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초전도체라도 넣었나"…플립·폴드5, '발열' 어떻게 잡았을까
보조배터리 꽂아도 발열 제어 확실…CPU 성능 갤S23 울트라 상회
'갤럭시용 스냅드래곤' 효과 톡톡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삼성전자의 새 폴더블폰 갤럭시 Z 플립5와 폴드5의 숨겨진 진면모는 'AP(앱 프로세서)'였다. 발열 제어와 배터리 효율, 중앙처리장치(CPU) 성능 등이 모두 한단계 향상됐다. 최고 밝기로 고사양 게임을 수시간 구동시켜도 발열이 심하지 않아 "초전도체 넣어서 저항을 없앴나"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6일 플립·폴드5를 발표하면서 새로운 플렉스 힌지 구조, 강화된 내구성, 더 가벼워진 기기 무게 등을 강조한 바 있다. 이들 제품을 며칠 써본 결과, 모두 맞는 말이다. 첫눈에 봐도 힌지 구조 등이 개선되고 경량화에 성공했음을 알 수 있었다.
이같은 장점들은 출시 전부터 꾸준히 예상돼왔던 것들이다. 하지만 플립·폴드5가 출시 직후까지 받았던 우려는 발열과 배터리였다. 전작 사용자들 사이에서 배터리가 몇시간도 채 가지 않는다는 불만이 많았던 것. 특히 플립5의 경우 외부 화면이 2배 커진 '플렉스 윈도우'로 변경되며 배터리 문제에 대한 우려가 더 컸다.
결론적으로 플립5와 폴드5는 모두 배터리와 발열 제어 성능이 전작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향상된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성능 확인을 위해 삼성전자가 가장 강조한 플립5의 플렉스 윈도우와 폴드5의 멀티 윈도우 기능을 '최대 밝기'로 구동시켰다.
플립5의 플렉스 윈도우로는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넷플릭스 앱으로 드라마 'D.P.'를 재생했다. 100% 완충 상태에서 넷플릭스를 2시간 동안 본 결과 배터리 소모량은 9%였다.
폴드5의 경우 멀티 윈도우 기능으로 고사양게임 '원신'과 유튜브를 동시에 구동했다. 마찬가지로 100% 완충 상태에서 2시간을 사용했는데, 배터리 소모량은 26%로 나타났다.
실생활에서의 성능 확인을 위해 어느 정도 배터리를 사용한 뒤에도 똑같이 플렉스 윈도우와 멀티 윈도우를 써봤다. 1시간 동안 배터리 소모량은 플립5 5%, 폴드5 16%였다.
1시간 동안 최대 밝기로 영상과 게임을 구동했을 때 발열은 어떨까. 전자기기 상태 체크 앱 'CPU Z'를 통해 기기 온도를 측정한 결과 플립5는 사용 전 29.7℃였던 것이 29.1℃로 오히려 줄었다. 폴드5도 30.9℃에서 33.3℃로 발열 문제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좀 더 난이도를 높였다. 실생활, 특히 직장인들 사이에서 필수적인 보조배터리를 연결한 채 발열을 체크했다. 충전으로 인한 과열, 폭발 문제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
플립·폴드5 모두 보조배터리를 장착한 상태로 30분 동안 플렉스 윈도우와 멀티 윈도우를 구동시켰다. 충전과 앱 구동이 동시에 진행됐음에도 플립5는 34.4℃에서 36.4℃로 불과 2℃ 상승에 그쳤고, 폴드5도 34.4℃에서 39.1℃로 오르며 40℃를 넘지 않았다.
플립·폴드5는 모두 스마트폰의 두뇌인 AP로 퀄컴의 '갤럭시용 스냅드래곤8 2세대' 칩이 장착됐다. 삼성전자의 고사양 플래그십인 '갤럭시 S23 시리즈'와 같은데, 그 덕을 톡톡히 봤다. 폴드5의 경우 기기 냉각 부품인 '베이퍼챔버'를 전작보다 1.4배가량 키운 영향도 컸다.
모바일 기기 벤치마크 프로그램인 '긱벤치'로 플립·폴드5의 성능을 체크하니 되려 갤럭시 S23 시리즈를 상회했다. 플립5는 싱글코어 1991점, 멀티코어 5127점을 기록했고, 폴드5는 싱글코어 1996점, 멀티코어 5247점이었다.
최상위 모델인 갤럭시 S23 울트라는 싱글코어 1875점, 멀티코어 4961점을 기록한 바 있다. 폴더블폰 전작과 비교하면 성능 개선이 더 확실히 체감된다. 플립4는 싱글코어 1451점, 멀티코어 3843점이었고, 폴드4는 싱글코어 1662점, 멀티코어 4079점이었다.
이같은 AP의 개선 외에도 플립·폴드5는 전작의 단점은 줄이고 장점은 대폭 키웠다. 특히 플립5의 플렉스 윈도우가 상당히 유용했다. 스마트폰을 접은 채 카톡을 하거나 유튜브를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폰을 접었다 펴도 작동 중인 앱이 내·외부 스크린에서 자연스럽게 연동됐다. 삼성전자만의 기술인 프리스탑 힌지와 플렉스 윈도우를 함께 쓰니 '혼밥러'에게 최적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한편 삼성전자는 11일 플립·폴드5를 비롯한 하반기 신작들을 전세계 50여개국에 동시 출시했다. 국내에서만 사전 판매량 102만대를 기록하며 역대 폴더블폰 신기록을 쓴 상황. 올해에는 삼성전자의 폴더블폰들이 연 판매량 1000만대 벽을 깨고 또 한 번 새 역사를 써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hsyh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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