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잼버리' 공식 폐막…기업들 "이제는 말 할 수 있다"
'곰팡이 계란' 조직위의 지역업체 선정 요구 탓…부실급식은 '자율배식'
'바가지 논란' GS25, 갯벌 탓에 차량 진입 불가…"인력 100명·굴삭기까지 동원"
하림, 대원들 행사 아닌 운영요원 대상…"참여자 만족감 높아"
[아이뉴스24 김태헌 기자] 새만금 잼버리가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조기종료 되면서, 선의로 행사 후원에 나섰던 기업들은 브랜드 이미지에 악영향을 입게 됐다. 더욱이 새만금에서 조기 퇴영한 이후 잼버리 대원들의 후속 프로그램 마련에 발벗고 나서기도 했으나 만족스럽지 못한 평가를 얻게 됐다.
12일 잼버리 추진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진행된 제25회 2023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행사가 지난 11일 공식 폐막식과 K팝 슈퍼라이브 콘서트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이번 잼버리는 폭염과 준비부족 탓에 155개국 중 미국·영국·싱가포르 대원들이 조기 퇴영했고, 태풍 '카눈' 북상을 이유로 지난 8일에는 나머지 152개국 대원들이 야영지에서 퇴영하며 사실상 종료됐다. 이들 대원들은 8개 자치단체에서 관광을 즐겼다.
행사가 파행되자 이번 잼버리 대회 후원사로 나섰던 기업들은 곤란한 입장이 됐다. 행사를 통해 얻으려 했던 경험과 브랜드 인지도 향상은 고사하고, 오히려 막대한 경제적 손실과 불명예만 떠안게 됐기 때문이다.
새만금 잼버리 공식후원사는 스폰서(Official Sponsors)에 아워홈, 서울텐트, KBS, 이노뎁, 카카오맵, 공급업체(Official Suppliers)는 국립공원공단, HBAF, KD운송그룹, 동아오츠카, 버팔로, 하림, 서포터즈(Official Supporters)로는 비비고, 농협, 오뚜기, 트립패스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수천에서 수억원 가량의 행사비용을 지원하거나 물품을 제공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행사 시작과 함께 여러 논란들이 쏟아져 나왔고, 논란 끝에 결국 일정이 조기종료 돼 그간의 지원은 모두 헛수고가 됐다.
먼저 아워홈은 잼버리의 단체급식을 맡으면서 대표이사가 직접 현장을 찾아 준비상황을 점검하는 등 행사 성공을 위해 전사적 역량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초반 '곰팡이 계란'과 부실 식단 논란이 터지며 동력을 상실했다. 사실 곰팡이 계란의 경우 아워홈과 손발을 맞춰오던 서울 기업이 아닌 조직위가 권고한 지역업체를 선정하면서 불거졌다. 이들 업체는 소규모이기 때문에 공급 물량과 관리에 한계를 보인 것이다. 또 '밥과 두부'만 찍은 사진을 통해 부실 식단 논란이 일었지만, 자율배식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억울한 상황이 됐다. 이날 채식식단은 콩으로 만든 고기와 버섯, 연근 등 모두 8가지였다.
하림은 잼버리 대원이 아닌 국제운영요원(INS)을 상대로 '하림푸드로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가 비판을 받았다. 이번 프로그램은 하림의 닭고기, 라면, 즉석밥 등 대표식품 생산공정을 둘러보고, 시식을 하는 체험 행사로 이뤄졌다. 하지만 폭염으로 대원들이 쓰러지는 등의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운영요원들에게 행사를 제공하는 것이 맞느냐며 비판의 대상이 됐다. 또 이들 운영요원들은 자발적으로 지원한 것이고, 근무 외에만 행사 신청이 가능했다.
특히 하림은 지난 8일 공식행사인 '새만금 잼버리 빅 디너'를 개최하기로 되어 있었지만, 행사 조기종료로 취소를 맞기도 했다. 빅 디너는 대원들이 자국의 요리법과 향신료들로 다채로운 닭요리를 만들어 야영장에서 함께 저녁식사를 즐기는 야외만찬 행사로 꾸며질 계획이었다. 하림은 잼버리 대회에 5억원 상당의 닭고기까지 후원했지만 돌아온 것은 칭찬대신 비판의 목소리 뿐이었다.
GS25는 야영지 내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며 '바가지 논란'에 휩싸였다. 얼음물과 콜라 등이 주변 편의점보다 비싸다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하지만 새만금 야영지에 편의점 설치비용은 물론 차량이 접근하기 어려울 정도로 도로 여건이 좋지 못해 굴착기와 아르바이트 직원 100여명을 동원해 물건을 옮겨야 했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제품에 이 같은 비용이 포함되며 일부 제품가가 비싸진 셈이다. 또 잼버리 운영위가 얼음물과 생수 등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면서 수요가 편의점으로 몰렸고 결국 GS25로 불똥이 튄 셈이 됐다. 논란이 일자 결국 GS25는 제품가를 모두 낮췄다.
이외에도 동아오츠카와 오뚜기, 비비고 등도 식·음료를 야영지에 제공했지만 제대로 된 홍보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들 제품을 먹는 대원들 사진은 찾아보기 어려웠고 한덕수 국무총리가 오뚜기 라면을 먹는 모습이 보도됐을 뿐이다. 잼버리 운영위가 언론의 취재를 극히 제한 하면서 대원들이 제품을 맛있게 먹는 모습이 노출될 기회가 사라진 것이다. 또 폭염과 각종 논란에만 여론이 집중됐다는 점도 후원사를 곤욕스럽게 했다.
이들 후원사는 행사 시작 전까지 잼버리와 관련된 홍보를 일부 진행했었지만, 정작 행사 이후 홍보와 마케팅을 중단해 후원의 목적인 마케팅 효과도 거두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후원으로 나섰다가 조기 퇴영에 따른 후속 프로그램 참가 등으로 인한 투자까지 했는데도 기업 이미지만 나빠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번 잼버리에 후원한 기업들은 수억원 씩 돈을 내고 욕만 먹은 꼴이 됐다"며 "사실 잼버리 추진위원회가 행사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해 발생한 문제인데, 오히려 좋은 뜻으로 행사에 참여하고 후원에 나선 기업들에 불똥이 튀었다"라고 말했다.
/김태헌 기자(kth82@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