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인플루언서”..화려한 야경도시 양양, 그곳은 힙했다 [사소한 여행]
[파이낸셜뉴스] 처음 발을 디딘 강원도 양양군 해변의 모습은, 그닥 특별하지 않았다. 해가 저물지 않은 이른 저녁이라 그런지, 해변을 거니는 가족들과 꿀이 뚝뚝 떨어지는 젊은 커플, 레저 활동을 마친 후 정비를 하는 서퍼들이 전부였다. 하지만, 어둠이 내린 해변가의 모습은 전혀 달랐다. 밤하늘의 운치가 지반을 뒤덮음과 동시에 화려한 야경도시로 살아나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대한민국 '서핑 메카'로 떠오른 양양군의 서핑 역사는 길지 않다. 소수에 불과했던 국내 서퍼들이 양양군만의 특별한 파도에 매력을 느껴 하나둘 모이기 시작하면서 자생적으로 타운과 해변 문화가 활성화됐다. 이후 양양군에 관심을 보인 카페 및 주류 관계자들이 찾아와 해외 유명 해변가인 '스페인 이비자' 등을 벤치마킹해 자유로운 테마의 매장을 운영하면서 지금의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냈다.
현재는 국내 서핑 숍의 절반 이상 달하는 60여개 업체가 양양군에 자리를 잡은 상태다. '낮에는 서핑, 밤에는 파티' 최고의 여름 휴양지로 재탄생한 셈이다.
지난 4일 기자가 찾은 양양의 밤은 소문으로 듣던 것보다 더욱 화려한 풍경을 자아냈다. 양양군 현남면에 위치한 인구해수욕장에서는 한사람 한사람 모두 휴양지의 낭만을 만끽하겠다는 의지가 느껴졌다. 훌륭한 몸매를 뽐내는 남녀들과 반짝반짝 빛나는 불빛들, 알코올향이 물씬 풍기는 길가가 이런 분위기에 더욱 힘을 실었다.
특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한번쯤은 봤을 법한 인플루언서들도 심심치 않게 목격됐다. 이들 모두 한여름 무더위를 날리기 위해 양양을 찾은 것이다.
이날 양양에서는 특별한 행사도 몇몇 진행됐다. 래퍼 팔로알토가 디제이로 참여해 더욱 화제가 된 ‘역시 힙합은 꼰대가 틀어야 돼(역힙꼰)’이 양양군 인구해변에서 열렸다. 서울을 무대로 활동해온 이들은 해변 인근 주점을 찾아 시원한 디제잉과 부드러운 랩으로 피서객들의 흥을 돋우웠다.
이어 바로 근처 인구해수욕장에서는 개성 있는 옷과 액세서리들이 비치된 폴리마켓과 피서객들의 춤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디제잉쇼가 진행됐다. 늦은 밤에도 잔잔한 디제잉에 몸을 맡긴 피서객들의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물론, 아쉬운 점도 몇 가지 포착됐다. 이색적인 분위기는 좋았으나, 물가가 비싼 서울보다도 높은 가격대의 술과 음식들, 길을 거닐며 술을 마시는 일부 피서객들이 눈에 띄었다.
또 자그마한 형태로 진행된 버스킹 공연 등이 피서객들의 눈과 귀를 매료시켰으나, 통행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특히 양양군의 경우 수도권 외곽지역에 소재하는 만큼 대부분이 승용차를 이용해 방문하는데, 일부 주차장에서 알박기 형태의 텐트장과 주인이 누군지 불분명한 캠핑카도 여럿 보였다. 다만, 이런 아쉬운 점들은 여느 휴양지가 그렇듯,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이날 인구해변을 방문한 피서객 정모씨(36·남)는 “SNS에서만 봐오던 인플루언서들과 그에 못지않은 일반 피서객들의 화려함이 눈을 사로잡았다”라며 “괜히 양양을 찬양하던 지인들의 말이 과장된 말이 아닌 것을 느꼈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양양은 2017년 서울-양양 고속도로 전 구간이 개통되면서 강원도 타 지역 대비 이동이 수월한 편이다. 강남구 신사역 기준 약 200km 거리이며, 차량이 붐비지 않는 저녁-밤 시간대의 경우 약 2시간 정도 소요된다.
양양군의 대표적인 레저 스포츠 '서핑'의 경우 강습 비용(1시간·보드 및 슈트 대여 포함)은 5만원 이상이며, 숙박 및 바비큐를 포함할 시 7만원대에서 10만원대 이상이다. 해변 내 상권의 경우 가게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커피 및 주류는 5000원대에서 1만원대이며, 음식점 주메뉴 가격은 1만원대부터 시작해 10만원대까지 다양하다.
20대 ★★★★☆(4.5) : 젊은 청춘들이 낭만을 즐기기에 적합함
30대 ★★★★(4) : 20대 대비 금전적으로 부족할 것 없음. 다만 체력이 난관
40대 ★★★(3) : 충분히 즐길 수 있지만, 비슷한 나이대가 적은 편
50대 이상 ★★(2) : 젊은 청춘들 보는 재미로 한번쯤 괜찮을지도
#양양 #인구해수욕장 #인구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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