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펜하이머도 반대했던데"…"수소차는 수소폭탄이 아니랍니다"
충전소 폭발 가연성 성질 탓, 점화원 없으면 안전…"주유소와 다르지 않아"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영화 '오펜하이머'의 개봉과 함께 원자폭탄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영화 속 주인공이 반대했던 수소폭탄을 보고 수소차에 대한 안전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름 때문에 벌어진 오해"라며 완전히 다르다고 설명한다.
거장 영화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의 신작 '오펜하이머'가 오는 15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놀란 감독은 한국 관객들에게 '다크나이트' 트릴로지 시리즈, 인셉션, 인터스텔라 등의 영화로 이름이 높다.
영화 오펜하이머는 '원자폭탄의 아버지'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를 주인공으로 해 제작 단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놀란 감독은 영화(인터스텔라)를 위해 옥수수밭 30만평을 가꿨다가 불로 태울 정도로 컴퓨터그래픽(CG) 활용을 최소화하는 감독이다. 이 때문에 원자폭탄을 실제로 터뜨리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오펜하이머는 2차대전 당시 미국의 원자폭탄 개발 계획인 '맨해튼 프로젝트'를 주도한 인물이다. 이를 통해 미국은 세계 최초로 핵분열 원자폭탄을 만들어냈다. 당시 개발된 원자폭탄은 일본에 투하되며 태평양 전쟁을 끝냈고, 오펜하이머는 국가적 영웅 대접을 받았다.
이후 오펜하이머는 원자폭탄으로 인한 민간인 피해자들의 참상을 보면서 원자폭탄 개발의 회의론자로 돌아섰고, 핵분열보다 강력한 '수소폭탄' 개발을 원했던 미국 정부와 의견을 달리하게 된다. 오펜하이머는 소련 스파이 혐의까지 씌워지면서 우울한 말년을 보냈다.
수소연료전지차가 출시됐던 초창기에도 '수소폭탄'과 연결해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는 이름으로 인한 오해다. 수소폭탄과 수소연료전지는 완전히 다른 원리를 갖고 있다.
수소폭탄은 수소 원자보다도 더 낮은 수준의 입자인 핵융합 반응을 활용한 폭탄이다. 고에너지 상태의 수소 원자 핵이 헬륨으로 결합하는 반응으로, 태양이 에너지를 내는 방식과 유사하다.
핵분열 방식의 원자폭탄을 기폭제로 써서 핵융합 반응을 만들기 때문에 원자폭탄과 수소폭탄을 아울러 '핵폭탄'으로 부르기도 한다. 쉽게 말해 수소폭탄은 수소 원자 핵을 재료로 쓴 핵폭탄이다.
반면 수소연료전지는 원자보다 더 큰 입자인 분자 단위에서의 화학 반응을 활용한다. 일반적으로 원자 1개는 불안정한 상태로, 상온에서 원자 여러개가 모인 분자 상태로 존재한다. 분자 수준의 화학 반응은 비교적 안정적인 상태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원자 이하 수준의 화학 반응보다 에너지 수준이 낮다.
수소연료전지는 물(H2O)에 전기를 주입해 수소(H2)와 산소(O2)로 분리하는 전기분해 반응을 역으로 활용한다. 백금 촉매를 통해 수소와 산소를 물로 만들면 전기가 발생하는 원리다. 수소차 넥쏘가 보조금이 없다면 7000만원 가까운 가격이 되는 이유는 백금을 촉매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흔히 수소차라고 부르는 자동차도 '수소연료전지차'가 정식 명칭이다. 전기차의 배터리 대신 수소연료전지를 활용한다. 만약 수소차가 수소폭탄 정도의 화학반응을 일으키려면 수소연료전지 내에서 원자폭탄급의 폭발이 먼저 일어나줘야 한다.
다만 수소충전소·탱크 등에서는 폭발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 2019년 5월 강원도 강릉에서는 벤처기업의 수소탱크가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2명이 숨지고 6명이 부상을 입었다. 같은해 6월 노르웨이에서도 수소충전소가 폭발하는 일이 있었다.
수소는 가연성 기체로, 불이 잘 붙는 성질을 갖고 있다. 대신 지구상에 존재하는 입자 중 가장 가벼운 입자로, 공기보다 가벼워 수소가 유출되더라도 금방 흩어져 버린다. 점화원 유입이나 정전기 제거장치 등이 마련하면 충분히 안전하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수소충전소의 안전 수준은 역시 불이 잘 붙는 주유소나 LPG충전소와 크게 다르지 않다"며 "수소폭탄을 수소 산업에 빗대는 것은 큰 오해"라고 설명했다.
h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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