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북러 '애증과 전략' 사이 한반도 안보 딜레마
◀ 김필국 앵커 ▶
한반도 긴장이 어느 때보다 고조된 가운데 북한은 최근 중국 러시아와 밀착을 강화하고 있죠. 오늘은 북중 북러 관계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 차미연 앵커 ▶
함께하실 두 분입니다. 어서 오세요.
◀ 차미연 앵커 ▶
먼저 북중 관계에 대해서 살펴볼 텐데요. 북한 주민들한테 중국이란 어떤 의미인지 궁금합니다.
◀ 조충희 ▶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가깝게 있으면서 친근한 나라라는 이미지가 하나 있고요. 그다음에 또 다른 쪽으로 좀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는데요. 그래서 6.25 전쟁 때 경험했던 사람들하고 이야기를 해보면 중국 해방군에 대한 이미지가 제일 나빠요. 주민들한테 요구만 하고 많이 배려를 안 해주는 그런 행동들이 상당히 많았던 걸로 이야기가 되고 있거든요. 사실 좋은 감정과 나쁜 감정이 뒤섞여져 있는 그런 편이라고 이야기할 수가 있겠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북중관계를 설명할 때 가장 자주 사용되는 게 혈맹이라는 단어죠. 북한은 특히 최근 들어서 중국과의 관계에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는 모습입니다.
◀ 차미연 앵커 ▶
정전협정 체결일을 하루 앞둔 지난달 26일 조선중앙TV 보도입니다.
"김정은 동지께서 평안남도 회창군에 있는 중국인민지원군열사능원을 찾으시어 열사들에게 숭고한 경의를 표하셨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중국 인민지원군 열사능원은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중국군 묘지인데요. 이날 김정은 위원장은 이곳을 참배하고 마오저둥의 아들 마오아닝의 묘에 헌화했습니다.
◀ 조충희 ▶
사실 북한에서는 모택동 모안영 이런 표현을 쓰는데요. 사실 국가 주석의 아들이 북한에 와서 전쟁에 직접 참여했다는 이 한 가지 사실만 가지고도 가까운 관계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고요. 사망한 다음에 묘지를 중국으로 이관하지 않고 평안도 해창에 그냥 놔두고 있으면서 북중 간의 어떤 관계상의 상징적인 인물로서 역할을 하고 있는 게 모안영이라는 사람입니다.
◀ 김필국 앵커 ▶
중국 역시 북한과의 공고한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공언했습니다.
"새로운 시대의 요구와 양국 인민의 뜻에 따라 중북 관계가 끊임없이 새롭고 더 큰 발전을 이루도록 추진해야 합니다."
◀ 김필국 앵커 ▶
영원한 우방은 없다. 라는 말도 있긴 하잖아요. 북중 관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 홍민 ▶
쉽게 얘기한다면 상당한 애증 관계가 있으면서도 유지해야지만 전략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관계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정일 시대에 일단 한중 수교가 이뤄지면서 큰 배신감을 한번 안게 되죠. 그래서 60년 우의가 사실상 무너진다. 라고 표현까지 했는데 그 정도로 배신감을 느낀 상황에서 고난의 행군을 더 겪어야 했고 중국을 버릴 수 없는 경제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그런 애증이 상당히 겹쳐져 있었고 김정은 시대에 와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근에 와서는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중국이라는 안전장치에 다시 한 번 더 밀착하는 구도를 지금 현재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조충희 ▶
경제적으로 북한이 중국과의 관계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그런 상황이죠. 북한이 지금 북한 정부나 노동당이 제일 힘든 부분이 북한 주민들의 생각이거든요. 장마당 세대라고 일부 전문가들이 이야기하기는 하는데 그래도 죽지 않을 정도로 이제 뭔가 해주려면 중국과의 경제적인 연계가 있어야 되거든요. 그리고 두 번째로 실질적으로 말은 자립 경제라고 하지만 중국이나 러시아의 시설이나 설비 기술 그쪽에서 들어오는 원자재가 없으면 도저히 돌아갈 수 없는 부분들이 꽤 되거든요. 경제적인 중국과의 밀착 관계가 사실 큰 몫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 않나 그렇게 생각됩니다.
