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아내는 제 첫사랑”…분당 흉기난동 유족, 피해자 공개한 이유

[무차별 범죄]“아내 피흘린 모습에 미쳐버릴 듯”…엄벌 호소
유족 “가해자 서사가 주목받는 이유 납득 못해”

분당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 피해자 이희남씨. 케이비에스(KBS) 뉴스 갈무리

‘분당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 유족이 숨진 피해자의 얼굴과 이름을 공개하면서 피의자에 대한 엄벌을 호소했다.

이희남씨의 유족은 지난 11일 케이비에스(KBS) 뉴스를 통해 이씨의 이름과 그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이씨가 생전 케이크의 초를 끄며 행복해하는 모습 등이 담겼다. 이씨의 남편은 “(아내는) 대학교 1학년 때 만난 제 첫사랑”이라며 “제 아내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거 보고 내가 완전히 미쳐버렸다”고 사건 당시 상황을 전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 피의자 최원종이 지난 5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유족은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가 주목받는 현실을 납득할 수 없다며 피의자 최원종(22)에게 감경 없이 엄벌이 내려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씨의 사위는 “범죄자에게 서사를 부여하는 건 저는 정말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걸로 인해 피해가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씨의 남편은 취재진에게 “이게 차 사고입니까. 완전히 그건 테러”라고 말했다.

이씨는 지난 3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에이케이(AK)플라자 백화점 인근 보도에서 최원종이 돌진한 차량에 치여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숨졌다. 최원종은 이후 차에서 내린 뒤 백화점 안으로 들어가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렀다. 이 사건으로 이씨를 포함해 1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 차에 치인 또 다른 20대 여성도 뇌사 상태로 연명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10일 오전 최원종을 살인 및 살인미수, 살인예비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분당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 피해자 이희남씨. 케이비에스(KBS) 뉴스 갈무리

김윤주 기자 ky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