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대장정' 마무리…새만금 넘어 'K-잼버리' 즐겼다
폐영식·K팝 콘서트로 공식일정 끝…오늘부터 순차 출국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전북 부안군 새만금에서 시작한 '2023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폐영식과 K팝 콘서트를 끝으로 12일간의 긴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대회 초중반까지 역대급 폭염에 이어 한반도를 관통한 태풍 '카눈' 등으로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대원들이 새만금을 떠나 전국 8개 시·도로 흩어지면서 'K-잼버리'로 전화위복이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12일 잼버리 조직위 등에 따르면 이번 잼버리에 참여한 159개국 4만3000여명의 대원들은 전날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잼버리 폐영식과 K팝 슈퍼 라이브 콘서트를 끝으로 공식 일정을 마무리했다.
대원들은 전날 밤 콘서트가 종료된 후 각자 묵던 숙소로 돌아갔다. 대원들은 이날 별도의 공식 일정 없이 오전부터 각자의 나라로 출국한다. 대부분의 국가가 이날 출국하며 한국을 떠나는 가운데 일부 국가의 경우 한국에서 추가 일정을 진행한 뒤 13, 14일 등 출국할 예정이다.
이번 잼버리 행사를 통해 대한민국에는 전세계 159개국 4만3000여명의 대원들이 집결했다. 한국은 지난 1991년 고성 세계잼버리 개최 이후 32년 만에 2번째 세계잼버리를 열며 2회 이상 세계잼버리를 개최한 6번째 나라로 이름을 올렸다.
세계 각국의 기대 속에 전북 부안군 새만금 일대에서 지난 1일 잼버리 행사가 열렸지만 대회 초중반까지 각종 사건사고가 이어졌다.
이번 잼버리의 첫 리스크는 폭우에 따른 영지 침수였다. 이 문제는 개막 직전까지 대회 성패를 가를 요소로 대두됐다. 예년 대비 특히나 많은 강수량, 게릴라성 집중호우 등으로 새만금 잼버리 부지는 잇따라 침수되는 상황을 겪었다.
비가 그치고 나서는 폭염이 문제였다. 역대급 폭염이 이어지며 전 세계 159개국 4만3300여명의 참가 대원들은 폭염의 공포에 시달려야 했다. 많게는 하루 100~200명에 달하는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생존게임’이라는 표현이 나돌기도 했다.
폭염에 더해 전반적 편의시설 미흡·부족 문제는 대회 내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특히 샤워실과 화장실은 대원들에게 지탄의 대상이었다. 샤워실은 부족했고 화장실 위생 상태는 엉망이었다. 개막 며칠이 지나 전북도 등 공무원들이 대거 투입돼 청소와 관리에 나선 뒤에야 불만은 조금 진정됐다.
새만금 잼버리는 개막 닷새 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영국과 미국이 조기 퇴영을 결정하면서다. 두 국가가 폭염과 부실한 영지 환경 등을 이유로 들며 자국 대원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조기 퇴영을 결정했다고 밝히자 일각에서는 '도미노 조기 퇴영'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정부는 곧장 전폭적 지원책을 발표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원 확대를 지시했고 영지를 찾은 국무총리는 대원들에게 "불편한 게 있으면 말해 달라. 즉각 조치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부는 관리 주체도 행정안전부를 필두로 일원화했다. 이에 따라 '도미노 조기 퇴영' 문제는 일단락됐다.
정상화 수순을 밟기 시작하는 듯했던 잼버리는 행사 시작 일주일 만인 8일 제6호 태풍 '카눈'의 한반도 관통이라는 커다란 장애물을 만났다. 일각에서는 잼버리 행사가 좌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지만 정부는 '새만금 잼버리'를 서울과 경기 등 전국 8개 시·도로 확대시키는 'K-잼버리'로 콘셉트를 바꿔 진화에 나섰다.
전국 각지로 흩어진 스카우트 대원들은 각 지자체에서 마련한 지역 문화·체험으로 잼버리 활동을 이어갔다. 서울에서는 EDM 디제잉과 함께 하는 '웰컴 투 서울 댄스 나이트', '남산 둘레길 트레킹'이 진행됐고, 충남에서는 머드축제 대표 프로그램인 머드몹신&머디엠(공연·물 분사) 등이 대원들을 맞았다. 이밖에도 전국 각지의 대원들은 K-컬처부터 자연환경, 첨단 산업 현장 견학까지 새로운 체험과 모험, 교류라는 잼버리의 취지에 따라 구성된 프로그램을 즐기며 한국을 몸소 체험했다.
이번 잼버리는 행사의 '하이라이트' 격인 폐영식과 'K팝 슈퍼 라이브 콘서트'로 11일 공식 마무리됐다. 이날 폐영식에는 등록된 153개국 4만3000여명 중 140여개국 4만여명의 대원들이 참석했다. 조기 퇴영했던 영국과 미국, 싱가포르 대원들도 참석했다. 4만여명의 스카우트 대원들은 인기 아이돌 뉴진스와 아이브 등 K팝 스타들의 공연을 즐기며 행사의 마무리까지 뜨거운 분위기를 이어갔다.
12일간의 대장정을 끝낸 4만여명의 잼버리 대원들은 이날 오전부터 차례로 출국한다. 일부 국가는 며칠 더 한국에서 체류하며 한국 탐방을 이어간다. 행정안전부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새만큼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참가자들이 원하는 경우 공식 일정 종료일인 12일 이후에도 숙소 등 필요한 지원을 할 예정이다.
jung907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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