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 한준희 "누군가는 사과하고 책임져야 한다는 이야기 하고 싶었다" [인터뷰M]

김경희 2023. 8. 12. 10:0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21년 'D.P.'를 넷플릭스를 통해 발표하며 큰 공감을 얻었던 한준희 감독이 2년만에 시즌2로 돌아왔다.


iMBC 연예뉴스 사진

매력적인 캐릭터와 배우들의 호연, 섬세한 연출력과 몰입감을 더하는 음악으로 찬사를 받았던 'D.P.'는 제58회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작품상, 제1회 청룡시리즈어워즈 최우수작품상에 이어 최근 제2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제2회 시리즈 영화상까지 수상하며 작품성과 연출력, 연기력을 모두 인정받았으며, ‘웰메이드 시리즈’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시리즈의 공개 당시 군 복무를 겪은 이들에게서는 '내 이야기다'라는 반응이, 군대를 모르는 이들에게는 '진짜 이렇다고?'라는 반응이 나오며 시청자들은 군대 문화에 대한 많은 토론을 했었다.


한준희 감독은 "시즌 1 때도 '누군가에게는 지나간 이야기, 누군가는 자신의 이야기'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보편적인 모두의 경험이라고 할 수는 없다. 저마다 군대 경험을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최근까지도 계속 슬프고 안타까운 일은 생기고 있다. 원작 웹툰이 나오던 시절에도 이런 일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이었고 시리즈 시즌 1이 나온 이후에도 이런 일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은 여전하다. 군대 내에서의 일들은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은 아니다."라며 'D.P.' 속에 그려진 군대의 모습을 이야기했다.


요즘 군대에는 장병들에게 휴대폰이 지급되면서 생활이 좋아지지 않았냐는 말에 "그렇다고는 하더라. 하지만 이렇게 좋아지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이야기가 비현실적인 이야기는 아니다."라며 지금 당장 군대 내에서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느냐 아니냐의 논쟁이 아닌 '달라지고 발전하려고 애쓴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에 집중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시즌 2가 만들어질 것 미리 예상하고 시즌 1을 만든 게 아니라는 한준희 감독은 "시즌 2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고민이 컸다. 시즌 1이 조석봉 사건으로 끝이 나는데 그런 충격적인 사건을 겪은 인물이라면 이후에 어딘가 달라질 수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시즌 2는 7회, 8회, 9회로 시즌 1에 이어지는 이야기로 만들게 되었다."라며 시즌 1,2가 전체적으로 한 이야기의 끝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라며 설명했다.


그러며 "시즌 1에서는 안준호와 한호열이 현실 안에서 노력하려는 것을 보여줬다면 시즌 2에서는 한 발짝이라도 나아갈 수 있게 뭐든 애쓰는 이야기를 하려고 했다."라며 한 이야기이지만 전 반주와 달리 후반부에서 중점을 둔 부분이 무엇인지 이야기했다.


'D.P.'를 통해 한준희 감독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책임에 대해서'였단다. 시즌 2를 시작하기에 앞서 이야기를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제작진 모두가 그에 대해 고민을 해봤더니 많이 좋아해 주고 다시 보고 싶어서 예민할 수 있는 에피소드를 계속 더해가는 건 답이 아니었다고 한다.


iMBC 연예뉴스 사진
iMBC 연예뉴스 사진

그는 "에피소드마다 사연의 취재도 많이 했다. 수많은 사건, 사고가 있었는데 준호와 호열이 만나야 하는 사람들을 선정하는 데 있어서는 사건이 우선되는데 아니라 인물이 먼저였다. 주인공이 어떤 영향을 받을 사람인지가 중요했다. 에피소드를 막 쓰는 게 아니라 어떻게 책임을 져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게 제작진이 가져야 할 태도라고 생각했다. 준호와 호열이 만나는 사람들에게 누군가는 사과를 해야 할 것 같은데 아무도 사과를 하지 않는다. 심지어 처음부터 다시 보면 준호도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고 지금에 이르렀다. 준호 같은 사람이 자신이 먼저 사과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사과를 요구할 수 있을까? 이렇게 생각하며 시즌 2의 이야기를 디자인했다."라며 시즌 2의 에피소드들이 선정된 이유를 설명했다.


비슷한 의미로 무궁화호에서 안준호의 액션신도 이야기했다. "국가에 대한 책임을 묻는다거나 사과를 요구한다거나 하는 일이 아주 가끔 있기는 했지만 실제로 사과가 이뤄진 건 없었다. 그런 요구에 대한 응답이 절반이라도 이뤄진 건 드라마니까 가능한 결말이었다. 이런 판타지적인 결말을 위해서 인물들이 처절하게 애쓰는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라며 그 장면이 유독 격렬했던 이유를 밝혔다. 또 "20대 초중반의 남자라면 입대하고 1년도 안되어 누군가의 죽음을 목도하고 무력감을 느낀 상황에서 그렇게 맹목적으로 나설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지금의 제 나이에는 그렇게 못하겠지만 그 나이의 청년이라면 그럴 수 있지 않을까?"라며 초능력이라도 발휘한 듯 수십 명과 싸우는 안준호의 모습이 마냥 판타지는 아닐 것이라고 해석했다.


시즌 1에서 조석봉의 자해를 목격하게 되는 무력한 결말을 보여줬다면 시즌 2에서는 '그럼에도 열심히 잘 살아보려는 모습'을 담고 싶었다는 한준희 감독은 "프레임 밖에서라도 인물들이 행복하길 바랐다. 그래서 쿠키 영상도 넣게 된 것"이라며 엔딩에 담은 의미를 해석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그러며 시즌 3에 대한 이야기도 덧붙였다. "시즌 3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시즌 2를 할 때도 준호와 호열이를 다시 힘든 일을 하게 데려오는 게 미안했는데 또 그러라고? 극중 인물이지만 그들이 조금이라도 더 행복하게 하고 싶다."라며 캐릭터에 대한 엄청난 애정을 드러내며 시즌 3는 어려울 거라는 말을 했다.


아직 시즌 2의 리뷰를 맘 편하게 살펴보지 못한다는 한준희 감독은 "최근 3년 동안 20개의 에피소드를 만들었다. (크리에이터로 참여한 '약한 영웅'의 8편, 직접 연출한 'D.P'의 12편) 좋은 이야기, 재미있는 이야기라면 영화건 시리즈 건 상관없이 하고 싶지만 시리즈를 계속해보니 좀 힘들긴 하다. 영화가 하고 싶다는 생각이 더 들었다."라며 대중들과 교감할 수 있는 작품으로 조만간 만나게 될 것이라는 인사를 했다.


군무 이탈 체포조(D.P.) 준호와 호열이 여전히 변한 게 없는 현실과 부조리에 끊임없이 부딪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넷플릭스 시리즈 'D.P.'(디피) 시즌2는 현재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중이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넷플릭스

Copyright © MBC연예.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