의 '수모'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지옥의 17연전이 끝나가는 가운데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변화를 줬다. '류현진 바라기' 알렉 마노아가 트리플A로 강등되고, 류현진이 선발 로테이션에서 살아남았다.
'MLB.com'을 비롯한 현지 복수 언론은 12일(이하 한국시각) 마노아의 트리플A 강등 소식을 전했다. 토론토는 마노아를 내리는 대신 불펜 투수 하겐 대너를 메이저리그로 불러올렸다.
지난 2019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11순위로 토론토의 지명을 받은 마노아는 2021시즌 처음 빅리그 무대를 밟았다. 마노아는 20경기에 등판해 9승 2패 평균자책점 3.22의 우수한 남기며 '특급유망주' 다운 모습을 뽐냈고, 단숨에 선발 로테이션의 한자리를 꿰찼다.
마노아에게는 2년차 징크스도 없었다. 그는 이듬해 31경기에 등판해 196⅔이닝을 소화, 16승 7패 평균자책점 2.24로 엄청난 시즌을 보낸 결과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고, '에이스'라는 타이틀을 향해 성큼성큼 전진해 나갔다. 그런데 문제는 올 시즌이었다.
마노아는 올 시즌 첫 등판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상대로 3⅓이닝 5실점(5자책)으로 부진한 스타트를 끊었고, 4월 6번의 등판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그리고 5월 총 7번의 출전에서는 단 1승도 수확하지 못하고 5패 평균자책점 6.15로 극심한 부진을 겪은 끝에 6월 6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이 끝난 뒤 한차례 '루키리그'로 강등되는 수모를 겪었다.
마노아는 한 달 정도의 공백기를 가진 뒤 메이저리그도 돌아왔지만, 여전히 아쉬운 모습이 이어졌다. 마노아는 복귀 이후 총 6번의 등판에서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는 단 두 차례에 불과했고, 지난 11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맞대결에서도 4이닝 4실점(4자책)으로 부진했다. 토론토는 지옥의 17연전이 끝나가는 가운데 '6선발'을 고집할 이유가 없어지면서 결국 마노아를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내게 됐다.
마노아가 마이너리그로 강등된 가장 큰 이유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기쿠치 유세이가 올해 23경기에 등판해 9승 4패 평균자책점 3.53으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직전 등판에서 4이닝 '노히트' 투구를 펼치는 등 가능성을 내비친 것. 이로 인해 기복을 거듭하고 있는 마노아의 입지가 좁아진 셈이다.
'MLB.com'에 따르면 존 슈나이더 감독은 "일정과 다른 선발진을 고려했을 때 어려운 결정이었다. 마노아는 우리의 개막전 선발이었다. 불행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확실히 어려운 대화가 있었다"며 '옵션'을 이용해 마노아를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낼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밝혔다.
일단 트리플A로 내려가게 됐지만, 로스터가 확장되는 시기 다시 빅리그 부름을 받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MLB.com'은 "마노아는 로스터가 확장되는 9월 복귀하거나, 토론토가 필요할 때 더 빨리 돌아올 수 있다"며 "불펜 역할은 현명하지 않다. 마노아는 트리플A에서 스트라이크존을 공격하는데 노력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마노아가 내려가게 되면서 류현진의 어깨는 조금 더 무거워졌다. 지금의 자리를 지켜내야 하기 때문이다. 일단 흐름은 나쁘지 않다. 복귀전에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상대로 5이닝 9피안타(1피홈런) 4실점(4자책)으로 아쉬움을 남겼으나, 직전 등판에서는 클리블랜드를 상대로 3이닝 '퍼펙트' 투구를 선보인 뒤, 4이닝 '노히트'를 기록했다.
한편 류현진은 클리블랜드전에서 무릎에 타구를 강타당한 뒤 극심한 고통을 호소, 그대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하지만 현재 무릎에는 큰 문제가 없는 상황으로 오는 14일 시카고 컵스를 상대로 시즌 '첫 승'에 재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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