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영어 배워도 원어민 앞에선 쭈글”...학원에선 찐영어 못배웁니다 [더인플루언서]

황순민 기자(smhwang@mk.co.kr) 2023. 8. 12.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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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폼서 ‘힙한 영어’ 알려줘 MZ에 인기
영어전문 크리에이터 레이첼 인터뷰

유튜브, 틱톡 등 다양한 영상 플랫폼을 중심으로 숏폼(짧은 길이의 콘텐츠)이 유행하는 가운데 교육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엔데믹에 접어들면서는 현지에서 쓰이는 영어 표현 등을 알려주는 크리에이터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이 같은 트렌드 속에서 전통적인 교육자들도 에듀테이너(크리에이터)로 변신하기도 한다.

처음에는 ‘N잡’으로 시작했다가 아예 전업 크리에이터로 전향하는 사례도 보인다. N잡러는 2개 이상 복수를 뜻하는 알파벳 ‘N’과 직업을 뜻하는 ‘잡’, 사람을 뜻하는 ‘~러(er)’가 합쳐진 신조어다. 취미나 관심사를 통해 부캐를 만들고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일은 ‘N잡’ 등으로 불린다. 쉽게 말하면 본업 외에 ‘딴짓’을 하고 잘되면 돈까지 버는 것이다. 편집 기술이나 비싼 카메라 장비 없이도 콘텐츠 아이디어만 있다면 실현 가능한 얘기다.

이번주 <더인플루언서>가 만난 ‘레이첼에너지(황유진 씨)’는 일상적 영어 표현과 브이로그 콘텐츠를 제작하는 크리에이터다. 특히 ‘요즘 애들이 쓰는 힙한 영어 표현’ 릴스 시리즈로 10~20대 사이에서 유명세를 얻었다. 인스타그램은 그에 대해 “다양한 연령대와 국적을 아우르는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가 처음부터 전업 크리에이터가 된 것은 아니다. 3살부터 13살까지 미국 뉴저지에서 생활한 그는 인스타그램에 영어 표현과 관련된 콘텐츠 캐주얼하게 업로드했다. 직장과 크리에이터 일을 병행하다가 최근 직장을 퇴사하고 전업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이다. 그를 만나 영어를 콘텐츠로 만드는 노하우와 학습법 그리고 숏폼 크리에이터의 세계에 대해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숏폼을 기반으로 ‘요즘 애들이 쓰는 힙한 영어 표현’ 시리즈로 인기를 얻고 있는크리에이터 레이첼에너지(황유진 씨)가 올린 콘텐츠. <인스타그램 제공>
-레이첼님은 어떤 분인가요.

=안녕하세요. 힙한 영어를 알려주는 옆집 언니·누나같은 레이첼(황유진)입니다. 저는 유년 시절만 미국에서 보냈을 뿐 대한민국에서 태어나서 초, 중, 고, 대학교 그리고 대학원까지 모두 한국에서 졸업했습니다. 샤브샤브같은 인생을 살기 위해서 이것저것 얕게 다양한 관심사를 갖고 있습니다. 학부는 법학을 졸업했지만 국제관계대학원에 진학해 인스타그램과 LA 다저스의 팬 소통에 대해 논문을 작성하며 스포츠 외교 쪽으로 진로를 정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가 거리두기를 하는 바람에 진로 방향을 바꾸게 됐죠. 바이오 제약회사에서 FDA 인허가 담당 RA로 2년 좀 넘게 재직했습니다. 현재는 전업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며 영어를 기반으로 한 뷰티, 패션, 일상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주로 어떤 콘텐츠를 올리나요.

=‘힙한 영어’를 알려주는 콘텐츠를 올리고 있습니다. 유년 시절부터 영어를 배워서 영어를 잘 하는데도 불구하고 막상 외국인이 와서 말을 걸면 “I can‘t speak English(영어 못해요)”라고 자동 반사 같이 대답하는 평균적인 한국 사람들의 모습이 너무 안타깝더라고요. 이들에게 좀 더 자신감을 전해주기 위해서 교과서 및 입시 영어에서 벗어나 진짜 원어민들이 사용하는 ‘찐 영어’를 알리는 콘텐츠를 올리고 있습니다.

