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놓친 많은 팀이 이불킥 한다고 장담" 부상에도 흔들림 없는 이정후 평가, '어썸킴' 있어 가능했다

김동윤 기자 2023. 8. 12.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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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김하성./AFPBBNews=뉴스1
히어로즈 시절 이정후(왼쪽)와 김하성./사진=OSEN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에서의 김하성(왼쪽)과 이정후.
'히어로즈 선배' 강정호(36·은퇴)의 메이저리그 활약이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빅리그 도전을 수월케 한 것처럼, 그 역시 올 시즌 활약으로 후배 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의 앞길을 꽃길로 만들고 있다.

미국 매체 블리처네이션은 11일(한국시간) "한국의 스타 외야수 이정후가 시즌을 마감해야 하는 수술을 받아야 될 정도로 심각한 발목 부상을 당했다"면서 "그의 FA는 어린 나이, 외국리그에서의 극단적인 성공, 여전히 발전히고 있는 힘, 추가되는 포스팅비, 특히 올시즌 약한 FA 시장 등으로 인해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 됐다. 엄청난 값을 매길 수도 있고 극도로 조심성 있는 값을 예상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후는 지난달 22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 8회말 수비 도중 당한 왼쪽 발목 신전지대(발목 힘줄을 감싸는 막) 손상으로 지난달 27일 수술을 받았다. 키움 구단에 따르면 재활 기간은 약 3개월로 다음 달 열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은 물론이고 시즌 아웃까지도 예상됐다.

장타가 부족해 빠른 발이 중요한 유형인 만큼, 3개월짜리 발목 부상은 올 시즌 후 있을 메이저리그 포스팅에서도 불리해 보였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블리처네이션은 "이정후가 시즌 아웃도 예상되는 발목 부상을 당했지만, 그 부상이 정확히 무엇이든 (메이저리그 진출에는) 영향이 없다"고 했다.

같은 날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 역시 KBO리그 시절 이정후의 천적으로 활약했던 브룩스 레일리(35·뉴욕 메츠)의 인터뷰를 실으며 우호적인 시선을 보냈다. 레일리는 MLB.com과 인터뷰에서 "이정후는 훌륭한 선수다. 그의 협응력은 놀라운 수준이며 파워도 정말 많이 성장했다. 올해 초 이정후가 밀어 쳐서 홈런을 만드는 장면을 봤는데 그가 얼마나 더 강해졌는지 내게 많은 것을 느끼게 했다"고 칭찬했다.

키움 이정후.
키움 이정후(왼쪽).
김하성./AFPBBNews=뉴스1

과거 같았으면 좀처럼 보기 힘든 풍경이다. 그동안 KBO, 일본프로야구(NPB) 등 아시아 리그에서 건너오는 야수들에게는 항상 회의적인 시선이 따랐다. 기본적으로 운동능력 차이에 따른 수비에서 격차가 컸고, 타격에서도 기존 리그에서 보여주던 기량의 절반도 나오지 않았기 때문. 하지만 최근 김하성의 맹활약에 부정적인 시선도 차츰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블리처네이션은 "한 가지 지적할 점이 있다. 한국에서 마지막으로 온 젊은 스타 야수는 김하성이었다"며 "그는 많은 사람들이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적은 금액(4년 총액 2800만 달러)의 계약을 체결했지만, 그는 현재 샌디에이고 1군 로스터에서 가장 가치 있는 선수 중 한 명으로 활약 중"이라고 조명했다.

올 시즌 김하성은 110경기 타율 0.288, 15홈런 41타점 63득점 27도루, 출루율 0.384 장타율 0.451 OPS 0.835를 기록 중이다. 미국 야구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은 5.9로 그보다 위에 있는 메이저리그 선수는 9.0의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뿐이다. 내셔널리그에서는 MVP 후보 0순위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26·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동률을 이루면서 그야말로 MVP급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블리처네이션은 "김하성은 올해 내야 곳곳에서 훌륭한 수비를 보여주고 있으며, 베이스러닝에 있어서도 매우 뛰어나다"면서 "일부 사람들은 한국이나 일본에서 오는 선수들이 항상 성적이 저조한 것처럼 보이길 원하지만, 그것은 정확한 판단이 아니다. 많은 팀들이 김하성을 놓친 것에 대해 그들 스스로 이불킥(자책하는 마음에 이불을 찬다는 뜻의 신조어)하고 있다는 것을 장담한다. (김하성의 사례만 봐도) 한 선수의 과거 리그나 국적이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할 수 없다고 믿을 근거는 그 어디에도 없다"고 단언했다.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시절의 강정호. /사진=이상희 통신원
김하성./AFPBBNews=뉴스1
이정후.

선배 강정호의 빅리그 활약으로 김하성도 나쁘지 않은 대우를 받고 메이저리그에 연착륙한 것에 이은 선순환이다. 미국 내에서 강정호 이전 KBO리그 내야수들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평가는 불가능에 가까웠다.

하지만 강정호가 2015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를 통해 빅리그에 데뷔해 첫해부터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내고 수비에서도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으면서 인식이 개선되기 시작했다. 비록 스스로 저지른 실책 때문에 커리어가 끝났지만, 메이저리그 4시즌 동안 타율 0.254, 46홈런 144타점 120득점 8도루, 출루율 0.331 장타율 0.466 OPS 0.796을 기록했다.

덕분에 강정호의 빅리그 진출로부터 6년 뒤, 김하성은 KBO리그 직행 야수로는 최고 금액인 4년 2800만 달러의 보장 계약을 샌디에이고와 체결할 수 있었다. 그 뒤부터는 오로지 김하성 개인의 노력으로 아시아 내야수의 유리천장을 깨부쉈다.

김하성은 첫 시즌 플래툰멤버로 활약하던 김하성은 지난해 주전 유격수로 풀타임 시즌을 치르며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 3인에 올랐다. 수비에 대한 인식을 180도 바꿔놓은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이정후와 함께 타격폼을 바꾸면서 또 한 번 변화를 시도했고, 결국 성공을 거뒀다.

이정후는 잘 나가는 선배 덕분에 1억 달러(약 1329억 원)도 가능한 FA 최대어 중 하나로 떠올랐다. 올해 초 CBS스포츠는 이정후의 계약 총액을 1억 달러로 예상했다. 또한 최근 발목 수술이라는 최악의 악재에도 메이저리그 계약은 문제가 없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 시즌 샌디에이고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는 '어썸킴(Awesome Kim)'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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