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신고로 40억 환수하고도 “보상금 못 줘”…“40%가 퇴짜”

김영은 2023. 8. 12.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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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권익위원회는 공익신고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수입을 되찾거나 늘릴 경우, 신고자에게 최대 30억 원까지 보상금을 지급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권익위는 A 씨에게 건보공단 환수액 40억 원을 빼고, 병원에 추징된 금액에 대한 보상금 871만 원만 지급했고, A 씨는 2021년 권익위에 보상금을 더 달라는 취지의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권익위는 "2016년 공익신고자 보호법 개정으로 '내부 신고자'에게만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법률이 개정되면서 공익신고 접수와 보상금 신청 건수가 감소하는 추세"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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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권익위원회는 공익신고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수입을 되찾거나 늘릴 경우, 신고자에게 최대 30억 원까지 보상금을 지급할 수 있습니다.

단, 공익신고로 신분상, 인사상, 경제적 불이익 조치를 받을 개연성이 큰 내부 공익신고자에게만 보상금이 지급됩니다.

그런데 이런 공익신고 보상금 지급률이 점점 낮아지고 있어, 제도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공익신고로 40억 환수해도 "관련 없다" 보상금 안 줘

인천의 한 요양병원에서 근무하던 A 씨의 사례를 보겠습니다.

A 씨는 2014년 본인이 근무하던 병원장의 요양급여 부정 수급 실태 등을 권익위에 내부 고발했습니다.

고발 이듬해 A 씨가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수사가 이뤄졌고, 병원 측이 부당하게 챙긴 건보공단의 요양급여 등 40억 원이 환수됐습니다.

그러나 권익위는 A 씨에게 건보공단 환수액 40억 원을 빼고, 병원에 추징된 금액에 대한 보상금 871만 원만 지급했고, A 씨는 2021년 권익위에 보상금을 더 달라는 취지의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권익위는 이와 관련해 A 씨의 공익신고 전에 이미 건보공단이 병원 측의 혐의를 포착하고 있었고, 환수 결정과 A 씨의 신고가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지 알 수 없다고 맞섰습니다.

"피고(권익위)는 이 사건 신고와 환수 결정 사이에 직접성이 있는지 판단할 수 있는 자료를 갖고 있지 못하므로, 상세한 자료를 보유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을 피 고지인으로 한 소송 고지 신청을 할지 검토중"

- 권익위 측 진술, 변론조서 1심 2차 (2022.5.20)

1심 재판부는 A 씨가 제출한 자료 등이 건보공단의 40억 원 환수에 결정적이었다며 A 씨의 손을 들어줬고, 2심 재판부도 올해 6월 같은 판단을 내렸습니다.

2심 재판부는 특히 권익위가, 공익신고와 환수 결정 사이의 관련성 여부를 검토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권익위가 지난달 대법원 상고를 포기하면서, 결국 2심 판결이 확정됐습니다.

■소송 이기고도 보상금 못 받아..."지연 손해금 규정 없어"

그러나 기다리던 권익위 보상금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A 씨의 법률 대리인인 최정규 변호사가 언제 보상금을 줄 거냐고 권익위에 문의하자, 권익위는 다음 달에 열리는 보상심의회 결과를 기다리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최 변호사는 "권익위의 위법한 처분으로 받아야 할 보상금을 제때 못 받았고, 소송까지 한 상황에서 적어도 민법상 연 5%의 지연 손해금을 줘야 하는 거 아니냐"면서 "공익신고자가 신고한 지 10년이 거의 다 됐다, 너무 지쳐 있는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취재팀이 관련 내용을 문의하자, 권익위는 "부패방지권익위법에 지연 이자와 관련한 규정은 없다"면서 "부패방지권익위법 규정에 따라 절차를 진행 중이며, 9월 보상심의위원회 의결 등 후속 절차를 신속히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공익신고 보상금 실지급율 4%에 불과"


정부가 공익신고로 아낀 금액에 대비해 신고자에게 얼마의 보상금을 지급하는지 따져 보니,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그 비율이 4%까지 낮아졌습니다.

공익신고로 정부가 124억 원 정도를 아껴도 신고자가 받는 보상금은 5억 원 정도라는 얘기입니다.

공익신고 건수 자체도 줄고 있습니다.

권익위는 "2016년 공익신고자 보호법 개정으로 '내부 신고자'에게만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법률이 개정되면서 공익신고 접수와 보상금 신청 건수가 감소하는 추세"라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10년간 보상금 지급 건수를 보면, 2016년 2천4백여 건으로 정점을 찍었다가, 법 개정 이후인 2017년 천 7백여 건으로 줄었습니다.
2019년과 2020년 2백여 건에서 올 상반기에는 26건까지 감소했습니다.

■공익신고 보상금 인용률도 내리막


공익신고를 하더라도, 실제 보상금 지급으로 이어지는 비율도 점점 낮아지고 있습니다.

권익위 보상심의위원회에서 보상금을 주기로 한 비율은 2019년에는 95%나 됐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63.4%까지 낮아졌습니다.

국회 정무위원회 최종윤 위원(민주당)은 "현행 보상금 체계는 공익·부패 신고 장려를 위한 경제적 유인책으로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공익신고 보상금 인용률이 급격하게 줄어들어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습니다.

인포그래픽: 권세라
자료제공: 민주당 최종윤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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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은 기자 (paz@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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