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봉투에 신생아 버린 동거 커플 형량은? 법원 집행유예 선고

남성 입대하는 등 양육 능력 부족해 범행
아이 생명 지장 없어

법원. 연합뉴스.

자신들이 낳은 아이를 종이봉투 안에 넣어 길거리에 버린 20대 남녀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버려진 아이의 생명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5단독 이은혜 판사는 영아유기 혐의로 재판에 남겨진 20대 남성 A씨와 20대 여성 B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 29일 오후 11시께 부산 사하구 한 골목에서 신생아를 종이봉투에 담아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두 사람은 동거 관계를 이어가다 창원에 있는 자신들의 주거지에서 아기를 출산한 뒤 범행 당일 택시를 타고 부산으로 이동했다. 당시 아기는 담요에 쌓여 종이가방 속에 있었으며 탯줄까지 달려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기된 신생아는 이웃의 신고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건강에 이상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재판부는 "부모의 책임을 저버리고 영아를 유기해 위협에 빠뜨렸다"면서도 이들이 아기를 양육할 능력이 없다는 점을 참작했다. 재판부는 다행히 피해 아동이 구조돼 생명과 신체에 심각한 위해가 발생하지 않은 점을 고려했다"면서 "사건 당시 남성은 입대를 앞두고 있었으며, 피고인들을 도와줄 다른 가족도 없어 현실적으로 영아를 양육할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시했다.

김무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