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수판 설치하고 모래주머니 올리고… 철저한 대피로 ‘카눈 악몽’ 피했다

강승훈 2023. 8. 12.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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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를 관통한 제6호 태풍 '카눈'이 이틀간 많은 비와 강한 바람을 토해내며 여러 생채기를 남겼다.

다행히 태풍의 위력에 비해 피해 규모는 제한적이었다.

제철소 외곽을 흐르는 하천의 토사 제방 1.65㎞ 구간에도 시트파일 4150개를 박아 붕괴에 대비했다.

포항제철소는 올봄부터 비상 준비태세에 돌입한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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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변상인들 모래주머니 쌓고
울산선 침수 대비 대형 펌프 동원
충북, 지하차도 출입 곧바로 제한
포스코는 차수벽 설치… 피해 막아

한반도를 관통한 제6호 태풍 ‘카눈’이 이틀간 많은 비와 강한 바람을 토해내며 여러 생채기를 남겼다. 다행히 태풍의 위력에 비해 피해 규모는 제한적이었다. 지난해 역대급 태풍 ‘힌남노’와 올해 극한호우 등을 겪으며 사회전반의 자연재해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일선 현장에서 철저히 대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1일 각 지자체 상황을 종합해보면 부산에서는 상인들이 전면에 나섰다. 힌남노 때 월파 등으로 초토화되는 피해를 입었던 한 상가 인근에는 지난 9일부터 중장비가 연신 거대한 모래주머니를 쌓았다. 해안가를 마주한 입구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서다. 송도해수욕장 인근 식당가들은 일찌감치 영업을 접고 차수판 설치에 더해 모래주머니를 높게 올리며 대비했다. 수영구의 고층 상점에서는 유리판 전체를 합판으로 막기도 했다.
제6호 태풍 '카눈'이 북상하던 지난 9일 부산 서구 송도해수욕장 인근 한 주상복한 건물 입구에 대형 모래주머니가 쌓이고 있다. 연합뉴스
포항의 포스코는 제철소 정문부터 3문에 이르는 1.9㎞ 구간에 걸쳐 차수벽 설치를 미리 마쳤다. 제철소 외곽을 흐르는 하천의 토사 제방 1.65㎞ 구간에도 시트파일 4150개를 박아 붕괴에 대비했다. 변전소와 발전소에 별도 차수설비를 갖춰 핵심시설이 물에 잠기지 않도록 했다. 포항제철소는 올봄부터 비상 준비태세에 돌입한 터였다. 포스코는 지난해 9월 포항을 강타한 500㎜ 규모 기록적인 폭우로 냉천이 범람하면서 대지면적 950만㎡ 제철소가 완전히 잠기는 아픈 경험을 가졌다.

울산에서는 태화·우정시장에 대용량 방사시스템이 전격 등장했다. 울산소방본부가 구비 중인 대형 화재 진압용으로 이번에 물을 퍼내는 용도로 활용하기로 했다. 1분당 45t에 이르는 빗물을 퍼 올려 태화강으로 흘려보낼 계획이었다. 1분당 10t 물을 방수하는 대형 펌프 6대도 동원됐다. 경남 창원에서는 공공기관이 제작한 모래주머니를 무료 배부하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받아가며 손발을 맞췄다.

충북에서는 ‘제2의 오송 참사’를 막기 위해 주요 지하차도 출입을 선제적으로 통제했다. 공무원들이 직접 발벗고 나서 상주하며 유사시 바로 제한할 수 있도록 조치가 이뤄졌다. 청주 4곳을 포함해 영동과 음성 등 충북에서 지하차도 14곳의 통행을 우회시켰다. 내부에 물이 쉽게 고이고 인근 하천과 배수로의 범람으로 침수 가능성이 큰 곳들이다.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피해를 당한 국민에게 신속하고 충분히 지원하고 이재민에 대해서도 불편함이 없게 챙길 것을 지시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밝혔다. 또 “재난 상황에서 위험 지역에 대한 선제적인 통제와 사전 대피는 대응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라며 “정부 조치에 적극 협조해 주신 국민에게도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강승훈·곽은산 기자,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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