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 범죄, 재판 가도 '징역형 집행유예'

[인천=뉴시스] 이루비 기자 = 최근 흉기 난동 사건과 살인 예고 글이 잇따르면서 사회적 불안감이 커진 가운데, 흉기를 든 채 이웃집에 들어가거나 전 애인을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녀에게 각각 징역형의 집행유예 판결이 내려졌다.

인천지법 형사3단독(부장판사 권순남)은 특수주거침입, 특수폭행 혐의로 기소된 A(30)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월22일 새벽 4시1분께 인천 남동구 자신이 거주하는 빌라에서 총 길이 29㎝의 중식도를 소지한 채 이웃집에 들어간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A씨는 별다른 이유 없이 해당 흉기를 든 채 각 세대 현관문을 차례로 두드렸고, 피해자 B(19)씨가 현관문을 열자 흉기를 들지 않은 손으로 B씨의 멱살을 잡아 밀어 해당 주거지에 침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날 권 부장판사는 특수협박 혐의로 기소된 C(31·여)씨에게도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C씨는 지난해 1월27일 오전 9시10분께 인천 서구의 한 아파트 거실에서 자고 있던 헤어진 연인 D(29)씨에게 흉기를 들고 다가가 "얘는 안 되겠다, 죽여야겠다"고 말하며 협박한 혐의로 기소됐다.

C씨는 D씨로부터 해당 흉기를 뺏기자 주방에 있던 다른 흉기를 들고 D씨에게 다가가 D씨의 허벅지에 흉기를 비비기도 했다.

당시 혼자 술을 마시던 C씨는 D씨를 깨우려고 했으나 D씨가 계속 잠을 잔다는 이유로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D씨에게 "칼로 눈X을 후벼야겠네, 하나로는 안 되고 두개를 후벼야겠네"라고 말하기도 했다.

권 부장판사는 A씨와 C씨에 대해 "피고인이 위험한 물건인 흉기를 들고 범행해 죄질이 나쁘다"면서도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는 점,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동일한 양형 이유를 각각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ruby@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