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은 비고 건물엔 임대현수막…가로수길 황금기 다시 올까

CBS노컷뉴스 안성용 기자 2023. 8. 12.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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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의 애플(Apple) 공식 매장.

이처럼 가로수길은 각종 해외 브랜드가 국내에 상륙할 때 1호점 후보지로 꼽히던 핫플레이스였다.

이어 "세로수길과 같은 이면길의 회복세가 메인길인 가로수길로 확장되는 독특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글로벌 브랜드나 법인 브랜드도 공실률이 높은 메인 가로수길 보다는 유동인구가 많은 이면길을 선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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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서울 6대 상권 중 공실률 제일 높아
명동 공실률 1년 사이 52.5%-->14.3% 급격히 개선
가로수길은 28.7%에서 36.5%로 되레 악화
"10평 안되는 매장의 월 임대료가 1천만원"
트렌디 상권 가로수길에서 한남동 성수동으로 이동
"새로 가게 내려면 세로수길, 성수동 생각할 것"
안성용 기자

국내 최초의 애플(Apple) 공식 매장. 글로벌 테크 액세서리 브랜드 '케이스티파이(CASETiFY)' 1호점. 스웨덴 패션 브랜드 '아르켓'의 아시아 최초 플래그십 스토어. 이 세 매장의 공통점은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 길에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가로수길은 각종 해외 브랜드가 국내에 상륙할 때 1호점 후보지로 꼽히던 핫플레이스였다.  가로수길의 인기는 '세로수길(가로수길 옆 골목길)'이라는 파생 상권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가로수길은 과거 명성을 무색하게 한다. 매장은 텅 비었고, 권리금 없이 1층을 임대한다거나 지하 2층부터 3층까지 '통임대'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다. 색 바랜 현수막은 매장이 꽤 오래 비어 있었음을 알려준다.  

안성용 기자


지난 1일 글로벌 부동산컨설팅 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쿠시먼)가 발표한 서울 소매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6대 상권(명동·강남·홍대·가로수길·한남/이태원·청담)의 올해 2분기 평균 공실률은 18.7%로 전년 동기 대비 5%p 떨어졌다. 비어 있던 상가가 채워지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공실률이 가장 낮은 곳은 한남·이태원(10.0%)으로 나타났으며 명동(14.3%), 홍대(15.9%), 청담(16.3%) , 강남(19.2%) 등의 순이었다. 반면에 가로수길의 공실률은 36.5%로 다른 지역에 비해 2~3배나 높았다.

지난 1년 사이 공실률 변화를 봐도 가로수길이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명동의 공실률이 지난해 2분기 52.5%에서 올해 2분기에 14.3%로 38.2%p나 줄어든 반면  가로수길은 28.7%에서 36.5%로 오히려 7.8%p 증가했다.

가로수길에서 15년째 주얼리숍을 운영하는 이 모 씨는 "가로수길에 공실이 많아지니까 볼게 없어져서 사람이 줄고, 사람이 줄어드니 장사가 안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이 씨는 가로수길 쇠락의 원인을 높은 임대료에서 찾았다. "10평이 안되는 가게의 월세가 1천만 원에 달한다. 새로 가게를 열게 된다면 임대료가 낮고 사람이 많은 세로수길이나 성수동을 생각한다"는 것이다.

안성용 기자


코로나 터널을 빠져 나오면서 가로수길을 찾는 사람들도 늘고는 있지만 옛 명성을 되찾기에는 역부족이다. 이 씨는 "코로나 이전과 비교하면 40%정도 회복한 것 같다"면서도 "K-POP 아이돌을 보러 한국을 찾는 관광객이 대부분 젊은 연령층인데, 젊은층은 구매력이 적어서 매출 회복세는 여전히 더디다"고 설명했다.

가로수길에서 만난 베트남 관광객 A씨는 딸이 아이돌 스트레이키즈를 좋아해서 한국에 왔는데 성수동이 가장 활력이 넘치고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로수길에 대해서는 "식당이나 카페는 거의 없고, 유행하는 브랜드도 많지는 않는 것 같다"며 아무 것도 구매하지 않은 빈 손을 내보였다.

쿠시먼 임차자문팀 남신구 이사는 "과거에는 트렌디 상권의 역할을 가로수길이 대표하고 있었다면, 최근에는 한남동, 성수, 도산공원 등 MZ들이 선호하는 상권들이 다양해지고 있어 다른 상권에 비해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세로수길과 같은 이면길의 회복세가 메인길인 가로수길로 확장되는 독특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글로벌 브랜드나 법인 브랜드도 공실률이 높은 메인 가로수길 보다는 유동인구가 많은 이면길을 선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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