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전기료도 보탬이 됐겠지”…한전 10분기 적자탈출 안간힘

이진한 기자(mystic2j@mk.co.kr) 2023. 8. 12.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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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규모 40% 개선됐지만
국제유가·LNG값 급등기세
3분기 이후 다시 적자 유력
[이승환 기자]
한국전력의 2분기 영업적자 폭이 2조원 대로 크게 줄었지만 최근 국제 유가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하반기 수익 개선 가능성에 먹구름이 꼈다. 전문가들은 송·배전망 투자 등 산업경쟁력 유지를 위해서는 전기 요금 현실화와 자금 조달 리스크 해소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11일 한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매출액은 41조2165억원, 영업비용은 49조6665억원으로 영업손실이 8조45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영업손실 규모가 40.9%(5조8533억원) 개선됐다. 결산 기간을 2분기로 한정하면 매출은 19조622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4% 증가했다. 순손실은 1조9043억원으로 1년 전보다 60.6% 개선됐다.

한전의 영업손실 규모는 올해 상반기까지 국제 에너지 가격이 하향 안정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전기요금이 꾸준히 올라 점차 축소되는 추세에 있었다. 지난 5월 ㎾h(킬로와트시)당 판매단가도 구입단가보다 6.4원 높아지면서 역마진 구조가 깨졌다. 6월 들어서는 판매 이익이 31.2원으로 더 높아졌다. 3분기 1조8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10개 분기 만에 적자 탈출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까닭이다.

그러나 수익 구조 정상화는 아직 달성하지 못해 4분기부터는 다시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지적이 우세하다. 연간 기준으로는 지난해 32조7000억원의 영업손실에 이어 올해도 6조5000억원가량의 영업손실을 낼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연말이면 50조원에 육박하는 대규모 누적 적자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전은 지난 5월 2분기 전기요금 인상 발표에 앞서 주요 건물 매각과 임직원 임금 반납 등을 통해 2026년까지 25조7000억원 규모의 재무구조 개선을 달성하겠다는 자구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와 여의도 남서울본부는 여전히 임대 공고조차 내지 않았고, 3급 이상 임직원의 임금 반납도 연말에나 이뤄질 예정으로 지지부진하다는 평가다.

최근 이상 고온 등으로 다소 상승한 액화천연가스(LNG) 비용과 다시 상승기류를 타는 국제유가 또한 변수로 꼽힌다. 실제 유럽 LNG 가격 기준물인 타이틀트랜스퍼퍼실러티(TTF) 가격은 지난 10일 ㎿h(메가와트시)당 43유로(약 6만2100원)로 급등했다. 전날 30유로 수준에 비해 40% 가까이 폭등한 셈이다. 이는 6월 중순 이후 최고치로 평가된다. 이달 국제유가는 저점을 기록한 지난 6월 말 대비 19% 이상 올랐다.

전문가들은 한전이 반도체 등 국가 첨단산업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송·배전망 투자 등에서 역할을 충실히 하려면 가격 인상 등 추가 투자를 위한 동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있는 만큼 정부·여당이 동결 또는 최소 수준의 인상이 유력하지만 결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손양훈 인천대 교수는 “적자 폭이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올해만 벌써 8조원이 넘는 적자가 쌓였다”며 “국제 정세나 기후 영향에 따라 작년처럼 천연가스 가격이 폭등할 수도 있어 안심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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