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동 흉기 살인이 '게임 중독' 탓?…해묵은 게임 책임론 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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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의심했다.
신림동 흉기난동 살인사건 범인 조선이 게임 중독 상태에서 사람을 해쳤다는 수사 당국 설명이 원인이다.
의도했든 아니든 게임중독이 살인 동기라는 결론으로 해석됐다.
살인 사건은 사람이 일으키고 게임을 안 해 본 사람은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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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의학적으로 게임 중독을 진단한 건 아니다"
눈을 의심했다. 신림동 흉기난동 살인사건 범인 조선이 게임 중독 상태에서 사람을 해쳤다는 수사 당국 설명이 원인이다. 의도했든 아니든 게임중독이 살인 동기라는 결론으로 해석됐다. 그런데 의학적인 판단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논리적 허점을 피하려는 단서로 읽혔다.
집요하게 남성만 공격한 범행이 '1인칭 FPS 게임' 플레이와 비슷하다는 게 근거다.
2011년 미국 연방대법원이 '미성년자에게 폭력적인 게임을 제공할 경우 벌금을 매긴다'는 캘리포니아주 법안에 위헌 결정을 내릴 때 판시가 떠올랐다.
신데렐라, 헨젤과 그레텔 등 전래동화도 비디오 게임만큼 잔혹한 장면이 등장하고 폭력적인 게임과 비폭력적인 게임을 한 아이들 간 공격성 차이가 없다는 게 판결의 요지다.
게임과 폭력성 간 인과관계가 뚜렷하지 않은데 손쉬운 답을 강제한 편의주의를 경고했다.
게임과 폭력성에 상관관계가 명확하다면 독살범은 동화 신데렐라를 모방했다는 말도 맞게 된다. 살인 사건은 사람이 일으키고 게임을 안 해 본 사람은 거의 없다. 이 논리는 게임을 해보거나 동화, 영화 등 콘텐츠를 접한 모두를 잠재적 범죄자로 본다.
전형적인 '발생적 오류(대상의 기원이 갖는 속성을 그 대상도 가지고 있다고 추리하는 오류)'다. 게임 폭력성을 게임을 해본 범인 폭력성과 연결 지었다.
사람은 통찰과 모방의 동물이다. 그래서 하지 말아야하는 행동을 구분하는 이성을 가졌다.
본질은 범인의 이성적 판단 능력이 사회 부적응 등 이유로 결여됐다는데 있다. 이 사실만으로도 게임 탓은 논박된다.
해묵은 게임 책임론은 범죄 예방과 사회 신뢰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잠재적 범죄자로 몰린 게임 유저 격노만 살 뿐이다.
현실에 맞지 않는 정당방위 인정 범위, 업무 과부하에도 경찰에게만 책임을 돌리는 경찰 만능주의, 공공이익보다 우선하는 흉악범 인권 등 논의할 문제가 많다.
게임이 아닌 현실에서 사회질서의 답을 고민할 때다.
sos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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