-일상 영어 콘텐츠로 유명세를 탔습니다. 실전에 쓰일 수 있는 영어를 익히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보통 학원 등록을 하거나 유학을 하는 것만이 영어 공부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그것이 실전 영어를 익히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영어 시험 혹은 입시 준비를 한다면 그것이 정답이겠죠. 문법 하나하나를 집중적으로 분석하는 게 아니라 원어민들과 일상적으로 소통하고 싶은 경우 외국 콘텐츠를 시청하시면 충분하게 일상 속 영어를 접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따로 학원을 등록하지 않고 그냥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트렌드를 손쉽게 파악할 수 있듯, 영어도 마찬가지입니다. 각 잡고 배운다기보다는 그냥 일상의 일부로 만들어서 친해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영어를 매일 접하면 한국에서 살면서도 영어를 편하게 사용을 할 수 있습니다.

-영어에도 세대간 표현의 차이가 있을 것 같아요. 트렌디한 영어 표현을 익히는 팁이 있을까요?

=영어도 역시 세대 간의 언어 차이가 있습니다. 언어는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한다는 장점이자 단점이 있습니다. 언어의 주된 목적은 소통인데, 소통은 관심이 없으면 불가능합니다.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소통이 가능하고, 소통을 통해서 변화하는 언어에 대한 파악도 가능합니다. 세대간 언어 차이가 있는 것은 당연한 현상인데, “요즘 애들은 말을 왜 저렇게 해?” 하고 관심을 끄면 소통 단절이 되지만, 왜 저렇게 말을 하는지 조금만 관심을 두고 이해하려고 하면 적어도 갈등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밀레니얼이지만 Z세대들의 트렌디한 영어 표현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실제로 초창기에는 힙하지도 않은데 왜 이렇게 힙한척 하는지 물어보는 댓글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댓글에 대해서 영상으로 답을 했습니다. “제가 Z세대들의 영어 표현을 쓴다고 해서 갑자기 Z세대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기성세대가 변화를 어느 정도 따라잡아야 같은 사회에서 살 수 있지 않겠어요?”라고 말이죠. 트렌드를 알기 위해서는 관심이 중요하다는 사실. 그러니 영어 표현을 잘 익히고 싶다면 좀 더 관심을 갖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언어에 있어서 발음은 또 다른 장벽입니다. 원어민 발음을 익힐 수 있을까요.

=발음을 완벽하게 원어민처럼 하기 위해서는 솔직히 조기 교육이 중요한 것 같긴 합니다. 하지만, 타임머신을 타서 다시 유년 시절로 돌아갈 수 없으니 “나는 틀려먹었다”라고 생각하라는 건 절대 아닙니다. 우리가 오랜 시간 동안 한 마디도 안 하고 있으면 말이 꼬이잖아요? 영어도 똑같아서 혀를 꾸준히 풀어줘야 해요. 그렇지만 대부분 영어로 대화할 기회가 없으니 혼자라도 중얼중얼 영어 한 마디 하는 것 어떠세요? 처음에는 부끄럽고 할 말도 없을 거예요. 그땐 영어 문장 아무거나 크게 읽어보세요. 아님 릴스 속 영어 표현 보고 따라 하는 것 어떨까요.

실제로 크게 말해보면 생각보다 나의 발음이 심각하다고 느낄 수도 있고, 반대로 생각보다 발음이 괜찮을 수 있습니다. 너무 별로라고 포기하지 마세요. 머릿속으로 영어를 읽는 것과 실제로 소리를 내서 말하는 것은 천지 차이니까 꼭 크게 소리를 내서 읽는 것을 매일 해보세요.

처음에는 단어 몇 개로 시작해서 나중에는 문장으로 넘어가고, 그 후에는 내가 좋아하는 영화 혹은 드라마 속의 대사를 따라 해보는 것도 매우 추천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배우가 말하는 모습을 따라하다보면 원어민같은 발음에 한 발 가까워질 것입니다.

-10대~20대에게 영어 공부 노하루를 말씀해주신다면요.

=영어 공부 노하우는 꾸준함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뭐야 미국 유학 갔으니까 영어 잘 하지” 생각을 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저는 영어의 끈을 놓치지 않기 위해 매일 영어를 접하고 공부하며 꾸준히 노력했어요. 제가 미국에 있었던 건 초등학교 5학년까지였으니, 그 이후 노력하지 않았다면 제 영어 실력은 초등학교 5학년 수준에 멈춰 있었을 거예요.

