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들 다시 오면, 어느 기업 주가가 오를까 [더 머니이스트-조재영의 투자 스토리]
中 외교부와 문화여유국, 한국 단체관광 금지 조치 해제 결정
항공·카지노·면세점·화장품 업종 '주목'
‘유커’는 유객(遊客)의 중국 발음으로 여행객, 관광객을 뜻하는 중국식 단어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중국 단체관광객을 ‘유커’라고 부릅니다. 중국 정부는 2017년 3월 한국의 사드배치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며 중국인들의 한국행 단체비자 발급을 전격 중단했었습니다. 그 이후에는 또 코로나19로 왕래가 어려웠었는데, 이번에 중국 외교부와 문화여유국에서 이 한국 단체관광 금지 조치를 해제하기로 했습니다. 2017년 이전까지만 해도 한국을 찾는 외국 관광객의 절대다수를 차지했었던 유커들이 다시 한국을 찾기 시작하면 어떤 기업들의 주가가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까요?
유커들의 동선을 따라가면서 하나씩 점검해보기로 하겠습니다. 우선 저비용항공사들이 큰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국 단체관광객들이 많이 이용하는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진에어 등은 항공 수요가 늘어나면서 코로나 등으로 위축되었던 실적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드 이전인 2016년 상반기에는 한국과 중국을 잇는 노선에 총 6만5310편이 오갔었는데, 2023년 상반기에는 2만977편만이 운행됐다고 합니다. 왕래가 3분의 1토막이 난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꺼번에 회복되기는 힘들겠지만, 2017년 이전 한국 방문 관광객의 40%를 차지하던 중국 관광객, 유커들이 다시 한국에 들어오기 시작한다면, 하늘길부터 바빠질 것으로 보입니다. 저비용 항공사들의 매출 및 수익성 개선은 주가의 상승으로 이어질 전망입니다.
항공 못지 않게 유커들의 점유율이 높았던 업종은 카지노 비지니스입니다. 제주도에서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는 롯데관광개발, 서울과 부산 등에서 3곳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는 GKL, 서울, 인천, 부산, 제주에서 총 4개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는 파라다이스가 유커 복귀의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롯데관광개발과 파라다이스는 카지노와 함께 호텔(리조트)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유커의 귀환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실 외국인 전용 카지노들은 코로나19의 영향이 사라지면서 개인 여행객의 수가 늘어나 지난 7월 이후 주가의 상승폭을 키워나가고 있었는데, 유커들이 그 상승세에 더 큰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다음은 업종은 면세점입니다. 서울, 제주, 인천공항, 김포공항 등 무려 9군데에서 면세점(온라인 면세점 포함)을 운영하고 있는 호텔신라는 가장 대표적인 한한령(限韓令) 피해 주식이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다른 면세점 관련주들에 비해 면세점 부문의 비중이 워낙 높다 보니, 유커의 복귀에 더 큰 주목을 받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은 직접 면세점 영업을 하는 호텔신라와는 달리 면세점 운영을 하는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는 형태입니다. 또한 글로벌텍스프리는 면세점을 영위하는 기업은 아니지만, 아시아 최초의 세금환급 대행사업자입니다. 사후 면세점에서 물품을 구입한 외국인 관광객에게 내국세 환급을 대행해주는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면세점 매출의 증가는 세금 환급금액의 증가로 바로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쇼핑하는 유커들의 증가는 이들 기업의 주가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마지막으로 화장품 업계를 들 수 있습니다. 인기가 예전 같지는 않다고는 해도 중국인들에게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 브랜드나 LG생활건강의 ‘후’ 브랜드가 있습니다. 이 밖에도 한국에는 상당히 많은 화장품 브랜드가 있고, 또 중국인들로부터 여전히 사랑받고 있습니다. 토니모리, 뷰티스킨, 마녀공장, 잇츠한불 등 중소 화장품 기업들의 주가는 유커의 복귀 소식이 전해진 8월 10일 거의 상한가로 직행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동안 잠시 주춤했던 K-뷰티의 막강한 파워를 다시 보여줄 때가 올 것으로 기대합니다.
유커의 복귀 소식은 단순히 관광업 부활의 신호탄이라는 의미만 있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한국의 가장 큰 무역상대국인 중국과의 냉담했던 관계들이 완전히 회복되는 중요한 시그널이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조재영 웰스에듀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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