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코인처럼 움직이네"…공포의 천연가스 또 폭발했다

홍순빈 기자 2023. 8. 1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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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로 살아남기]천연가스, 하루만에 40%↑…에너지 시장 혼란
[편집자주] 지난해 원자재 가격 급상승으로 전 세계 증시가 충격을 먹었습니다. 갈 곳 잃은 투자자들이 넘쳐났지만 한편에선 원자재 수퍼사이클을 기회 삼아 투자에 나서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원자재 시장의 흐름을 꼼꼼히 분석해 '원린이'들의 길라잡이가 돼 드리겠습니다.


천연가스 가격이 하루 만에 40% 가까이 치솟으며 전세계 에너지 시장을 혼란에 빠뜨렸다. 유가도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하는 등 과열 현상이 계속된다. 시장 참여자들은 변동성이 커진 에너지 가격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11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네덜란드 천연가스 선물거래소(TTF)에서 거래되는 유럽 천연가스 선물가격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직전 거래일보다 6.95% 내린 메가와트시(㎿h)당 27.056유로로 거래를 마쳤다.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이후 큰 폭으로 등락했다. 지난 9일 세브론, 우드사이드 등 일부 호주 LNG(액화천연가스) 생산시설의 노동자들이 파업을 계획하고 있다는 소식에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하루 동안 최고 39.2% 올랐다. 결국 ㎿h당 39.825유로로 거래를 마쳤으나 종가 기준 28.2%로 올들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호주에서 유럽으로 넘어오는 LNG량이 많진 않지만 시장은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아직 유럽의 에너지 위기가 끝나지 않았다는 시장의 우려가 여전히 남아있는 것이다.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통하는 송유관이 막힌 현재 PNG(파이프라인 가스) 공급도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시장 일각에선 파업 이슈가 곧 잠잠해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외국계 증권사인 맥쿼리증권은 우드사이드의 경우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으나 기업과 노조 간 협상이 잘 이뤄져 실제 파업으로 진행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호주 LNG 시설 파업 리스크로 인한 가격 상승 추세적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봤다.

미국 천연가스 가격도 껑충…"계속 올라갈텐데" 우려
미국 천연가스도 함께 반응했으나 유럽과는 사정이 좀 다르다. 지난 9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되는 미국 헨리허브(HH) 천연가스 가격은 장중 100BTU(열량단위)당 3.018달러까지 오르며 5개월 내 최고가를 찍었다.

미국 천연가스 가격은 이미 지난 3월부터 상승해왔고 그 추세가 꺾이지 않을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미국 정부의 점진적 석탄발전소 폐쇄, 유럽으로의 LNG 수출 증가 등의 구조적인 요인이 현재 가격에도 반영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최근 폭염으로 인해 미국 내 에어컨 사용이 늘며 천연가스 수요도 늘어났다.

박영훈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대비 2030년까지 80.6GW(기가와트)의 석탄 발전 설비 폐쇄가 예정돼 있는데 향후 5년 내 석탄을 대체할 발전용 가스 수요가 빠르게 나타날 것"이라며 "미국 천연가스 생산량이 20% 정도 증가하지 않으면 HH 천연가스 가격은 빠른 재고 감소 등의 영향으로 강세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배럴당 80달러 뚫었다…고유가 계속될까?
투자자들은 이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천연가스 등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 물가 수준까지 같이 높아진다. 그렇게 되면 전세계적으로 지난해와 같은 인플레이션 위기가 찾아올 가능성이 있다.

현재 천연가스뿐 아니라 국제유가까지 배럴당 80달러 선을 넘어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면서 공급망에 차질이 생긴 이유에서다. 아울러 유가의 주도권이 미국에서 중동 산유국 협의체인 OPEC+(오펙플러스)로 넘어간 현 상황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전문가들은 예전과 같이 낮은 에너지 가격 시대로 회귀하긴 어렵다고 분석한다. 황병진 NH투자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전세계 석유 시장의 유가 결정력을 쥔 OPEC+ 주도권이 유지되는 한 국제유가는 배럴당 70~100달러 구간에서 연평균 80달러선을 달성할 것"이라며 "미국 프리포트 LNG 터미널이 정상 가동되고 있고 신규 LNG 시설들이 가동되면서 과거보다 높은 천연가스 수요를 동반할 것"이라고 했다.

홍순빈 기자 binih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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