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금 금리 높았는데 이자는 왜 요만큼?···‘우대금리 주의하세요’
은행권이 최고 연 6% 이상 금리를 제공하는 적금 상품을 판매 중이지만 가입 기간, 납입 한도, 우대금리 요건 등이 까다로워 금융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최고 금리에 현혹돼 가입했다가는 애초 기대했던 수준의 이자를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오는 16일부터 네이버 웹툰 ‘유미의 세포들’ 캐릭터를 빌려 만든 ‘N일 적금’을 판매한다. 기본금리는 2%, 우대금리 요건을 충족하면 최대 연 6% 금리가 적용된다.
우대금리는 이 상품 가입 시점에 우리은행 예·적금 상품이 없어야 하고, ‘감정 다이어리’를 일정 수준 이상 작성해야 모두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만기를 1년이 아닌 최대 200일 이내에서 정해야 하고, 납입 금액도 하루 3만원만 가능해 우대금리 요건을 다 충족해도 소비자가 받는 이자는 ‘연 6%’에 미치지 못한다.
KB국민은행이 판매 중인 ‘특별한 적금’도 ‘최고 연 6%’를 내걸었지만 이 중에서 4%포인트가 우대금리다. 4%포인트 중 1%포인트는 ‘별 모으기’를 완수해야 하고, 2%포인트는 친구 3명을 초대하고 이들 3명이 모두 해당 적금에 가입해야 받을 수 있다. 가입 기간도 1년이 아닌 최대 6개월이다.
은행권이 이처럼 복잡다단한 적금 상품을 출시하는 것은 적금 과정에 재미 요소를 심어 고객을 유인하기 위해서다. 돈만 이체하는 게 아니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 주기적으로 접속해 특정한 임무를 수행하도록 하면, 가입자는 이 과정에서 재미와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아울러 은행은 자금 조달과 함께 신규 가입자를 유치하고, 모바일 앱의 활성 사용자 수를 올리는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소비자로선 은행이 광고하는 ‘최고 금리’만 확인하고 가입하면 실속을 챙기지 못할 수도 있다. BNK부산은행이 지난달 출시한 ‘너만 솔로(solo)’ 적금은 최고 연 9% 금리를 내걸었으나 이 중 6.5%포인트가 우대금리다. 상품 이름과는 달리 결혼 계획이 있는 소비자를 겨냥하고 있는데 적금 가입 기간 중 결혼하면 금리 5.0%포인트, 가입자끼리 결혼하면 0.5%포인트 등을 제공한다.
은행이 내세우는 최고 금리를 받기가 까다로운 만큼 적금 상품에 가입하기 전에는 가입 기간과 우대금리 요건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은행권은 주로 첫 거래, 급여 이체, 카드 실적, 주택청약통장 보유, 마케팅 수신 동의 등의 요건을 내걸고 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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