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화성의 여름밤, 즐거운 추억으로 열대야 날린다
8색 매력이 넘치는 행리단길…야행몬 찾기 미현
수원의 기억 담은 전시, 풍성한 공연 등 즐길거리
수원=박성훈 기자
수원화성의 밤은 찬란하다. 팔달산 꼭대기에 우뚝 선 서장대를 중심으로 능선을 타고 내려오는 성벽과 사대문은 밤이 되면 점등되는 조명을 받아 다양한 빛깔을 내며 위용을 뽐낸다. 성이 품은 마을, 경기 수원시 팔달구 행궁동에서 이번주 주말 동안 야간 축제가 열린다. 13일까지 열리는 ‘2023 수원 문화재 야행(夜行)’이다.
지난 11일 막을 올려 주말 동안 열리는 이번 축제는 수원화성 축조부터 근현대까지 이어지는 수원의 역사, 그 안에 살던 이웃과 터전, 기후변화의 경각심을 일깨우는 생태 이야기를 8가지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밤에 비춰보는 문화재 ‘야경(夜景)’ △밤에 걷는 거리 ‘야로(夜路)’ △밤에 듣는 역사이야기 ‘야사(夜史)’△밤에 보는 그림 ‘야화(夜畵)’ △밤에 감상하는 공연 ‘야설(夜設)’ △밤에 즐기는 장시 ‘야시(夜市)’ △밤에 먹는 음식 ‘야식(夜食)’ △수원의 문화재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야숙(夜宿)’ 등이다.
‘야경’은 문화재와 문화시설을 야간에 관람하는 것이다. 화성행궁(오후 9시 입장 마감)과 수원시립미술관, 수원화성박물관, 열린문화공간 후소, 행궁길갤러리, 수원종로교회 역사관, 북수동성당 뽈리화랑, 한옥기술전시관, 수원전통문화관, 팔달문화센터 등 일대 9개 문화시설이 밤 늦게까지 연장 운영된다.
‘야로’는 미션 투어 프로그램 ‘야행몬을 잡아라!’가 핵심이다. 수원청개구리 등 멸종위기 동식물을 캐릭터로 만든 야행몬이 출몰하는 5개 장소에서 간단한 미션을 수행하고 받을 수 있는 탈부착 스티커를 모아 도감을 완성하면 소정의 기념품을 증정한다.
‘야화’는 수원의 역사와 정체성을 중심으로 한 대표 프로그램이다. 1796년 수원화성 완공 이후 흘러온 227년의 기억을 미디어작품, 조형물, 기록전시 등 9가지 작품으로 담아냈다.
야행 기간 동안 행궁동 곳곳은 밤에 감상하는 공연 ‘야설’의 무대가 된다. 수원지역 대학 동아리 학생들의 모던 록과 재즈, 대금·해금·가야금 등 자주 접하지 못했던 우리 전통악기 연주자의 버스킹, 미술관 실내에서 듣는 수원시립교향악단과 합창단의 무료 공연 등이 귀를 즐겁게 해준다. 수원시립미술관 옥상에서 음악을 감상하는 ‘공감, 달빛옥상 콘서트’와 정조대왕이 백성을 위해 베푼 잔치 낙성연을 모티브로 화성행궁 비장청에서 진행되는 EDM 공연 ‘행락, 낙성연’ 등 색다른 경험을 원한다면 인터파크에서 사전예매를 해야 한다. 국가무형문화재 전통공연인 발에 탈을 씌워 노는 발탈 공연도 유로로 진행되니 예매하는 것이 좋다. 풍물과 장용영 수위의식 및 교대의식, 무예24기, 검무 등 시간대별로 무료 전통공연을 즐기고 싶다면 신풍루 앞이 명당이다.
‘야사’는 전문가와 함께하는 토크살롱 형식의 ‘일상의 기억, 책가도’가 있다. 정조대왕과 수원화성, 정조시대의 무예, 행궁동을 배경으로 한 영화 등을 주제로 전문가들이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또 이선경, 이현경, 김향화 등 출신 독립운동가들의 활동을 들려주는 ‘산루리의 영웅’이 이동형으로 거리극으로 눈길을 끈다.
‘야시’는 수원 시민들이 만든 마켓이다. 행궁동 주민들이 중심이 된 ‘행궁마켓’과 로컬 문화 콘텐츠를 판매하는 ‘수문장&마켓여유’, 행리단길 지역 작가들이 모인 ‘행궁동 작가단’ 등이 곳곳에서 작품 판매 및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화성행궁 맛촌거리, 생태교통마을, 남문로데오거리, 통닭거리 등의 식당에서는 ‘야식’도 즐길 수 있다. 수원전통문화관에서는 전통주 및 궁중음식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수원시는 올해 문화재 야행에 참가하는 시민들에게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무해한 야행’ 캠페인도 함께 진행한다. 행사장 내 쓰레기를 수거하는 미션을 수행하는 ‘야행 줍깅단’과 플라스틱 새활용(업사이클링) 화분 만들기 ‘플라스틱 보물찾기 탐험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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