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린 '새만금 잼버리'…"큰 혼란 없었지만, 준비 부족했다"
입·퇴장 우려했던 '교통 혼란'까지는 없었지만
전날 밤까지도 급히 버스 구해…통역 없어 버스기사가 번역 앱 켜서 안내
"준비 부족은 여실히 드러났다"
마지막 일정인 폐영식과 'K팝 슈퍼 라이브 콘서트'가 끝나면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공식적으로 막을 내렸다.
11일 오후 7시부터 서울 마포구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K팝 콘서트를 즐긴 스카우트 대원들은 이날 오후 9시부터 퇴장하기 시작했다.
앞서 대원들은 이날 오후 2시쯤부터 경기장에 입장해 폐영식과 K팝 콘서트에 참여했다.
이날 대원들이 입장할 때 우려했던 교통 대란은 없었다. 경찰이 인근에 1400여대 차량이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주변 도로를 통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원들 퇴장 시간을 앞둔 버스기사들과 경찰들은 바짝 긴장했다.
대원들을 기다리던 버스기사 김모(54)씨는 "갑작스럽게 4만 명 아이들이 쏟아져나오면 (버스 주차) 순차적으로 통제할 수 있을까"라며 "애들이 섞이면 '아수라장'이 될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었다.
특히 버스기사들은 지역으로 내려갈때 주로 이용하는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까지 심하게 막힐 것을 걱정했다. 김씨는 "올림픽대로까지 가는 길은 무조건 막힌다고 본다"고 했다.
40대 버스기사 A씨는 "그나마 들어올 때는 경찰이 인도를 잘 해주고 차량 통제도 잘 돼서 수월했다"면서도 "나갈 때도 그렇게 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주차장에서 차량을 안내하는 경찰 관계자는 "오늘 점심때부터 하루종일 밖에서 주차 안내를 했다"며 "들어올 때는 정해진 구역으로 안내했는데, 나올 때는 솔직히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역에서 파견 온 경찰 관계자는 "아침 7시 30분부터 출근해서 새벽까지 있을 것 같다. 끝나고 내려가면 새벽 5시는 될듯하다"며 "서울 기동대에서 워낙 병력이 많이 나와서 솔직히 '왜 나왔지'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청에서 노란 조끼를 입고 나온 한 공무원은 "점심부터 여기서 대원들을 안내했다"며 "화장실을 찾는 대원들이 이탈할 때는 안내하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대원들 퇴장을 앞둔 오후 8시 50분쯤부터 경찰은 반짝이는 경광봉을 들고 경기장 앞 사거리에 횡단보도를 둘러싸고 교통을 통제했다. 경찰은 쏟아지는 대원들을 주차장으로 안내했다.
오후 9시 40분쯤부터 버스는 대원들을 태우고 출발하기 시작했다. 빠른 속도로 빠지던 버스는 오후 11시쯤 돼서 잠시 정체를 빚었다. 대원들을 다 태운 버스들이 한동안 월드컵로에 줄지어 늘어섰다.
당초 4만여 명이 한꺼번에 나오면서 혼란이 우려됐지만, 큰 혼란까지는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각국 대원들을 숙소와 공항으로 데려가야 하는 버스기사들은 귀국까지 남은 길 내내 '아수라장이 될 것'이라며 수심이 가득했다.
특히 주최 측의 준비 부족이 행사 마지막 날까지도 반복되면서 아직도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는 불만이 거듭 지적됐다.
버스기사 김씨는 "애초 이번 일정이 너무 급했다.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안내를 해야 하는 시청 직원들도 '자기도 갑자기 연락을 받았다'며 일정을 모르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통 행사가 있으면 목적지를 정하고 어디서 대기하는지, 어떻게 이동하는지, 도착하면 인원들을 어디로 보낼지 시뮬레이션을 한다. 기사들도 미리 로드뷰를 보면서 확인하는데 그럴 시간이 전혀 없었다"고 토로했다.
고된 일정을 걱정하기도 했다. 김씨는 "내일 새벽 5시 30분에 출근 배차가 있다"며 "거의 뜬눈으로 있다가 가야 할 것 같다. 지금 여기 온 기사들 대부분이 내일도 일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전날 저녁 9시쯤 급하게 연락을 받았다"며 "그때도 (주최 측이) 다른 투어 프로그램을 하고 경기장으로 올지, 바로 경기장으로 올지 결정을 못하고 있더라"고 토로했다.
버스기사들은 당장 다음날 일정조차 모른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60대 버스기사 B씨는 "아이들을 경기도 성남, 수원에 내려주고 최종 목적지는 충북 청주다"며 "새벽 3시쯤 도착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또 일어나면 인천공항으로 갈 수도 있다. 내일 계획은 아직 모르고 보통 이따 저녁 밤늦게 문자를 준다"고 덧붙였다.
B씨는 전북 군산 새만금에서 잼버리 스카우트 대원들을 데리고 나왔던 당시를 회상하며 정부의 준비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B씨는 "새만금에서 나올때 정부가 차량당 통역할 줄 아는 사람 1명씩 붙여준다고 했다"며 "다 거짓말이더라. 하나도 없었고 기사들이 번역 어플리케이션 돌리면서 겨우 태웠다"고 말했다.
- 이메일 :jebo@cbs.co.kr
- 카카오톡 :@노컷뉴스
- 사이트 :https://url.kr/b71afn
CBS노컷뉴스 김정록 기자 rock@cbs.co.kr
▶ 기자와 카톡 채팅하기▶ 노컷뉴스 영상 구독하기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잼버리 대원 초청 영화관 '텅텅'…온다던 400명 다 어디갔나
- 정신 못차린 국과연, "사익 추구 보도냐?" 방산비리 공익제보 폄훼
- 제자가 유학비용으로 맡긴 돈, 자녀 유학에 쓴 교수
- 시험지 늦게 냈다고 체벌?…'앉았다 일어나기' 시킨 교사
- 술에 취해 일면식 없는 10대 신체 추행한 20대의 최후
- 美언론 "조지아주 검찰, 다음 주 트럼프 기소할 듯"
- 교육부 '교사 직위해제' 갑질 의혹 6급에 구두경고…'교사 무혐의·복직'
- 경찰·노동부, 6명 사상 '안성 공사장 붕괴사고' 관련 압수수색
- 바이든, 중국 향해 "악당, 시한폭탄"…또 구설수 올라
- [노컷브이]파행으로 일그러졌던 잼버리…K팝이 겨우 구원등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