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로 읽는 과학] 네이처 표지 장식한 IBS…고체가 구르는 궤적

박건희 기자 2023. 8. 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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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학술지 '네이처'는 이번주 표지로 특이한 모양의 고체 덩어리들이 비탈길을 따라 굴러내려가는 듯한 그림을 실었다.

바르토시 그리보스키 한국 IBS 첨단연성물질연구단 연구단장이 이끈 연구팀은 원하는 경로를 따라 굴러내려오는 고체가 그리는 궤적의 모양을 연구한 결과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9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고체 모양이 아닌 다른 특이한 고체 모양이 경사로에서 구를 때 어떤 궤적을 남기는지 알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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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처 제공

국제 학술지 '네이처'는 이번주 표지로 특이한 모양의 고체 덩어리들이 비탈길을 따라 굴러내려가는 듯한 그림을 실었다. 이들이 굴러온 길을 따라 구불구불한 궤적이 남았다. 이는 사실 그리보스키 기초과학연구원(IBS) 연구팀이 3D 프린팅으로 구현해낸 입체도형들이다. 

바르토시 그리보스키 한국 IBS 첨단연성물질연구단 연구단장이 이끈 연구팀은 원하는 경로를 따라 굴러내려오는 고체가 그리는 궤적의 모양을 연구한 결과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9일 발표했다.

자동차 바퀴, 당구공 같은 구나 원기둥은 평평한 면에서 굴리면 일반적으로 직선 경로로만 굴러 간다. 연구팀은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고체 모양이 아닌 다른 특이한 고체 모양이 경사로에서 구를 때 어떤 궤적을 남기는지 알아 봤다.

연구 대상이 된 고체 모양은 올로이드, 스피어리콘 등의 입체도형이다. 올로이드는 서로의 중심을 지나는 두 원이 있을 때 이 두 개의 원을 감싸는 가장 작은 볼록한 입체도형을 말한다. 스피어리콘은 올로이드와 비슷한 생김새의 입체도형으로, 모양과 크기가 서로 닮은(합동인) 부채꼴 4개를 이어 붙인 모양이다. 

연구팀은 미리 설정한 주기 경로를 따라 경사면을 굴러 내려가는 고체 모양을 디자인하는 알고리즘을 생성했다. 이렇게 디자인한 고체 모양에는 '트레젝토이드(trajectoids)'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후 3D프린팅으로 트레젝토이드들을 인쇄해 이들을 실제 경사면에서 굴렸다. 

그 결과 연구팀은 트레젝토이드가 예상했던 경로를 따라 구불구불하게 굴러감을 확인했다. 일반적인 도형이 직선 경로를 따라가는 것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었다. 그리보스키 연구팀은 이같은 연구 결과가 다양한 모양의 로봇을 만드는 등 로봇 공학 분야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건희 기자 wiss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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