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내린 ‘K-잼버리’…시민들은 불편 감수했다
4만명 집결 상암, 도로 통제·통로 일원화
K팝 콘서트 끝난 뒤 경기장 주변 ‘혼란’
지하철 버스 나눠 이동 등 개찰구 개방
K팝 스타 마무리, 문화 체험된 ‘잼버리’
11일 서울 상암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폐영식과 K팝 슈퍼 라이브(이하 K팝 콘서트)를 끝으로 공식 일정을 마쳤다. 폭염과 태풍, 미숙한 대회 운영으로 전국 8개 시도로 흩어졌던 143개국 4만여명의 잼버리 대원들은 K팝 콘서트를 즐기며 잼버리의 마지막날을 보냈다.
이날 경기장 집결 인원 수만 4만여명. 이들은 전세버스 1400여대를 이용해 시차를 두고 이곳 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그러나 아침부터 월드컵경기장 주변은 아수라장이었다. 교통통제는 오후 2시부터 시행됐으나, 경기장에 입장하려는 행사 진행 관련 차량이 대거 몰리면서 극심한 교통난을 겪었다. 경기장 앞 차량 대기로 상암사거리 방향 도로가 꽉 막히면서 시민들의 불만도 속출했다.
지난 8일 새만금 철수에 이은 그야말로 ‘잼버리 대이동’이었다. 오후 2시부터 11시까지 월드컵로(구룡사거리~월드컵경기장) 약 2㎞ 구간은 양방향 교통이 전면 통제됐다. 서울 강변북로로 진·출입하는 차량도 월드컵지하차도로 우회하도록 안내했다.
서울시도 이날 월드컵로와 증산로를 경유하는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14개 노선을 우회시켰는데, 교통 통제 소식을 전혀 듣지 못해 버스를 기다리던 시민도 있었다.
경기장 내 입장에만 꼬박 3시간이 넘게 걸렸다. 이들이 타고 온 버스만 1400여대로, 일렬로 세우면 무려 17㎞에 육박할 정도다.
아흐메드 알헨다위 세계스카우트연맹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5시30분부터 30분간 열린 폐영식에서 “야영장 대피 후 ‘여행하는 잼버리’는 이번이 처음이다”고 평가했다.
입장과 마찬가지로 질서정연하게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약 1시간여만에 장내 대원 80~90%가 퇴장했으나, 안전사고 및 이탈 방지를 위해 경내 밖 통로를 일원화해 경기장 주변 일대는 12시가 넘은 자정이 돼서야 정리가 됐다. 통로를 일원화한 데다, 대규모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고, 비까지 내리면서 경기장 내에서 지하철 역까지 이동하는 데만 약 30분 이상이 걸렸다.
월드컵경기장역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모든 지하철 입·출구를 통제한 채 대원들이 이동하는 하나의 에스칼레이터 출입구만 개방했다. 시민들은 대원들의 행렬 중간에 합류해 에스칼레이터를 타고 이동할 수 있었다. 일반 시민들의 안전은 간과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역에서 밖으로 나가는 시민들은 경찰들과 안내원들의 통제에 “이곳으로 나가도 되냐”며 되물었다. 빠른 이동을 위해 지하철 개찰구를 개방해 대원들은 신속히 빠져나갈 수 있었다. 반면 지하철 내부는 서울 시내 숙소로 이동하려는 대원들로 가득 차면서 일순간에 혼잡에 빠졌다.
4만여명의 잼버리 대원들이 몰린 상암 시민들과 이곳을 찾은 일부 시민들은 불편을 감수해야만 했다. 지하철 역사 인근에서 만난 주민 김모(53)씨는 “한국을 찾아온 손님들인 만큼 어쩌겠나. 일정을 잘 마무리하고 즐거운 추억만 가지고 무사히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잼버리 공식 일정은 12일 마침표를 찍었다. 12일간의 대장정을 완주한 대원들은 귀국길에 오른다. 일부는 며칠 더 한국에 머물며 관광을 할 예정이다. 나라마다 출국 일정이 다른 만큼, 정부는 지원을 계속하기로 했다. 행정안전부는 “윤석열 대통령 지시에 따라 잼버리 대원들이 원하면 숙소 등 필요한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독일, 호주 등 일부 국가는 한국 전통문화 체험과 관광 등 추가 일정을 계획하고 있다.
김미경 (midor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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