◀ 차미연 앵커 ▶
북한은 중국뿐만 아니라 최근 러시아와의 밀착도 한층 강화하고 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얼마 전 열린 열병식이나 일련의 이른바 전승절 행사에서 이런 경향은 더욱 두드러지게 드러났습니다.
"김정은 동지께서 러시아 연방 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내셨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우크라이나와 서방 세계를 적대 세력으로 규정하고 러시아를 지지하는 입장을 밝혀왔는데요.
"적대세력들로부터 가해지는 온갖 도전과 위협을 짓부시고 나라의 자주권과 존엄, 지역의 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여정에서 앞으로도 계속 승리하리라고 확신합니다."
◀ 김필국 앵커 ▶
경제적으로도 밀착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최근 북한에 휘발유와 디젤유 등 정제유를 공급하는가 하면 밀가루와 옥수수 등의 곡물도 수출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한편 지난달 27일 열린 심야 열병식 이날 가장 두드러진 장면 중 하나는 러시아와 중국의 대표단이 ICBM을 비롯한 북한의 전략 무기들을 함께 지켜보는 모습이었습니다.
"불가항력의 절대병기,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17형의 장쾌한 대행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북중 러의 연대 강화를 상징하는 장면처럼 이해가 되는데요. 그런데 북러 관계와 북중 관계가 좀 결이 좀 다르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 홍민 ▶
그게 굉장히 두드러졌는데요. 하나는 이제 급인데요. 중국이 축하 사절단을 기존에 세 차례 보냈을 때 급은 당 차원에서 본다면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직보를 할 수 있는 그런 책에 있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온 사람은 당과 정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인물로도 보기 어렵고 또 국가 최고위층에 있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지나치게 너무 높은 급을 보내서 북중이 밀착하고 있다는 것을 의도적으로 보여주는 것을 피하려고 했다. 그리고 신중한 인물 선택이라고 볼 수 있는 반면에 러시아는 이 전시에 가장 전시를 주도하고 있는 국방 장관을 보냈습니다. 그만큼 뭔가 전략적으로 굉장히 필요성을 느끼고 이 장관을 보낸 거죠. 북한 역시 이것을 받아서 보도 과정에서 여러 차이점을 드러냈는데요. 중국 사절단에 대해서는 전체 세보니까 30장이었어요. 그런데 러시아 대표단이 등장하는 노출하는 사진은 무려 84장이 됐습니다. 그러니까 거의 3배가량이 많다라는 것은 그만큼 얼마나 러시아 쪽에다가 공을 들여서 보도하려고 했는지를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이죠.
◀ 조충희 ▶
사실 저는 그냥 일반 시청자의 관점으로 봤을 때 김정은이가 인상 잔뜩 힘주고 러시아하고 먼저 악수를 하더라고요. 그런 의전을 하는 데서 절차가 있고 사전에 준비가 되어 있는데 저런 행동을 했다는 걸 보면 중국과 북한의 관계 또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항상 일정하지 않고 계속 변화가 진행되고 가까워졌다 멀어졌다 하는 이런 속에서 지금까지 계속 흐름이 지속되어 왔거든요. 그래서 그런 것을 놓고 봤을 때 러시아와 북한이 서로 기대하고 있는 뭔가 있지 않나 그런 생각도 들고요.
◀ 차미연 앵커 ▶
그동안 국경이 폐쇄됐던 북한은 서서히 국제 무대 복귀를 알리는 듯한 움직임을 보여왔습니다.
"조선의 첫 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현재 시간은 아홉시 십분."
"해당 조항들이 구체화되어 수출입 상품 검사에서 규율과 질서를 보다 엄격히 세워"
"올림픽의 날 유희달리기 2023이 청춘거리 체육촌에서 진행됐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중국과 러시아와의 밀착도 이런 움직임 속에서 좀 이해할 수 있을까요?
