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더 있을래요” 잼버리 끝나고도 잔류하는 대원들
정부, 공식일정 이후에도 숙소·출국 수송 계속 지원
당초 12일 오전까지만 지원…尹 “마지막까지 최선”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11일 폐영식과 K팝 콘서트를 마지막으로 모든 공식 행사가 마무리된 가운데, 많은 참가국이 곧바로 귀국길에 오르지 않고 한국에 추가로 머물며 관광 등을 계획하고 있다.
12일 잼버리 조직위원회 등에 따르면 각국 스카우트 대원들은 이날부터 국가별 일정에 맞춰 기존 숙소나 출국 준비에 편한 숙소로 이동해 짐 정리 등 개인 정비 시간을 갖는다. 이후 국가별 계획에 따라 출국을 시작하는데, 일부 국가는 한국에 더 머물며 지역 문화·체험 등 일정을 이어간다.
현재 성남시에 체류 중인 독일, 호주, 스페인, 오스트리아, 리히텐슈타인, 핀란드, 스위스, 필리핀, 영국 등 9개국 중 대부분의 국가가 잼버리 폐영 이후 한국에서 추가 일정을 수행할 예정이다. 독일 등 5개국은 이날 숙소에서 짐을 빼 서울로 이동할 계획이다. 일부 국가는 지금 머무는 숙소에 하루 이틀 더 숙박하기로 했다.
서울이 아닌 다른 관광지에도 잼버리 공식 기간 이후 참가국들의 방문 일정이 잡혀있다. 한국민속촌에는 오는 13일 네덜란드 등 2개국이 방문 예정이며, 에버랜드에는 14일에 인도와 몰타, 에콰도르 등 참가자 200여명이 방문하기로 했다.
우크라이나 대원 24명은 잼버리 공식 기간보다 일주일 더 한국에 머문다. 이들은 서울과 경기도에 머물며 한국과 우크라이나 학생들의 문화·교육 교류를 목적으로 경기도교육청 산하 기관인 경기도국제교육원이 마련한 ‘문화 오디세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은 이달 12일부터 19일까지 진행되며 경복궁과 인사동, 수원화성 등을 방문해 한국의 전통과 현대 문화 등을 체험하는 활동이다.
이번 잼버리의 마지막 공식 행사는 전날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공식 폐영식과 K팝 콘서트였다. 폐영식에는 등록된 153개국 4만3000여명 중 140여개국 4만여명의 대원이 참석했다.
정부와 조직위는 세계스카우트연맹과 협조해 대원들의 출국을 위한 차량 배정과 수송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당초 정부는 잼버리 대회 마지막 날인 이날 오전까지만 참가자들을 지원하기로 했었으나, 일정이 종료된 뒤에도 숙식과 이동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전날 오후 열린 브리핑에서 김권영 여성가족부 청소년정책관은 “공식적으로 (정부) 지원은 12일 아침까지 제공한다”면서 “혹시 숙소를 못 구한다면 연계를 해줄 수 있는데 원칙적으로는 12일 이후에는 해당 국가가 숙소를 정하는 걸로 돼있다”고 말한 바 있다. 또 “개별적으로 우리나라에 남아서 다른 프로그램이나 관광 등을 하는 경우에는 해당 나라가 부담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후 윤석열 대통령이 잼버리 비상대책반 총괄책임자인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폐영식 이후에도 모든 국가의 대원이 마지막으로 출국할 때까지 숙식과 교통·문화 체험·관광 등 최대한 지원하라”고 지시하면서 지침이 바뀐 것이다.
이는 참가국마다 출국 일정이 달라 일부 숙소를 구하기 어려워 현장에서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조처다. 앞서 대원들이 머물고 있는 한 대학 관계자는 “잔류를 희망하는 대원들이 있어 유료 지원을 검토했으나 결국 취소됐다”고 말했다. 대원들의 입소 사실도 입소 당일에야 알았던 일부 대학들에선 일반인들에게 기숙사를 개방하는 것도 큰 협조였는데 일정이 정확하지 않아 난감하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행정안전부는 전날 설명자료를 내고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12일 이후에도 잼버리 참가자들이 원하는 경우 숙소 등 필요한 지원을 할 예정”이라며 “현재 지방자치단체가 마련한 숙소를 원칙으로 하되 상세 방안은 지자체와 협의한다”고 밝혔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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