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백현동’ 소환에 “최악의 국가 폭력”...또 ‘피해자 코스프레’ 하나 [핫이슈]
이 대표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악의 폭력은 국가폭력이다”며 “최악의 카르텔은 검사 카르텔”이라고 검찰을 맹비난했다.
이 대표는 또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없는 죄를 만들어 뒤집어 씌우는 것이 가장 큰 국가폭력”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당하게 수사에 임하겠다. 역사와 국민이 엄중하게 심판할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민주당도 이 대표 소환사실이 알려지자, 수사 담당검사 이름을 거명하며 “검찰에 경고한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 대표가 오는 17일 예정대로 검찰에 출석하면 성남FC 불법후원금의혹(1회), 위례·대장동 개발 의혹(2회) 등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검찰은 이 대표 조사를 마친 뒤 ‘불법대북송금’의혹과 묶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백현동 의혹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옛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에 아파트를 짓는 시행사에 부지 용도변경과 민간임대아파트 공급 조건 완화 등 특혜를 줬다는 것이 골자다.
이 대표가 4번째 소환 조사를 앞두고 얼마나 초조하고 불안할지 그 심정을 이해못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검찰의 적법한 수사절차를 ‘국가 최악의 폭력’으로 매도하고 자신을 ‘정의의 민주투사’처럼 포장해 억지 주장을 펴는 것은 공당 대표로서 무책임한 행태다.
이것은 자신의 사법리스크를 모면하려는 얄팍한 꼼수로 비칠 뿐이다.
현재 이 대표 주변인사들은 백현동 의혹 등으로 줄줄이 유죄판결을 받은 상황이다.
이 대표는 백현동 용도변경에 대해 “박근혜 정부가 요구해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미 국토교통부 공문을 통해 “당시 정부가 용도상향을 요청한 적이 없고 성남시에서 판단할 사항”이라고 회신한 사실도 드러났다.
그런데도 이 대표와 민주당이 ‘국가폭력’ ‘검찰수사 조작’ 운운하는 것은 일방적 떼쓰기나 다름없다.
진중권 광운대 교수가 11일 라디오방송에서 이 대표를 향해 “입이 너무 길다”면서 “제발 변명 좀 그만하고 그냥 검찰이 부르면 일반 국민들처럼 가서 조용히 조사를 받으시라”고 질책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대표는 그동안 검찰 소환 요구나 체포영장 청구 때마다 “수갑 찬 이재명을 보여주고 싶은 것” “법치의 탈을 쓴 사법사냥이 일상이 된 폭력의 시대” 등 변명과 궤변을 늘어놨다.
심지어 그는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해 “수사권 가지고 보복하면 그게 깡패지 검사냐, 국가 권력을 가지고 장난하면 그게 깡패지 대통령이냐”며 막말까지 퍼부었다.
하지만 감춰진 진실을 끝까지 파헤쳐 정의를 구현하는 것은 검사의 의무다.
이 대표가 자신의 잘못과 허물에 대한 반성과 사죄 대신 걸핏하면 정권 탓, 검찰 탓만 하면서 ‘피해자 코스프레’로 사법처리 위기를 모면하려고 하는 것은 참으로 구차하고 볼썽사납다.
존 애덤스 전 미국 대통령은 “위대한 정치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보이는 어리석음과 악덕을 없애고, 자기가 바라는 미덕과 역량을 사람들에게 심어줘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국회 다수당을 이끄는 이 대표는 사회 악덕을 없애고 미덕을 심어주기는 커녕, 개딸 같은 강성팬덤을 앞세워 자신의 수사를 가로막고 ‘불법대북송금’사건 재판에서 보듯 사법절차마저 방해하면서 법치를 훼손하고있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이 대표 주장처럼 자신과 가족이 ‘국가폭력’ ‘정치보복’의 피해자라면,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의혹과 관련해 경기도청 공무원 배모씨가 10일 법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것에 대해선 왜 일언반구조차 없나.
헌법 정신의 핵심 중 하나는 법치주의이고, 법치주의는 수사와 재판 등 적법절차를 통해 구현된다.
율사출신인 이 대표도 이런 사법절차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 대표는 이제라도 국민 불신과 정치 퇴행을 초래하는 반법치, 반민주, 반지성적 행태를 멈추고 정당한 수사절차에 순순히 응해야 한다.
그것이 국회 원내제1당 대표로서 마지막 자존감과 체통을 지키는 길이다.
박정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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