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빙’엔 다 있어요[양추리]

한국형 히어로물 ‘무빙’
귀엽고 풋풋하고 강렬하다

‘무빙’ 포스터.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종합 선물 세트”를 자신한 ‘무빙’에는 가족애, 청춘 로맨스, 액션 다 있었다.

한국형 히어로물을 표방한 디즈니+ 시리즈 ‘무빙’은 ​초능력을 숨긴 채 현재를 살아가는 아이들과 아픈 비밀을 감춘 채 과거를 살아온 부모들의 이야기를 그린 휴먼 액션물이다. 원작 웹툰의 강풀 작가가 직접 각본을 쓰고 ‘킹덤 시즌2’ 박인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20부작을 직접 쓴 강풀 작가는 앞서 “초능력자들이 나오는 한국형 히어로 만화를 그리고 싶었다. 주인공들 개개인의 삶을 한국의 역사 속에 녹여낸다면 한국형 히어로물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세상을 구하겠다는 ‘대의’보다는 소중한 나의 ‘가족’을 위해 싸우는 인물들이 등장한다”​고 ‘무빙’을 소개했다.

지난 9일 1~7회까지 공개된 ‘무빙’은 하늘을 나는 능력이 있는 고등학생 김봉석(이정하)과 뛰어난 재생 능력을 가진 장희수(고윤정)의 우정과 로맨스를 풋풋하게 그려내며 몽글몽글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아직 비행 능력 컨트롤이 능숙하지 않은 봉석의 감정에 따라 몸이 떠오른다거나 어두운 운동장을 달리는 희수를 위해 교실 불을 밝히는 신 등 아기자기한 매력이 있다. 희수가 봉석에게 “이상한 게 아니야. 조금 다르고 특별할 뿐이야”라고 말하는 신이나 봉석이 과거 때문에 힘들어하는 희수에게 힘이 되어주는 신 등 따뜻하고 뭉클한 부분도 존재한다.

청춘들의 이야기만 있는 건 아니다. 능력을 숨긴 채 자식들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부모 세대도 있다. 초인적인 오감 능력을 지난 초능력자이자 아들 봉석을 위해 애쓰는 엄마 이미현(한효주)과 딸 희수를 아끼는 무한 재생 능력을 지닌 장주원(류승룡)의 이야기도 담겼다.

미국에서 온 프랭크(류승범)가 초능력자들을 처단하는 과정도 녹아있다. 이때 ‘무빙’의 만화적이고 강렬한 액션이 폭발한다. 다양한 초능력만큼 여러 액션이 나오는데 생각보다 수위가 높다. 보는 이에 따라 잔혹하게 느껴질 수 있을 터.

배우들도 제 몫을 다한다. 봉석 캐릭터를 위해 30kg을 증량한 이정하와 털털한 희수를 자연스럽게 연기한 고윤정은 성공적으로 극 초반을 이끈다. 엄마로 변신한 한효주의 얼굴, 류승룡의 능청스러운 연기, 원작에 없는 프랭크를 연기한 류승범 등의 열연도 힘을 보탠다. 귀를 즐겁게 하는 OST와 여러 장르가 적절히 녹아든 연출도 시너지를 내며 몰입도를 높인다.

‘무빙’ 1~7회는 귀엽고 풋풋하면서도 강렬한, 다채로운 감정을 선사하며 시간을 순삭했다. 동시에 봉석의 아버지이자 미현의 남편인 김두식 역의 조인성, 북한 군복을 입고 등장한 박희순, 이재만(김성균)과 그의 아들 이강훈(김도훈) 등 아직 다 드러나지 않은 이야기 등에 대한 호기심을 높이며 다음을 기대하게 했다.

그렇기에 ‘무빙’의 이야기를 한 번에 볼 수 없다는 점이 아쉬움을 자아낸다. 전체 이야기를 감상하기 위해선 약 한달을 기다려야 한다. 앞으로 매주 2회씩 공개되기 때문. OTT의 매력과 장점 중 하나가 몰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디즈니+ 선택이, 이 기다림이 조금은 아쉽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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