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처리 안해준다고 흉기 들다니…게임장서 잡힌 남자[사건의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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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산재처리를 왜 해줘야 하나."
A씨는 선원으로 근무하며 산재 보상을 여러 차례 받은 전력도 있었다.
A씨는 2021년 7월 자신의 주거지 공구함에서 흉기를 꺼내 검은 비닐봉지에 넣은 다음 오토바이를 타고 B씨의 사무실로 향했다.
흉기를 사무실 복도에 숨기고 B씨를 기다리던 A씨는 말로 한번 더 설득하려 했으나 B씨가 화를 내고 고함을 지르자 결국 B씨를 숨지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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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내가 산재처리를 왜 해줘야 하나."
문어 통발배 선원 A씨는 제주 앞바다에서 조업하다 좌측 4·5·6번 늑골이 골절됐다. 선주 B씨에게 산업재해 보험처리(산재처리)를 요구했지만 몇 차례 거절당했다.
B씨는 "사고가 조업과 관련한 것인지 분명하지 않고 보험료 할증 문제도 있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대신 A씨에게 생활비 200만원과 병원비 103만원을 주며 사건을 매듭지으려 했다. A씨는 선원으로 근무하며 산재 보상을 여러 차례 받은 전력도 있었다.
A씨는 돈을 받은 뒤 또 한 달간 통원치료를 받게 됐다며 B씨에게 보험처리 동의를 요구했다가 거절당했다.
그 과정에서 B씨가 화를 내며 자신에게 작업하지 못한 기간의 손해를 갚으라고 하자 A씨는 격분해 살해 계획을 세운다.
A씨는 2021년 7월 자신의 주거지 공구함에서 흉기를 꺼내 검은 비닐봉지에 넣은 다음 오토바이를 타고 B씨의 사무실로 향했다.
흉기를 사무실 복도에 숨기고 B씨를 기다리던 A씨는 말로 한번 더 설득하려 했으나 B씨가 화를 내고 고함을 지르자 결국 B씨를 숨지게 했다.
범행 장소를 벗어난 A씨는 흉기를 세척해 집에 보관하고는 도박장을 찾아갔다가 부산으로 도피해 성인게임장에서 게임을 하던 중 경찰에 검거됐다.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18년, 벌금 3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선주의 동의가 없더라도 심사를 거쳐 산업재해 보상을 받을 수 있고 보험 직원이 A씨에게 이를 설명까지 했는데도 듣지 않았다"며 "살인죄는 최고의 법익이자 최상위의 가치인 인간의 생명을 빼앗는 중대한 범죄"라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의 성행과 환경, 범행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을 모두 고려해도 원심의 형이 지나치게 무겁거나 가볍다고 볼 수 없다"며 검찰과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youm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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