따로 영어 학원에 다닌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일상에서 제가 관심 있는 분야(뷰티, 패션 등)의 영상, 미드, 영화 등을 백색소음같이 틀어 놓고 있습니다. 심지어 지금도요. 그렇게 영어를 일상의 일부로 만들면 영어랑 좀 더 친해질 수 있습니다.

입시 준비 중인 10대면 단어 하루에 50개 이상 외우세요. 영어 단어는 진짜 소몰이처럼 외워야만 나의 것이 됩니다. 입시 영어와 실제 영어는 다르니까 입시 영어 어렵고 못 한다고 너무 좌절하지 마세요. 전 고등학교 때 영어 내신 3등급이었어서 고등학교 3년 내내 제가 영어 못 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다 대학교 가고 암기식 영어에서 벗어나니까 생각보다 영어를 좀 하는 거였더라고요.

-요즘 숏폼을 보다보면 전 세계에서 통용되는 ‘글로벌 문화’가 있는 것 같고 유머 코드가 통일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각국의 문화는 여전히 남아 있기는 하지만 문화의 장벽이 인터넷 등을 통해 많이 허물어진 것은 맞습니다. 글로벌 문화 혹은 글로벌 유머 코드가 통일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비슷해진 느낌은 있습니다. 최근에는 억지로 웃기려는 느낌보다 그냥 툭 말을 건넸는데 웃긴 것이 더 인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의도적인 웃음보다도 누구나 공감을 할 수 있는 공감형의 유머를 사람들이 더 잘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SNS를 매개로 ‘공감’이란 것이 더욱 중요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생긴 문화인 것 같습니다. 인간미의 가치가 높아지다보니 예전과 다르게 부와 명예를 가진 사람만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이 아닌, 우리도 이제 목소리를 낼 수 있고 그 목소리를 남에게 들려줄 수도 있는 거죠.

-인공지능(AI)가 발전해서 더 이상 언어를 배울 필요가 없다는 얘기도 있어요.

=통역사 혹은 번역사의 꿈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통·번역사에 대해 이야기하면 10명 중 10명은 다 AI로부터 대체될 직업 1위라고 찬물을 뿌리더라고요. 주변에서 하도 그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저 역시 그렇게 믿었습니다.

하지만, AI가 발전되는 것을 보면서 제가 늘 느끼는 것은 AI는 사람의 감성을 절대로 담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언어 속에는 생각 이상으로 감정과 감성이 가득 들어 있는데, AI는 이러한 인간미를 담을 수 없더라고요. 물론 지금 번역기에 돌리면 10년 전보다 많이 정확해졌지만 언어의 진짜 깊은 의미를 번역하거나 해석하는 데 아직도 갈 길이 멀어서 AI가 아무리 발전한다 해도 언어는 꼭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AI 믿고 영어 포기하지 마세요! 아직 AI는 멀었습니다.

숏폼을 기반으로 ‘요즘 애들이 쓰는 힙한 영어 표현’ 시리즈로 인기를 얻고 있는크리에이터 레이첼에너지(황유진 씨). <인스타그램 제공>
-회사를 관두고 크리에이터를 직업으로 삼을 수 있었던 계기가 있나요.

=막연하게 크리에이터로 전직을 해서 퇴사하고 싶다고 주변에 이야기하고 다닌 시기가 있었습니다. “새로운 콘텐츠가 없을까?” 생각하다 뉴스와 매체에서 ‘MZ세대’와 ‘힙한 트렌드에 열망하는 한국인’이 눈에 띄더라고요. 평소에 친구들 사이에서도 “요즘은 Swag보다 Drip 쓴다” 이런 말을 하면 친구들이 어떻게 이런 외국 트렌드를 빨리 아는지 신기해 하기도 했고요.

그땐 퇴사에 대한 욕망이 너무나도 들끓고 있던 시기였어요. “그래! 내 친구들도 이런 힙한 영어를 궁금해하는데, 다른 사람들도 궁금해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그래서 회사 점심시간을 활용해 스마트폰 카메라의 셀카 모드로 “요즘 애들이 쓰는 힙한 영어” 표현 몇 가지를 1분 내외의 영상으로 담았습니다.