◀ 홍민 ▶
그렇습니다. 어떻든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곧 9월에 있을 예정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마 이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해서 북한은 빠르게 북중 교역도 일정 부분 정상화를 넘어서서 좀 더 과거 상당 부분 교류가 활성화돼 있던 시기로 다시 복구를 하려고 상당히 노력할 가능성이 높고요. 외국의 대사들 또는 외교관들을 다시 받아들이고 그래서 외교관들을 통해서 자신들의 입장을 소위 메시지화 시켜서 외부에 내보내는 통로 역할 이런 것들을 빨리 복구하려고 상당히 노력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또 한편에서는 한미일과 북중러라는 일종의 대립 구도로 명확하게 선을 그으려고 상당히 노력을 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래서 아마 향후에도 북한의 이런 행보들은 중국과 러시아의 밀착을 활용한 군사적인 또는 안보적인 외교적인 실익을 찾는 쪽에 상당히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여집니다.
◀ 김필국 앵커 ▶
코로나 이후에 대규모 해외 대표단이 북한을 방문한 게 지난달 이른바 전승절 행사가 처음이었잖아요 다음 달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북한도 참가할 거라는데 이제 국경을 개방하는 건가요?
◀ 홍민 ▶
그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일단 최선희 외무상의 활동량이 사실상 올 초부터 상당히 늘어났다는 것이죠. 또 북중 교역이 상당 부분 정상화 단계로 가고 있는 부분들 그렇기 때문에 북한 내부적으로는 경제적 필요의 부분도 있고 대외적으로 중국과 러시아와의 연대를 강조하면서 국제 무대에서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는 외교적 활동량을 늘려야 될 필요성이 있습니다. 하나의 결정적인 변수는 하나 있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코로나가 오히려 재확산 분위기가 일정 부분 나타나고 있어요. 개방의 속도라든가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약간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이렇게 보여집니다.
◀ 차미연 앵커 ▶
오늘 북한과 중국 그리고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에 대해서 좀 살펴봤는데요. 얘기를 들을수록 좀 심란해집니다. 앞으로 한반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 홍민 ▶
아무래도 이렇게 한미일 북중러의 대립각이 형성이 되고 그것을 자꾸 가시화할수록 상호 안보 딜레마는 굉장히 가중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서로를 증오하기 위해서 뭔가 하나의 무기를 만들 때 상대가 더 만들어야 하는 그런 일종의 딜레마인 거거든요. 한미일이 확장억제력을 강화하고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하는 행동과 북중러가 연대를 과시하기 위해서 하는 행동들이 일정 부분 군사적으로 오버랩 되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이 순간들이 굉장히 위기가 상승될 수 있는 순간들인데 이런 것들이 몇 번의 고비가 올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제 이런 좀 접근을 해야 된다고 봅니다. 우리가 확장억제력을 강화하고 일정 부분 억제력을 갖는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항상 준비하고 늘 대비를 해야겠죠. 그러나 한편에서는 적대하는 상대와도 어떻든 대화할 수 있는 여러 창구들을 개발해내는 것 마련해내는 것도 상당히 중요하다. 그래서 좀 더 장기적인 호흡을 통해서 그런 외교적 통로를 마련하는 데 집중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 조충희 ▶
우리가 북한과 중국 러시아의 관계를 잘 알아야 할 이유가 있죠. 6.25 전쟁이 북한이 사전에 러시아와 중국과의 협의가 있었다는 이런 자료들도 있으니까 이런 위험으로부터 대비해야 한다는 측면이 굉장히 크다고 생각하고요. 하나는 외교적인 이런 거래를 통해서 북한 주민들 경제적인 교류가 진행되면서 북한 주민들의 삶의 질이 개선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 차미연 앵커 ▶
한반도는 과거부터 열강들의 역학관계에 많은 영향을 받아왔는데요. 북중 북러 관계를 살펴보는 시간이 의미가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 김필국 앵커 ▶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면서 한반도의 긴장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는데요. 너무 늦지 않게 평화로 가는 길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오늘 도움 말씀 고맙습니다.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513600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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