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잇수다] 층간소음 뭐길래.. 순간의 화에 칼부림까지

제주방송 정용기 2023. 8. 12. 09: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법잇수다는 별의별 사건 중 화제가 되거나 의미 있는 판결을 수다 떨 듯 얘기합니다. 언젠가 쏠쏠하게 쓰일 수도 있는 법상식도 전합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층간소음은 그칠줄 몰랐습니다. 처음 몇 번은 참아봤지만 계속됐습니다. 아래층에 살던 A씨의 인내심은 한계치에 다다랐습니다.

결국 그는 집에 있던 흉기를 집어들었습니다.

층간소음 갈등이 흉기 위협으로

제주시 한 오피스텔에 살던 A씨. 평소 위층 입주민이 내는 층간소음으로 불만이 쌓일대로 쌓였던터라 극심한 갈등을 빚어왔습니다.

‘쿵쿵쿵’거리는 등의 시끄러운 소리는 잊을만 하면 반복됐고, 또 어떨땐 참기힘들 정도로 이어지면서 갈등이 있었습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지난해 가을 어느밤. 깊은 잠에 빠져들 시간이었지만 A씨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계속되는 층간소음에 화를 견딜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A씨는 자신의 집에 있던 흉기를 들었고, 곧장 자신의 집 위층에 살던 주민에게 찾아갔습니다. 현관문을 두드리자 B씨가 문을 열었습니다.

다짜고짜 A씨는 B씨의 집으로 들어갔고 B씨를 향해 흉기를 휘둘렀습니다. B씨는 엉겁결에 흉기를 손으로 막은 뒤 한바탕 몸싸움이 벌어졌습니다.


“흉기 가지고 주거침입.. 엄벌 필요해”

흉기 난동까지 이어진 갈등은 B씨가 손을 다친 정도로 일단락됐습니다. 순간의 화를 참지 못하고 저지른 A씨의 범행은 위험천만 그 자체였습니다.

재판에 넘겨진 A씨에 대해 법원은 층간소음 문제로 윗집 거주자와 갈등을 겪다가 빚어진 범행이라며, 경위를 떠나 엄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법원은 “흉기를 가지고 다른 사람의 집에 침입해 상해까지 가한 A씨의 범행은 죄질이 매우 불량하고 위험성도 극도로 높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법원은 “잘못을 인정하며 피해자와 합의했고, 피해자 상해 정도가 중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참작한다”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층간소음 심하다고 무턱대고 찾아갔다간

층간소음 신고 건수가 지난해 처음으로 4만 건을 넘어섰습니다. 한국환경공단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에 들어온 신고 건수입니다.

2017년만해도 2만2,800여 건 수준이었던 층간소음 신고는 코로나19 여파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더 증가했습니다.

문제는 이 층간소음 갈등이 범죄로까지 이어진다는 점이죠. 항의하겠다고 무턱대고 윗집으로 들이닥쳤다가는 갈등을 더 키울 수도 있습니다.

제주에서도 층간소음 갈등으로 112 신고 등이 지속됩니다. 대표적 범죄가 주거침입죄입인데, 의사에 반해 집에 들어가면 3년 이하 징역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A씨처럼 흉기까지 소지한 채 주거침입 범죄를 저지르면 형이 가중됩니다. 특수주거침입죄,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 층간소음 갈등에서 빚어지는 범죄는 폭행, 상해 등이 있을 수 있는데 범행 방법, 수법에 따라 처벌이 더 무거워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고문 수준 층간소음 그럼 어떻게하라고

아파트나 다가구주택 등 특성상 층간소음으로 인한 생활 불편을 완전히 피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문제가 심해지면 슬기롭게 해결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겠죠.

쉽진 않겠지만 대화하고 양보해서 해결하는 게 가장 좋습니다. 아파트에 살고 있다면 관리사무소나 입주자대표에 도움을 요청해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관리사무소장이 문제를 만능으로 해결할 순 없습니다. 양측의 입장, 상황에 따라 중재하는 역할이 최선이겠죠. 당사자 간 대화, 양보가 없고선 해결되기 힘듭니다.

개인적으로 어렵다면 공동주택 내 자치조직을 통할 수 있습니다. 공동주택관리법은 층간소음 분쟁이 있으면 위원회 등 자치조직을 구성토록 권고합니다. 의무는 아닙니다.

서울 송파구 한 아파트는 자체적으로 층간소음위원회를 만들어 얼굴 붉히지 않고 지혜롭게 층간소음을 해결할 수 있는 매뉴얼까지 만들었습니다.


대화, 양보로 해결되면 좋겠지만.. 결국 정부까지

한국환경공단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를 통해서도 도움을 청할 수 있지만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하고 해결까지 적잖은 시일이 걸려 쉬운 방법도 아닙니다.

이처럼 층간소음 관련 갈등, 범죄가 지속되자 국토교통부는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10개 기관이 참여하는 층간소음 정책협의체까지 꾸렸습니다.

공동주택에서의 층간소음 분쟁 해결 방안, 층간소음 저감 구조 개발 지원 등 중장기적 발전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정용기 (brave@jibs.co.kr) 기자

Copyright © JI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