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I 편입 호재"…황제주 '에코프로' 시총 1위 차지할까

에코프로비엠과 시총 격차 줄어…패시브 자금 1조 추정
이동채 회장 상고심 변수…5월 구속 당시 주가 급락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황제주 에코프로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 편입에 힘입어 코스닥 시가총액 1위를 차지할지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에코프로비엠과의 시총 격차가 1조원 수준까지 줄었고, 리밸런싱에 따른 외국계 자금 유입 규모가 약 1조원으로 추정된다. 다만 다음주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에 대한 상고심이 예정돼 있어 주가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개인투자자들은 코스닥 시장에서 에코프로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하루 동안 순매수 규모는 약 638억원이다.

이는 MSCI 한국지수 편입 호재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10일(현지시간) MSCI는 8월 정기 지수 조정 결과, 한국지수에 에코프로, 한미반도체, 한화오션, JYP Ent 등 4개의 종목이 편입되고 CJ와 이마트 등 2개의 종목이 편출됐다고 발표했다.

MSCI 지수는 미국의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사가 발표하는 세계 주가지수다. MSCI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패시브 펀드들은 정기지수 변경이 이뤄지면 종목을 의무적으로 매입해야 한다. 인덱스 변경은 오는 31일 종가에 이뤄지며 다음달부터 변경된 종목이 반영된다.

이로 인해 편입 종목들은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유입돼 주가가 상승하는 사례가 나타난다. 지난 2019년 5월부터 지난 5월까지 한국지수에 신규 편입된 종목은 총 32개다. 이 종목들 가운데 20개의 종목이 지수 편입 전날까지 주가 상승이 나타났다. 20개 종목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약 35%다.

증권가는 약 1조원에 가까운 자금이 에코프로에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에코프로의 인덱스 비중이 0.248% 수준이기 때문이다. 다만 원·달러 환율이 올라갈수록 유입자금이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MSCI 신흥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자금 규모는 2980억 달러로 원·달러 환율 1315원을 적용할 경우, 391조9000억원에 해당된다"며 "이를 이용해 편입 종목의 인덱스 수요를 계산하면 에코프로는 9720억원"이라고 판단했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수 편입에 따른 에코프로에 대한 패시브 매입 수요는 1조2000억원"이라고 추정했다.

만약 패시브 자금 유입으로 주가 상승세가 나타난다면 코스닥 시가총액 1위를 차지할 수도 있다. 현재 코스닥 대장주인 에코프로비엠의 시가총액은 31조6387억원이며, 에코프로는 이보다 1조4000억원 적은 30조2757억원이다.

만약 에코프로가 4.5% 넘게 상승한다면 코스닥 시총 1위에 등극하게 된다. 반대로 에코프로비엠의 주가 하락이 크게 나타날 경우, 시총 2위로 떨어질 수 있다.

지난주 에코프로비엠은 14.98% 급락한 반면 에코프로는 3.15% 하락하는데 그쳤다. 패시브 자금 유입을 감안하면 이같은 추세가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다음주 이동채 에코프로그룹 회장의 상고심 선고가 있다는 점은 변수다. 이 회장은 내부자 거래 혐의로 지난 5월 법정 구속됐다. 구속 선고가 나왔을 당시, 에코프로의 주가도 크게 급락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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