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못 버는 너와 살기 싫다”는 아내 살해한 50대…항소심도 중형

대전고법, 징역 12년 1심 판결 유지…“양형 조건 변화 없어”

법정 내부에 설치된 법원 상징물. 연합뉴스 자료 사진

아내와 금전 문제로 다투는 과정에서 지속해서 욕설을 듣자 격분해 살해한 5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부장 송석봉)는 11일 오전 살인 혐의를 받는 A(55) 씨와 검찰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에서 선고된 징역 12년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당심에서 양형 조건 변화가 없고 원심 역시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이뤄져 이를 존중해야 한다"며 "원심에서는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과 불리한 정상 모두 고려해 양형 기준에 따른 권고형량 범위 내에서 선고를 진행해 합리적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부착명령 청구 및 보호관찰 청구를 기각한 원심 판단 역시 수긍이 가능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A 씨는 지난해 11월 16일 오전 충남 천안시에 있는 자신의 주거지에서 아내인 B(56) 씨로부터 "매일 늦게 들어오고 야간 일을 하고 다음 날 쉬면 왜 야간 일을 하느냐. 돈도 못 벌고 너랑 살기 싫다. 나가라"라는 말을 듣자 격분, 흉기로 위협하다 살해한 혐의를 받았다. 특히 흉기로 B 씨를 건드리며 위협했을 때 B 씨가 "죽여라"라는 말을 하자, 화를 참지 못하고 흉기를 휘둘러 넘어뜨린 뒤 목을 졸라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A 씨는 돈을 실컷 써보자는 생각에 B 씨가 갖고 있던 카드를 들고 나가 현금 290만 원을 인출해 사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은 결혼 후 B 씨가 술을 자주 마시며 A 씨의 경제적 수입이 일정하지 않은 문제 등으로 자주 다퉜던 것으로 전해졌다.

1심 재판부는 "사람의 생명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하고 절대적인 가치로, 생명을 침해하는 결과가 매우 참혹하고 피해 회복할 수 없어 어떠한 이유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1심 판결에 불복한 A 씨와 검찰은 모두 항소했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