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박하다고 난리 난 '모기 퇴치 팔찌' 효과 알고보니 [약 읽어주는 안경진 기자]

안경진 기자 2023. 8. 12.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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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뇌염·말라리아·뎅기열 등 모기 매개 감염병 주의해야
모기기피제 구입 땐 식약처 허가 받은 의약외품인지 확인
야외활동 시간·방문 지역 고려해 적절한 제품 선택·사용해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현재 허가된 의약외품 모기기피제 중 향기 나는 팔찌·스티커 등이 없다며 모기기피제 용도로는 구매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온라인 쇼핑몰 캡처
[서울경제]

일본뇌염·말라리아·뎅기열·지카바이러스·황열· 웨스트나일열. 이들 질환의 공통점은 모기에 물려 감염될 수 있다는 겁니다. 매년 여름이면 모기와의 전쟁이 시작되죠? ‘위잉’하는 소리에 잠을 설치고 모기가 피를 빨고 난 자리가 빨갛게 부어올라 밤새 긁느라 괴로워하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더 큰 문제는 사람에게 치명적인 질병을 옮기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우리나라는 1970년대 이후 일본뇌염·말라리아 등의 감염병 발생률이 급감하면서 모기 매개 감염병 예방에 대한 인식이 저조한 편입니다. 하지만 낯선 국가로 여행을 떠난다면 얘기가 달라지죠. 코로나19가 엔데믹 후 첫 여름 휴가 시즌을 맞아 해외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전 세계에서 모기 매개 질병으로 목숨을 잃는 사람이 한해 100만 명에 달한다고 하면 조금 실감이 나실까요? 몇 년 전부터는 휴전선 인근을 비롯해 인천, 경기북부, 강원 등의 지역에서 매년 말라리아가 환자가 발생하고, 일본뇌염도 증가하는 추세라 한국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말까지 나옵니다.

모기가 사람에게 옮길 수 있는 질병은 현재 알려진 것만도 50가지가 넘습니다. 일부는 예방접종이나 치료제가 개발되어 있지만 모기 매개 감염병을 피하려면 무엇보다 안 물리는 게 최선입니다. 모기 매개 감염병에 대해 흔히 갖는 오해 중 하나는 동남아나 아프리카 등 열대 지방을 여행할 때만 주의하면 된다는 걸 텐데요. 미국, 캐나다 등 흔히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국가를 여행할 때도 예외일 순 없습니다. 대표적으로 뇌에 치명적 손상을 입히는 웨스트나일 바이러스 감염은 과거 아프리카, 동유럽, 서아시아, 중동 등지에서 발생했으나 2000년대 들어서며 미국 전역과 캐나다로 확산 중입니다. 미국에서는 2003년 한해 동안 9862명의 웨스트나일열 환자가 발생했고 그 중 264명이 사망하기도 했죠.

출국을 앞두고 있다면 먼저 여행국가의 감염병 정보를 파악해야 합니다. 말라리아 같은 모기 매개 감염병 뿐 아니라 장티푸스·홍역·A형간염 등 백신 또는 예방약이 존재한다면 출국 전에 챙겨야 겠죠. 야외활동 시 긴 팔, 긴 바지 등을 착용하고 모기가 많이 활동하는 밤, 새벽 시간대 야외활동을 자제하는 건 기본입니다. 모기기피제를 사용하는 것도 비교적 간편하게 모기 매개 감염병을 예방하는 방법이죠. 모기기피제는 모기가 싫어하는 성분을 이용해 접근을 차단하는 제품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모기 기피 효과를 승인 받은 주요 성분으로는 디에틸톨루아미드(DEET), 이카리딘, 에틸부틸아세틸아미노프로피오네이트(IR3535), 파라멘탄-3,8-디올(PMD) 등이 있는데요. 이 중 DEET의 효과가 가장 강력하고 지속시간도 깁니다. 신경계 부작용 등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있어 12세 미만 어린이에게는 농도가 10% 이하인 제품을, 12세 이상부터는 10% 초과 30% 이하 제품을 사용하도록 권고되는데 나라마다 승인 범위는 조금씩 다릅니다. 말라리아 호발 지역 등 모기 매개 감염병 위험이 높은 국가를 방문한다면 더욱 적극적인 사용을 고려할 필요도 있다는 얘깁니다. 혹시 모를 부작용보다 모기에 물리는 게 훨씬 위험하기 때문이죠. 그보다 낮은 연령대나 임산부는 상대적으로 자극이 적은 이카리딘, IR3535 성분을 선택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낮은 농도의 DEET 제품을 선택할 수도 있겠죠. 여기서 농도는 지속시간과 관련이 있습니다. 농도가 높아질 수록 효과가 강력하다는 의미가 아니란 거죠. 장시간 야외활동을 해야 한다면 뿌리는 스프레이 제형보다는 피부에 바르는 크림형을 사용하거나 일정 간격을 두고 재사용해야 합니다. 야외활동 시간과 방문지역의 특성 등을 고려해 적절한 제품을 선택하돼 사용에 앞서 안내문을 읽어보길 추천합니다. 보통은 4~5시간 가량 지속된다고 보면 됩니다. 참고로 ‘향기 나는 팔찌·스티커’ 등을 모기기피제로 착각해 잘못 구매하는 사례도 있는데요. 현재 모기기피 용도로 식약처 허가를 받은 의약외품 중에는 팔찌형이나 스티커형 제품이 없다는 것도 기억해 두어야 겠습니다. 야외활동을 마친 후에는 비누와 물로 모기기피제 바른 피부를 깨끗이 씻고 옷가지도 바로 세탁하는 게 좋다는 것 잊지마세요.

/안경진 기자 realglasses@sedaily.com 안경진 기자 realglass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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