친구 3명에게 의견을 물으니 모두가 괜찮다고 해서 인스타그램 릴스에 바로 올렸습니다. 솔직히 이때만 해도 춤 영상이 아니면 아무도 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기대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기적처럼 두 번째 영상이 조회수 100만을 돌파했습니다. 10일 만에 팔로워 1만에서 10만이 되는 기적과 같은 일이 눈앞에서 펼쳐진 거죠. 덕분에 다양한 브랜드와 기업들로부터 연락을 받고 여러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생계 유지하는 데 무리가 없다고 판단해서 퇴사도 하고, 진짜로 제가 원하는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팔로워들은 주로 어떤 분들인가요.

=저의 팔로워 통계를 보면 75%가 저와 같은 한국인 2-~30대 여성입니다. 저의 또래 친구들이 대부분인데도 불구하고 저는 저의 나이를 공개하지 않고 ‘99세 언니’라는 컨셉을 만들었습니다.소통은 주로 댓글 및 DM(다이렉트 메시지)을 통해서 하고 있습니다. 댓글을 하나하나 다 직접 읽고, DM도 웬만해서는 다 읽고 있습니다.(악플이 아닌 이상) 언젠가는 모든 DM에 대답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풀타임 크리에이터로서의 마음가짐이 궁금합니다.

=주변에 프리랜서 크리에이터가 없어서 혼자 맨땅에 헤딩 느낌으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하루에 릴스 3개 올리고 다양한 포스팅을 해봤더니, 오히려 너무 자주 포스팅해서 이탈하는 팔로워들도 있더라고요. 풀타임 크리에이터라 생계가 달려 있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수익 창출을 위해서 팔로워들을 기만하고 싶지 않고, 그런 과한 부에 대한 욕심도 딱히 없습니다.

그래도 후회 없이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처음에는 빨리 크리에이터가 되어 퇴사하고 싶었어서 인스타그램을 더 열심히 했습니다. 10만이 되면 저는 인생이 확 달라질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아니더라고요. 팔로워 수는 그저 숫자일 뿐이고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었습니다.

원래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고 하잖아요. 저는 현재에 만족하는 것도 어느정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팔로워 숫자에 집착하지 않고 저의 긍정적인 에너지와 함께 영어를 잘 하는 모습을 1명에게라도 더 보여주기 위해 인스타그램을 하고 있습니다.

-시장에서 먹히는 릴스(숏폼) 콘텐츠의 특징이 있을까요?

=짧게 핵심을 전달하는 것이 릴스 콘텐츠의 승부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바쁜 현대인에게는 1초도 아깝기 때문에 숨쉬는 정적에서마저 지루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간결하면서도 정보는 충분하게, 그리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것이 잘 먹히는 릴스라고 생각합니다.

공감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보정된 모습보다는 ‘인간미’를 통해 크리에이터들도 똑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승부를 가릴 수 있는 요소인 것 같습니다. 물론 모두를 만족시키는 콘텐츠라는 것은 없고 저의 릴스 역시 호불호가 나뉘기 때문에 정답은 없는 것 같습니다.

-콘텐츠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나요.

=평소에도 외국 크리에이터들의 릴스를 비롯한 영어 콘텐츠를 자주 접하고 있습니다. 브이로그(Vlog)와 같은 외국 일상 콘텐츠를 많이 시청하고 있어서 진짜 원어민이 사용하는 영어 표현을 많이 접하게 되더라고요. 특히, 보통 패션, 뷰티, 일상과 같은 콘텐츠를 많이 봐서 20-30대 미국 여성들이 자주 사용하는 말을 접하고 있습니다.

영어권에서는 자주 사용하지만, 영어를 잘 하는 한국인이 흔히 사용하지 않는 표현이 무엇인지 구분하는 것은 쉬웠습니다. 수많은 영어 표현 중에서 “내 친구들은 모르겠지만 알면 좋을 것 같은 표현”이라고 생각이 드는 것을 콘텐츠 아이디어로 잡고 있습니다. 따로 대본을 만들거나 하지는 않고 휴대폰 속 메모장에 영어 표현만 적어준 후, 적합한 상황 혹은 예시가 떠오르면 바로 촬영하고 있습니다.

-디테일한 콘텐츠 제작 과정이 궁금합니다.

