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있으니까…방황하는 16승 에이스 마이너행 가능했다
[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류현진(36)이 있기에 가능한 선택이었다. 토론토가 날개가 꺾인 '영건'을 마이너리그로 내려 보낸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는 12일(이하 한국시간) 토론토 우완투수 알렉 마노아(24)의 마이너리그 트리플A행 소식을 보도했다. "마노아는 불과 1년 전만 해도 최고의 젊은 선발투수 중 1명이었으나 올해는 어려운 시즌을 치르면서 트리플A로 강등되는 옵션이 선택됐다"는 것이다.
토론토는 '죽음의 17연전' 일정이 막바지에 치닫고 있다. 류현진을 선발투수로 예고한 오는 14일 시카고 컵스와의 홈 경기를 마치면 17연전 일정도 막을 내린다. 따라서 17연전을 대비한 선택이었던 6선발 체제를 굳이 고집할 이유가 사라졌다.
여기에 최근 복귀한 류현진이 토론토에 신뢰를 안기는 투구 내용을 선보이면서 토론토의 결정을 재촉했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복귀전이었던 지난 2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서는 5이닝 9피안타 4실점을 남겼지만 8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경기에서는 4이닝 동안 안타를 1개도 맞지 않고 1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하면서 에이스급 피칭을 선보였다. 4회말 2사 후 오스카 곤잘레스의 타구에 오른쪽 무릎을 맞지 않았더라면 충분히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페이스였다.
류현진은 오른쪽 무릎에 타박상을 입었으나 토론토가 류현진을 14일 컵스전 선발투수로 예고한 만큼 투구에 지장이 없을 전망이다.
'MLB.com'은 마노아의 트리플A 강등 소식을 전하면서 "토론토가 다시 5선발 체제로 전환한다"라고 밝혔다. 이미 토론토는 류현진을 비롯해 호세 베리오스, 케빈 가우스먼, 크리스 배싯, 기쿠치 유세이 등 탄탄한 선발투수진을 보유하고 있다.
이어 'MLB.com'은 토론토가 6선발 체제를 포기하고 5인 선발로테이션으로 회귀한 이유에 대해서는 "토론토는 17연전을 마치고 15일과 18일에 휴일이 기다리고 있다. 여기에 21일에 또 하나의 휴일을 고려하면 6선발 체제는 더이상 합리적이지 않다"라면서 "류현진의 복귀로 이러한 결정에 시계가 째깍째깍 돌아갔다"라고 덧붙였다.
만약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복귀 후 투구 내용이 좋지 않았다면 마노아를 트리플A로 보냈을지는 미지수. 토론토가 류현진이 선발로테이션에 남아도 된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또한 마노아가 좀처럼 부진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어 당장 빅리그에 남아봐야 팀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포함돼 있다. 마노아는 지난 해 196⅔이닝을 던져 16승 7패 평균자책점 2.24로 놀라운 활약을 펼치면서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올해는 87⅓이닝 동안 3승 9패 평균자책점 5.87에 그치고 있다.
이미 올 시즌 도중 한 차례 마이너리그를 다녀왔음에도 나아진 투구를 보여주지 못했다. 토론토는 마노아가 지난 11일 클리블랜드전에 선발투수로 나와 4이닝 4피안타 3볼넷 6탈삼진 4실점에 그치자 결단을 내렸다.
그렇다면 마노아는 언제 메이저리그 무대로 돌아올 수 있을까. 'MLB.com'은 "마노아는 로스터가 확장되는 9월 1일에 돌아올 수도 있고 토론토가 필요로하면 더 빨리 돌아올 수도 있다"라고 전망했다.
한편 토론토는 마노아 대신 하겐 대너를 메이저리그 로스터로 콜업했다. "메이저리그 데뷔를 앞두고 있는 하겐 대너는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올라와 마노아의 자리를 대신 채운다"는 'MLB.com'은 "대너는 직구와 슬라이더 조합으로 구원투수로서 가능성을 보여준 선수"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대너가 당장 빅리그 무대에서 많은 기회를 받을 것 같지는 않다. 'MLB.com'은 "조던 로마노, 트레버 리차즈, 채드 그린 등 모두 복귀가 가까워지면서 대너는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오랫동안 함께 있지 않을 것 같지만 2024시즌을 대비해 인상을 남길 수 있는 좋은 기회다"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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