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게임수출 직접 챙기는데…檢 "칼부림은 게임 영향"
신림역 흉기난동 근본 원인 분석 없이 '게임 중독 영향' 규정
게임에 대한 몰이해가 조장한 성급한 발표에 게임포비아만 확산
팬데믹 시기 흑자기조 유지하며 K-게임 전 세계에 알린 게임업계 사기 떨어져
[편집자주] 남녀노소 즐기는 게임, 이를 지탱하는 국내외 시장환경과 뒷이야기들을 다룹니다.
이장주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 소장은 "검찰이 게임에 사건 원인을 돌린다는 건 이번 묻지마 칼부림의 근본적인 원인이나 사건 예방을 위한 조치를 찾지 않겠다는 얘기"라며 "검찰의 논리대로라면 군대에서 매일같이 실제 총기 훈련을 받는 군인들은 모두 예비범죄자가 되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초기 비용이 들어가는 다른 취미에 비해 게임은 PC나 스마트폰만 있으면 누구나 접속해서 돈을 들이지 않고도 즐길 수 있어 진입장벽이 낮습니다. 범행을 저지르는 이들이 자신의 열악한 여건 등을 비관하며 행동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경제적으로 안 좋은 상황일 가능성이 높고, 이런 사람들이 게임을 취미로 즐기는 경우가 많을 수는 있죠."
다만 이는 '상관관계'일 뿐, 게임 자체가 범행을 유발했다는 '인과관계'로 볼 수는 없다. 한순간의 범죄로 인해 잃을 게 많은 부유층의 경우 강력범죄 범행률이 낮고, 이들 중 상당수가 골프를 취미로 즐길 수는 있다. 이때 "골프를 즐기는 이들이 강력범죄를 저지를 확률이 낮다"는 상관관계는 성립할 수 있다. 다만 "골프가 인성을 함양해 강력범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한다"는 인과관계는 성립되지 않는다. 골프를 즐기면서 인성이 망가지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많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1970년대 미국에서 처음 시작된 '게임의 폭력 유발' 논쟁이 이미 근거가 없는 것으로 종지부를 찍었는데, 정작 우리나라에선 50년이 지난 지금도 등장하고 있다"며 "여전히 일부 사람들의 인식은 과거 한 방송국에서 PC방 전원을 내린 뒤 성 내는 사람들을 보도하며 '게임의 폭력성 때문에 화를 내고 있다'고 하던 수준에 머물러있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검찰의 '게임중독' 브리핑에서 여전히 보이는 한국 사회의 게임에 대한 몰이해, 뒤이을 것으로 예상되는 게임규제 논의 등이 수출에 악영향을 주고 산업 전반을 위축시킬까 우려하고 있다. 한국이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던 시기 해외 원전 수주전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이유와 같다. 자국에서는 게임을 '살인 동기' 취급하면서, 이를 잘 포장해 외국에 판매한다는 게 어려울 수밖에 없다.
게임업체 관계자는 "이런 발표가 나올 때마다 양질의 게임을 만들어 공급하고 사회에 기여하려는 임직원들의 사명감도 꺾일 수밖에 없다"며 "대통령은 게임 같은 콘텐츠를 집중 육성해 수출을 활성화하겠다는 마당에 수사당국이 쌍팔년도 논리로 업계 사기를 한껏 위축시킨다"고 울분을 토했다.
한 대학 교수는 "게임관련 학과들의 수시모집이 한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 같은 발표가 나오고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퍼지면 수시모집률이 대폭 낮아진다"며 "검찰의 안일한 발표는 현직 게임업체 직원들뿐만 아니라, 미래의 자원들까지 등돌리게 만들어 게임산업을 위축시키는 개탄스러운 행위"라고 바라봤다.
최우영 기자 yo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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