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틴 격렬 항의→퇴장 그후→오지환도 예민...' 그때 나선 김현수의 품격, 무슨 말을 건넸나

잠실=김우종 기자 2023. 8. 12.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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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잠실=김우종 기자]
LG 오스틴(왼쪽)이 11일 잠실 키움전에서 6회 스트라이크 아웃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 판정을 받자 배트를 던지고 있다.
평소에는 흥이 참 많기로 소문난 이방인이었지만, 이번에는 분을 참지 못했다. 결국 퇴장 명령을 받은 주인공. 바로 LG 트윈스의 외국인 타자 오스틴이었다.

이내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오스틴. 그 와중에 '전직 캡틴' 김현수는 그라운드를 떠나는 오스틴을 향해 무언가 짧은 말을 건넸다.

"빨리 가서 푹 쉬고, 내일 경기 준비해."
LG 트윈스가 11일 서울 잠실야구장(관중 1만1910명 입장)에서 펼쳐진 키움 히어로즈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홈 경기에서 5-3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LG는 3연승을 달린 채 59승 35패 2무를 기록하며 리그 1위를 유지했다. 올 시즌 LG는 키움과 상대 전적에서 9승 1무 3패로 큰 우위를 점했다. LG는 같은 날 삼성에 한 점 차로 패한 2위 SSG 랜더스와 승차를 6경기로 벌렸다.

이날 LG는 잘 던지던 상대 선발 장재영을 상대로 5회말 3점을 뽑으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하지만 곧바로 이어진 6회초. 이번에는 LG 선발 케이시 켈리가 갑자기 흔들렸고, 끝내 3-3 동점을 허용했다.

그리고 이어진 6회말. 선두타자 오스틴이 타석에 들어섰다. 장재영의 초구 147km 스트라이크가 바깥쪽으로 형성됐다. 이어 2구째. 이번에도 147km 속구가 비슷한 코스에 꽂혔다. 송수근 주심은 초구와 2구 모두 스트라이크를 선언했다. 그러자 오스틴이 2구째 볼 판정에 아쉬움을 표출하며 한 차례 타석을 벗어났다. 송 주심이 타석에 들어오라는 손짓을 연신 취했고, 오스틴이 다시 섰다. 3구째는 높은 볼(136km 커터). 그리고 4구째. 이번에는 장재영의 149km 속구가 몸쪽으로 형성되며 파고들었다. 송 주심은 스트라이크 아웃을 선언했다.

이때 오스틴이 송 주심에게 다가간 뒤 얼굴을 마주한 채 격렬한 항의를 펼치기 시작했다. 송 주심도 잠시 몇 마디를 나누는가 싶더니, 퇴장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오스틴은 배트를 옆으로 내던진 뒤 헬멧을 내동댕이치며 더욱 격렬하게 어필했다. 대기 타석에 있던 오지환과 김정준 수석코치가 오스틴을 겨우 말리며 더 큰 사태로는 번지지 않았다. 오스틴의 퇴장은 올 시즌 KBO 리그 22번째, 선수로는 12번째였다. 사령탑인 염경엽 감독이 그라운드로 나와 심판진과 잠시 이야기를 나눈 뒤 수긍하고 돌아갔다.

오스틴(왼쪽)이 6회 송수근 주심을 향해 어필하고 있다.
퇴장 명령에 헬멧을 내던지며 격분하는 오스틴(왼쪽).
퇴장을 당한 오스틴은 더그아웃에 더 이상 앉아 있을 수 없었다. 자신의 장비를 챙긴 뒤 더그아웃을 떠나려던 오스틴. 그런 오스틴에게 다가가 등을 두들기며 다시 한번 그를 진정시킨 선수가 있었으니 바로 '전직 캡틴' 김현수였다.
계속해서 다음 타자 오지환 역시 주심의 볼 판정에 예민한 모습을 드러낸 가운데, 결국 6회말이 종료됐다. 그리고 양 팀이 3-3으로 팽팽히 맞선 8회말. 김현수가 극적인 역전 투런포를 작렬시키며 영웅으로 등극했다.
◆ 더그아웃 분위기를 주도하는 '베테랑' 김현수의 품격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현수는 오스틴의 퇴장 상황에 대해 매우 쿨하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김현수는 "오스틴에게 그저 '괜찮다'고 했다. 뭐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서 들어가서 쉬라고 했다. 내일 경기를 준비하라고 했다. 뭐 할 게 없잖아요"라고 시원시원하게 말했다.

이어 김현수는 "심판분들도 당연히 퇴장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뭐 (오스틴도 ) 경기를 치르다 보면 계속해서 좋을 수는 없다. 그만큼 집중력이 좋은 선수"라고 했다. 평소에도 김현수는 오스틴과 장난도 많이 치며 편하게 지내는 사이다. 김현수는 계속해서 "이런 상황도 야구 경기의 일부라 본다. 그냥 내일 또 경기장에 나와서 뛰면 된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오스틴 퇴장 이후 타석에 들어선 오지환도 스트라이크 판정에 예민해진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김현수가 오지환을 향해 더그아웃에서 다독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현수는 "오스틴이 퇴장당하고 분위기가 좀 어수선하길래 '우리 좀 침착하자. 빨리 (정상으로) 돌아오자'고 했다. 이미 벌어진 상황은 어쩔 수 없는 거니까…. 다시 평정심을 찾자고 했다"고 전했다.

사실 이런 상황도 경기의 일부라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계속해서 흥분한 상태로 경기를 치른다면 결코 좋을 게 없었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LG 트윈스의 정신적 지주' 김현수 역시 이런 사실을 모를 리 없다. 김현수의 연륜과 품격이 물씬 풍겨져 나오는 이런 말과 행동이 올 시즌에도 결정적인 고비 때마다 빛나고 있다.

6회말 공격을 마친 뒤 LG 김현수(왼쪽)가 오스틴의 퇴장 이후 다소 예민해진 오지환을 다독이고 있다.
LG 김현수(왼쪽)가 11일 승리 후 환하게 웃고 있다.

잠실=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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