=일단 알려주고 싶은 표현이 생각나면 휴대폰 메모장에 적어 놓습니다. 그 후 그 표현이 잘 맞는 상황을 겪거나, 100% 일치하는 한국어 표현이 생각나면 바로 카메라를 켜서 영상을 찍습니다. 보통 길거리 걷다가 아이디어가 생각이 나는 경우가 많아서 저의 영상 대부분은 제가 어딘가를 바쁘게 가고 있는 모습과 현실감 넘치는 서울의 도시 소리가 담겨있습니다.

휴대폰 기본 카메라로 촬영을 한 후 편집도 휴대폰으로 직접 합니다. 1분짜리 영상이라 편집은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아 꾸준히 잘 올리게 되는 것 같습니다. 특히, 길을 걸으며 찍은 영상이 많다보니 대중교통 안에서 바로 편집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매일 이렇게 언제나 어디서나 틈만 나면 촬영과 편집을 하고 있어서 주변 친구들이 저에게 대단하다고 하더라고요. 그래도 뭐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면 바로 실천으로 옮겨야 하지, 내일로 미루면 영원히 안 하게 되니까요. 시간은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지니, 그 틈새 시간을 잘 이용하면 되는 것 같습니다.

-비싼 카메라 장비 없이도 콘텐츠 제작이 가능하다고요.

=저는 사실 기계와 컴퓨터를 잘 못 다룹니다. 그래서 과거에는 절대로 제가 크리에이터가 될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보정과 잘 나온 각도 등을 신경 쓰는 것이 아니라면 진짜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요즘 스마트폰 기본 카메라도 화질이 좋아서 웬만한 비싼 카메라 정도의 화질이 나옵니다.

저 역시도 촬영과 편집 모두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하고 있습니다.저는 편집을 잘하지 못 하니까 촬영할 때 하고 싶은 말을 최대한 한 번에 다 넣습니다. 말하다 실수하면 미련 없이 바로 영상 삭제하고 그 자리에서 다시 찍습니다. 길거리 걷다가 찍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따로 영상을 검토할 시간도 없어서, 표현이 잘 전달되길 바라며 스스로의 운명에 맡기는 것 같습니다. 물론 편집을 잘 한다면 촬영할 때 실수해도 어느 정도 커버가 되겠죠? 근데 저에게는 그런 소질이 없으니 잔머리를 쓰게 되는 것 같아요.

숏폼을 기반으로 ‘요즘 애들이 쓰는 힙한 영어 표현’ 시리즈로 인기를 얻고 있는크리에이터 레이첼에너지(황유진 씨). <인스타그램 제공>
-일상에서 빠지지 않는 루틴이 있을지요.

=일상에서 빠질 수 없는 루틴은 아마 눈 뜨자마자 뉴스를 시청하는 것입니다. 절대로 컨셉이 아니고 집에서 TV가 켜져 있는 동안에는 뉴스가 항상 틀어져 있습니다. 아마도 입시를 준비했을 때부터 시작한 루틴 같은데, 이게 제 일상에서 큰 부분이더라고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알아야 하는데, 뉴스를 통해서 접하는 것이 가장 쉽고 정확했습니다.

다들 제가 뉴스는 영어로 볼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저는 국내 뉴스를 봅니다. 한국어랑 영어를 둘 다 불편함 없이 사용하지만, 국어가 다른 사람들에 비해 조금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뉴스를 통해 국어 공부를 꾸준히 해오고 있습니다. 영어뿐만 아니라 한국어도 잘 하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습니다. 어떠한 대화에 갑자기 투입되더라도 한 마디라도 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를 위해 끊임없이 자기 계발을 해야만 현대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생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제 이름의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장기적인 목표는 지금처럼 인스타그램을 통해 힙한 영어를 널리 널리 알리며 팔로워들과 소통하고, 이들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제가 중학생 때 봤던 크리에이터들을 지금도 보고 있어요. 이들과 화면 너머 같이 어른의 길을 걸으며 성장했는데, 저도 저의 팔로워들과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같이 성장하며 함께 어른의 길을 걸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황순민 기자의 더 인플루언서> 연재를 시작합니다. 바야흐로 누구나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열렸습니다. 자신만의 오리지널리티(Originality)를 구축하고 신선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인플루언서 생태계를 소개하겠습니다. 네이버 기자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다음 기사를 쉽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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