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위 내홍 속 검찰 소환까지...이재명 리더십 '기로'
[앵커]
김은경 혁신위가 내놓은 '대의원 권한 축소' 등 쇄신안과 이재명 대표를 둘러싼 검찰 수사 등 당 안팎의 사정으로 요즘 민주당 내부 분위기가 어수선합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 대표의 리더십이 또 한 번 기로에 섰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박기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김은경 위원장의 '노인 폄하' 논란 등으로 사실상 조기 퇴장한 민주당 혁신위의 마지막 카드는 거센 후폭풍을 몰고 왔습니다.
특히, '대의원제 권한 대폭 축소' 제안은 계파 갈등의 불씨를 댕겼습니다.
[서복경 /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 (그제) : 당 대표와 최고위원 선출에서 권리당원 70%, 국민 여론 30%로 선출하는 안을 저희가 마련을 했고요.]
당 대표 선거 과정에서 60배가량 차이 나는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가치를 일대일로 맞추자는 제안에 '친명계'는 힘을 실었습니다.
[김용민 / 더불어민주당 의원 : 제가 대통령 선거할 때 1표가 아니라 60표를 행사하겠다고 하면 여러분들 뭐라고 하시겠습니까? 말도 안 되는 소리 한다, 이렇게 하실 겁니다. 마찬가지입니다.]
당원들의 권리를 둘러싼 고질적인 불평등 논란을 이제는 해소할 때가 됐다는 건데, '비명계'는 발끈했습니다.
지난 대선을 거치며 급증한 신규 권리당원 지지세의 무게추가 친명계로 쏠려 있다는 걸 염두에 둔 거란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습니다.
[조응천 / 더불어민주당 의원 (8일, SBS 라디오) : 대의원제가 문제가 있어서 우리가 대선, 지선, 4·7 재보궐 3연패 했습니까? 도덕성 문제, 내로남불, 당내 민주주의 악화, 팬덤, 개딸 이런 거 아닙니까? 왜 그건 아무 이야기를 못 해요.]
결국, 당내 역학 구도, 나아가 당권을 둘러싼 계파 간 '힘겨루기'라는 해석이 지배적인데 일단 이재명 대표는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표 : 일단 혁신안은 혁신위의 제안이기 때문에 당내 논의를 거쳐서 합당한 결과를 만들어 내도록 할 것입니다.]
자칫 자신의 발언이 가뜩이나 임계점을 향해 가고 있는 당내 갈등에 기름을 붓진 않을지 경계하는 걸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 대표의 리더십을 둘러싼 상황이 녹록지만은 않습니다.
당장 쌍방울 그룹의 대북 송금 의혹 사건과 관련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법정 진술이 어떻게 나올지가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방북 비용 대납을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재명 대표에게 '사전 보고'했다는 취지로 증언할 경우, 이 대표로선 타격이 불가피합니다.
오는 17일 검찰 조사를 앞둔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도 부담이긴 마찬가지입니다.
검찰이 이 대표 관련 사건을 묶어 회기 중에 또 한 번 구속영장을 청구할 경우 민주당의 내홍은 격랑에 휩싸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영진 /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9일, BBS 라디오) : 정치적인 목적에 의해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7·8월의 그 긴 시간 동안에 수사나 영장 이런 거 없이 또 정기국회 시기에 하겠다. 이런 의도가 있지 않나.]
[이원욱 / 더불어민주당 의원 (9일, MBC 라디오) 문제는 설령 구속이 된다고 하더라도 당 대표를 사임하지 않으면 이재명 대표 체제는 계속 가는 겁니다. (이재명 대표가 어떻게 처신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이재명 대표가 그만 내려놓으셔야죠.]
민주당 혁신위는 다선 의원의 용퇴를 촉구하며, 현역 의원에게 상대적으로 불리한 공천 규칙까지 제안했습니다.
전당대회 돈 봉투 연루 의혹을 받는 현직 의원들에 대한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총선을 앞둔 이재명 대표의 고심은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YTN 박기완입니다.
YTN 박기완 (parkkw0616@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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