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바지에 샌들, '찢청'까지…LG·현대차도 확 바뀐 '출근룩'

오진영 기자 2023. 8. 12.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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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기온 35도를 넘나드는 폭염이 지속되면서 재계가 '쿨비즈'(시원한 출근 복장) 도입에 속도를 낸다.

삼성·SK·LG 등 주요 기업도 전면 자율 복장 실시에 이어 반바지·샌들 허용 등 파격적인 복장 규정을 잇따라 도입했다.

삼성전자는 2008년 자율복장제를 도입한 뒤 2016년부터 사내 반바지 착용도 허용하고 있다.

취임 이후 LG전자를 시작으 복장 자율화를 시행했고, 2021년부터는 사내 반바지 착용도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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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윤선정 디자인기자


최고기온 35도를 넘나드는 폭염이 지속되면서 재계가 '쿨비즈'(시원한 출근 복장) 도입에 속도를 낸다. 삼성·SK·LG 등 주요 기업도 전면 자율 복장 실시에 이어 반바지·샌들 허용 등 파격적인 복장 규정을 잇따라 도입했다. 복장이나 출근시간 등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생산성을 우선하는 실리주의가 정착된 결과다. 젊은 사원들의 경직된 사내문화에 대한 거부감도 작용했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올해 여름 대부분의 기업이 반바지 착용을 독려하고 있다. 자율적인 사내 문화가 정착되면서 복식에 얽매이지 말고 폭염 속 출근 능률을 올리자는 취지다. 조직문화가 유연한 전자 업종이 가장 적극적이다. 2012년부터 반바지 문화를 정착시킨 SK하이닉스는 올해도 쿨비즈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 지나치게 근무공간에 부적합한 복장만 아니면 대부분의 복장이 허용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2008년 자율복장제를 도입한 뒤 2016년부터 사내 반바지 착용도 허용하고 있다. 2017년부터는 여름이 아닌 계절에도 반바지를 입을 수 있다. 외부 노출이 적은 반도체 사업부나 연구직은 운동화나 청바지, 티셔츠를 입은 직원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평택캠퍼스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지난해 입사 이후 정장을 입고 출근한 적이 손에 꼽을 정도"라며 "일에만 집중할 수 있어 효율도 오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보수적인 기업문화로 알려진 LG는 2018년 구광모 회장 취임 후 180도 바뀌었다. 취임 이후 LG전자를 시작으 복장 자율화를 시행했고, 2021년부터는 사내 반바지 착용도 허용했다. 가벼운 옷차림으로 유연하게 근무에 접근하자는 구 회장 특유의 실용주의가 반영됐다. 날이 더울 때에는 여의도 LG 트윈타워 인근에서 샌들이나 반바지, '찢청'(찢어진 청바지)를 착용한 임직원도 눈에 띈다.

현대차는 2019년까지 '정장에 넥타이'라는 복장 규정을 유지해 오다, 정의선 회장(당시 수석부회장)의 주도로 젊은 사내문화가 정착됐다. 스타트업처럼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온다는 생각에서다. 정 회장은 젊은 사원들과 타운홀 미팅을 하거나, 대학생과 '소맥'을 즐기는 등 이른바 'MZ 문화'에 관심이 많다.

재계는 자유롭게 복장을 택하는 사내문화가 글로벌 표준에도 부합한다고 평가한다. 월스트리트저널과 미국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지난달 직장인 1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35~49세 직장인은 69%, 35세 미만은 73%가 '반바지 출근'에 긍정적이었다. 특정 유니폼을 갖춰 입어야 하는 직종이 아니라면 사무직은 물론 생산직도 점차 복장 자율화를 도입하는 추세다.

재계 관계자는 "획일화된 복장 규정은 수직적이고 딱딱한 사내 문화라고 생각하는 젊은 직원들이 늘면서 주요 그룹도 자율 복장에 긍정적인 사내 문화가 조성됐다"라며 "아직은 자유 복장을 어색해하는 직원들이 많지만, 점차 바뀌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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