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에 대규모 수송 작전까지"…우여곡절 잼버리 마무리[사사건건]

손의연 2023. 8. 1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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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폐영식과 K-팝 콘서트로 행사 마무리
태풍에 대원들 전국 수송 대규모 작전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도 경찰 대응 총력
"향후 책임소재 등 논쟁 이어질 듯"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가 11일 폐영식과 K-팝 콘서트를 끝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이번 잼버리는 지난 2일 개영식부터 각종 문제점을 내비쳤는데요. 전세계 158개국, 4만3000명을 불러모은 큰 행사인데 6년간 1000억원 넘는 세금이 투입됐다고 믿을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관리되지 않은 시설과 물이 빠지지 않아 진흙탕인 땅, 비위생적인 환경 등이 문제가 됐습니다. 이때문에 미국과 영국 등 일부 국가에선 자국 스카우트를 철수시키기도 했지요.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K팝 슈퍼 라이브’ 공연을 위한 무대 설치 막바지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상황이 이렇자 정부와 기업, 민간단체가 부랴부랴 수습에 나섰습니다. 정부는 우선 부족한 프로그램을 전국 곳곳 관광 프로그램으로 대체하기로 했는데요.

이와 함께 현장에 냉방 대형버스와 냉장·냉동 탑차, 물놀이 시설 등을 지원했습니다. 국내 대기업과 종교계도 의료진을 파견하거나 생수 등을 제공하면서 지원사격에 나섰습니다.

일각에서는 조직위와 지방자치단체의 잘못을 왜 민간이 나서서 수습해야 되냐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지요.

이러한 노력에도 날씨가 도와주지 않았는데요. 폭염이 이어지면서 조직위는 안전 문제 등으로 인해 5일 저녁 예정됐던 K-팝 콘서트를 결국 연기하기로 했습니다. 이가운데 태풍 카눈까지 갑자기 방향을 틀면서 한반도를 정중앙으로 관통할 것으로 전망돼 우려를 샀습니다.

정부는 결국 참가자들을 전국 각지 숙소로 대피시키기로 했는데요. 4만명에 달하는 인원을 수송하는 만큼 헬기까지 동원한 대규모 이동 작전이 펼쳐졌습니다. 경찰은 1850명을 투입해 참가자들이 새 숙소로 이동하는 과정 전반을 지원했는데요. 경찰 헬기 4대와 순찰차 251대, 사이카 22대도 동원했습니다.

정부는 각 기관의 연수원과 대학교 기숙사 등을 활용해 전국 8개 시도 128개 숙소에 3만7000여 명을 수용하기로 했는데요. 서울에는 17개 숙소에서 8개국 3133명이, 경기도엔 64개 숙소에서 88개 나라 1만3568명이 체류하게 됐습니다. 또 인천 8개 숙소·27개국·3257명, 대전 6개 숙소·2개국·1355명, 세종 3개 숙소·2개국·716명, 충북 7개 숙소· 3개국· 2710명, 충남 18개 숙소· 18개국· 6274명, 전북 5개 숙소· 10개국· 5541명으로 나눠 배치됐습니다.

K-팝 콘서트는 폐영식이 열리는 11일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정했습니다. 뉴진스, NCT 드림, 마마무 등 K-팝 스타들이 총출동했습니다. 스카우트 대원 전원에게는 잼버리 추억을 간직할 ‘콘서트 리멤버 키트’ 기념품을 선물하기도 했습니다.

전국으로 나눠진 스카우트 대원들이 한 곳에 모이는 만큼 이 과정에서도 만반의 준비가 필요했는데요. 조직위는 버스 1000여대를 동원해 143개국 4만여명을 행사장으로 수송했습니다. 날씨와 군중밀집 등으로 인한 탈수·탈진 예방을 위해 수분 섭취 공간도 마련하고 보건복지부와 서울시는 ‘현장응급의료소’ 4개소를 설치했습니다.

저녁 식사를 위해 일반식(3만5000개), 비건식(5000개), 할랄식(7000개) 등을 준비하고 변질 우려가 없는 식품 위주로 제공했습니다.

경찰은 일대 교통통제는 물론 2500여명의 경찰을 투입해 행사 전반적인 안전을 책임졌습니다. 서울청은 행사장 인파 관리를 위해 경찰관기동대 43개 부대(2500여명)을 동원하고, 야간에 행사가 종료되는 점을 감안해 방송조명차 11대를 배치했습니다. 외국어 능통자로 이뤄진 경찰관 70명을 별도로 운영해 외국인 사건 사고 등 돌발상황에 대비했습니다.

잼버리는 끝이 났지만, 전반적인 과정에서 일어난 문제점에 대한 논의가 필요해보입니다. 정치권도 이미 책임 소재를 따지고 있는데요. 향후 이러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대책이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손의연 (seyye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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