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세법 개정안, 소득세법 상 주택 개념 정확히 알자[도와줘요 부동산세금]

김선준 세무법인 다솔 팀장세무사

[서울경제]

지난 7월 27일 기획재정부에서는 23년 세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이번에 발표된 세법 개정안은 크게 눈에 띄는 내용은 포함되어있지 않았다. 그나마 주목할 만한 개정은 혼인 증여공제 정도였고, 기대했던 양도소득세 중과세 폐지나 상속세 유산취득세로 개정 등은 빠졌다. 한마디로 23년 세법 개정안은 변화보다는 ‘유지 보수’의 성격을 띤 개정안이었다.

유지보수 성격의 23년 세법 개정안에서도 놓치지 말아야 할 개정사항이 있다. 바로 소득세법상 주택 개념의 정비이다. 양도소득세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은 비과세 규정이다. 비과세는 일정한 요건을 충족한 1세대 1주택자만 적용할 수 있다. 즉, 다주택자는 비과세를 적용받을 수 없고 오히려 다주택자 중과세(24년 5월 9일까지 중과배제 적용) 폭탄을 맞을 수도 있다. 따라서 소득세법에서 무엇을 주택으로 보고 있고, 내가 소유한 주택이 몇 채인지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이다.

현행 소득세법에서 주택은 허가 여부나 공부상의 용도 구분과 관계없이 사실상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건물을 의미한다. 이에 따르면 등기나 건축물대장에 어떤 용도로 기재되어있느냐가 아니라 실질이 주거용으로 사용하고 있는지가 주택 판단의 핵심이 된다. 만약 실제 사용 용도가 분명하지 않으면 공부상의 용도에 따라 주택 여부를 판단한다.

소득세법에서는 실질 용도에 따라 주택 여부를 판정하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문제가 발생한다. 매도자는 주택을 양도하면서 본인을 1주택자로 생각하고 비과세로 세금을 신고했지만, 과세관청에서는 양도자가 보유한 상가에 임차인이 임대인 몰래 들어와서 거주하고 있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경우 상가를 주택으로 보아 비과세를 부인할 수 있다. 그리고 고시원의 경우에도 임차인이 고시원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주거용으로 사용하면 임대인은 다주택자가 될 수도 있다.

이는 모두 주택의 정의가 명확하지 않다 보니 발생하는 문제이다. 비과세 규정은 개인에게 가장 중요한 세금 규정 중 하나인데 자신도 모르게 비과세를 부인당하면 너무나 억울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점을 과세관청에서도 인지하고 있었고 이번 세법 개정안에 주택의 정의를 보다 구체적으로 정비하였다.

7월 27일 발표된 23년 세법 개정안에서는 주택의 개념에 시설구조에 대한 정의를 추가했다. 즉, 건물을 주택으로 보려면 건물의 시설구조가 독립된 주거생활을 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있어야 한다. 여기서 독립된 주거생활을 할 수 있는 구조란 출입문이 세대별로 구분되어 있고 취사 시설, 욕실을 모두 갖춘 구조를 의미한다.

개정안에 따르면 화장실과 취사 시설을 공유하는 고시원의 경우에는 주택으로 볼 수 없다. 그리고 상가의 경우에도 내부에 화장실이 없다면 주택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이렇게 주택의 정의에 구조적인 특성을 추가함에 따라 납세의무자와 과세관청의 다툼이 큰 폭으로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세법 개정안을 적용할 때 주의할 점이 있다. 주택의 개념에 구조적인 특성이 추가되었다고 해서 건물에 독립된 출입문, 취사 시설, 욕실이 있으면 무조건 주택이 되는 것은 아니란 점이다. 이는 특히 오피스텔에서 주의해야 한다. 오피스텔은 오피스와 호텔의 합성어로 사무용과 주거용으로 모두 사용할 수 있는 구조이다. 따라서 오피스텔의 경우 처음 설계단계부터 독립된 출입문과 욕실, 취사 시설이 모두 내부에 포함되어있다. 이러한 구조적 특성 때문에 이제 오피스텔은 무조건 주택인 것으로 착각할 수 있다.

하지만 주택의 정의를 잘 떠올리면 그렇지 않다. 소득세법상 주택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실제 주거용으로 사용해야 한다. 만약 독립된 출입문, 취사 시설, 욕실을 갖춘 오피스텔을 업무용으로만 사용한다면 오피스텔은 주택이 아니다. 즉, 세법 개정안에 주택의 구조적 특성이 추가된 것이지 실제 주거용으로 사용해야 주택인 점에는 변함이 없다.

7월 26일에 발표된 내용은 개정안이기 때문에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주택 개념과 관련된 개정사항은 그대로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다면 새로운 주택의 개념은 24년 1월 1일 이후 양도분부터 적용된다. 24년부터는 내가 보유한 건물이 주택이 아닐 수도 있는 것이다. 세법은 살아 있는 생명처럼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에 꾸준히 학습해야 한다. 부지런한 자만이 소중한 자산을 지킬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김선준 세무법인 다솔 장세무사. 2011년 설립된 세무법인 다솔은 현재 전국 80여개 지점 및 제휴점, 100여명의 세무사로 구성된 대한민국 매출 1위, 최대 규모의 세무법인이다

※[도와줘요 부동산세금]은 세무 전문가들이 부동산과 관련한 세금 이슈를 다루는 코너입니다. 이메일 문의(diver@sedaily.com)를 주시면 다수의 질문이 나오는 사례 중에 채택해 전문가들의 답변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변수연 기자 dive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