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의원제 뭐길래…계파 갈등에 혼돈의 민주[여의도속풀이]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혁신안 발표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김은경 혁신위원회가 내놓은 사실상의 '대의원제 무력화' 혁신안을 두고 친명(친이재명)계, 비명(비이재명)계 간 갈등 양상을 넘어 각 의원의 이해관계까지 추가돼 갖가지 목소리가 난무하는 등 표류하고 있다.

발단은 지난 10일을 끝으로 활동을 종료한 김은경 혁신위의 3차 혁신안이었다.

김은경 혁신위는 전당대회 당대표·최고위원 선거에서 기존 30%의 대의원 반영 비율을 없애고 권리당원 70%와 국민여론조사 30%만을 반영하는 혁신안을 발표했다.

민주당 역사의 뒤안길로 접어든 김은경 혁신위지만 그들이 남긴 태풍은 이제 시작이다.

당장 계파 간 갈등이 최고조에 다다르고 있다. 비명계는 숙의되지 않은 졸속 혁신안이라고 반발했고, 친명계는 혁신안의 수용을 주장했다.

지도부 안에서부터 민주당 내 각종 모임에서도 갖가지 찬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대의원제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당장 김은경 혁신위가 민주당 의원들을 대상으로 혁신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하면서 현행 전국대의원대회 명칭을 전당대회로 변경하는 안에 대한 의사를 묻는가 하면 당대표 선거 투표 비중을 바꾸는 것 등에 대한 의사를 물었다.

이에 앞서선 최근 당을 휩쓸고 있는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이 처음 제기됐을 당시 대책으로 대의원제 폐지가 친명과 이른바 개딸(개혁의딸)로부터 터져 나왔다.

현재 당헌·당규에 따르면 대의원은 전국대의원대회(전당대회)에서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과 당헌 제·개정 때 투표권을 행사한다.

아울러 현행 당헌·당규에선 전당대회에서 권리당원 40%, 대의원 30%, 여론조사 25%, 일반당원 5%의 비율로 표를 반영한다.

현재 권리당원은 120만명, 대의원이 1만6000여명 수준으로 추산되는 만큼 대의원 1명의 표가 권리당원 56명의 표와 비슷해 과대 대표돼 권리당원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게 친명과 개딸의 주장이다. 국민의힘 역시 대의원제를 일찍이 폐지한 바 있다.

이 대표의 강성지지층은 지난 6월 의원실을 찾아 '개혁열차 모바일 탑승권'과 '이재명과 함께 혁신!, 이재명과 총선압승!'이라 적힌 봉투에 롤케익 등을 담아 전달하기도 했다.

반면 비명계는 당에 기여를 한 대의원들을 존중하자는 입장과 함께 시급한 혁신 사안이 아니라는 점을 이유로 격렬히 반대하고 있다.

아울러 영남 같은 지역 기반이 약한 지역의 당원 의사는 소외된다고 반박하고 있다.

혁신위의 제안은 오는 16일 정책의총, 28~29일 1박2일 워크숍 전체 토론, 최고위원회 등에서 심도 있게 다뤄질 예정이다.

혁신위의 혁신안은 당무위원회, 중앙위원회, 전 당원 투표 등을 거치게 된다.

민주당 원내 지도부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결국 혁신안은 전 당원 투표를 거치게 되지 않을까 싶다"며 "그만큼 중요한 상황이고 최고위, 당무위 등에서 수정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ddakb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