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사상 최대 실적에도 ‘어닝 쇼크’…아이러니한 증권가 컨센서스

백지연 매경닷컴 기자(gobaek@mk.co.kr) 2023. 8. 1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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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이 이용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제주항공, 진에어 등 국내 대표 저비용항공사(LCC)가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에도 어닝 쇼크라는 아이러니에 봉착했다. 증권가의 기대치가 일제히 너무 높았던 탓이다. 지나치게 높았던 컨센서스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주가도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12일 증권가에 따르면 최근 제주항공은 2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231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적자를 기록한 전년 동기(-550억원)와 2019년 2분기(-277억원)와 비교해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다만 시장 컨센서스였던 310억원은 충족하지 못했다.

다른 LCC들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진에어는 2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 178억원을 기록하면서 창립 이래 역대 최고 실적을 거둬들였지만 시장의 기대치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증권가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325억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진에어가 거둬들인 2분기 영업이익의 약 2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티웨이항공 또한 항공업계에서 전통적인 비수기로 꼽히는 2분기에 흑자를 낸 건 2003년 창사 이래 올해가 처음이었다. 19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시장 기대치였던 313억원에는 못 미치는 실적을 거둬들였다.

이들 기업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둬들이면서 모처럼 훈풍이 부는 듯 했지만 주가는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증권가의 영업이익 전망치에 충족하지 못하면서 되려 어닝 쇼크가 났기 때문이다.

제주항공 BTS 래핑 항공기 모습. [사진 제공 = 제주항공]
이날 제주항공은 1만327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이달 들어 1.61% 오르는 데 그쳤다. 진에어의 주가 상승폭도 1.89%에 불과했다.

시장에서는 3분기 실적에 대해 눈길이 모이고 있다. 현재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국토교통부 항공 통계 기준 지난 1∼6월 전체 국제선 이용객은 2950만6492명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4556만2378명)의 64.8% 수준을 회복한 수치다.

최근 중국 정부가 2017년 3월께부터 본격화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이후 6년여 만에 중국인의 한국행 단체관광 빗장을 푼 점도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관건은 LCC들의 운임 경쟁이다. 국제선 이용객이 날이 갈수록 늘어가면서 경쟁 심화로 운임이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장기 단거리 노선에서 공급 과잉 및 운임 경쟁 심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유가가 스멀스멀 올라올 조짐을 보이는 것도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 6월 말 이후 유가는 상승 추세를 이어오고 있다. 전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48달러(1.78%) 오른 배럴당 84.4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유류비는 항공사들의 영업비용 가운데 30%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실적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최광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60달러 후반 수준에서 80달러 초반 수준까지 급격히 상승한 데 이어 기저효과의 소멸로 자연스럽게 상승률이 올라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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