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는 전쟁…美도매물가 압력증가에 연준은 [뉴욕마감]

뉴욕=박준식 특파원 2023. 8. 12. 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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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 6일 오전 서울에 위치한 한 마트를 찾은 시민이 식용유를 구매하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에 따르면 세계 식량 가격 3달 만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가 흑해를 통해 곡물을 수출할 수 있도록 보장한 ‘흑해곡물협정’ 파기 영향으로 해바리가씨유 등 유지류 가격이 전월대비 12.1% 상승했다. 2023.8.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욕증시가 이번주 마지막 거래일을 혼조세로 마무리했다. 다우존스 지수는 오르고, 나스닥과 S&P 500 지수는 다소 하락했다. 이번주에 S&P 500은 0.3%, 나스닥 지수는 2% 가까이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하락폭이 크지만 다우 지수는 0.6% 안팎 상승세를 보였다.

11일(현지시간) 다우존스 지수는 전일보다 105.25포인트(0.3%) 상승한 35,281.4를 기록했다. 나스닥 지수는 76.18포인트(0.56%) 내린 13,644.85에 마쳤다. S&P 500 지수도 4.78포인트(0.11%) 상승한 4,464.05에 마감했다.

경제지표는 이번주에 안도와 한숨을 차례대로 불러일으켰다. 목요일에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비 3.2% 상승해 컨센서스 예상치인 3.3%를 하회했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도 4.7% 상승하면서 안도감을 갖게 했다.

하지만 금요일에 발표된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7월 PPI는 전년비 0.8%나 상승했고, 예상치보다 0.1%p 높았다. 전월비로도 0.3% 상승했다. 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탈퇴로 인한 곡물가 상승여파가 본격적으로 미치기 시작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쟁이 끝나기 전에는 경제에 미치는 돌발변수가 계속해서 나올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AXS인베스트먼츠의 CEO 그렉 바숙은 "투자자들이 계속해서 경제 데이터 내에서 더 많은 일관성을 찾아내려고 하지만 지표가 이렇게 혼조세를 보이면 결국 시장은 변동성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시장의 방향성을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러시아 곡물협정 탈퇴 나비효과 시작일까
푸틴
미국의 도매물가를 의미하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지난 7월에 전년비 0.8% 상승해 예상치를 0.1%p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미국 노동부 고용통계국에 따르면 7월 PPI는 전년보다는 0.8%, 전월보다는 0.3%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 예상치는 0.7%(전년비)와 0.2%(전월비) 상승이었는데 그보다 각각 0.1%p씩 높은 결과를 나타낸 셈이다.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PPI는 전년비 2.4% 상승했는데 이는 전망치보다 0.1%p 높은 수치다. 7월 근원 PPI는 전월비로는 0.3% 상승해 이 역시 전망치(0.2%)를 다소 넘어섰다.

생산자물가지수가 예상 밖으로 오른 이유는 원유와 곡물가 상승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가 흑해 곡물협정에서 탈퇴하면서 국제곡물가격이 급상승해 에그플레이션 가능성이 다시 대두되고 있다. 여기에 지구촌의 이상기후로 무더위와 대형 화재 등이 발생하면서 곡물 산출량에 대해서도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

원유를 비롯한 에너지 가격도 최근 3주 이상 상승세를 연출하고 있다. 미국의 원유재고가 감소하고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주요 산유국들이 감산에 나서면서 국제유가는 9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는 배럴당 80달러대 초반까지 올라왔지만 이들이 90달러를 넘어설 경우 각국의 인플레이션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생산자물가인 도매물가는 한 두 달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전일 예상을 하회한 CPI가 내달과 10월에 결과를 높일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전일 발표된 CPI에서는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으로 인한 압력이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미국을 비롯한 세계 물가는 시차를 두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전쟁과 중동 산유국기구 오펙(OPEC)의 영향을 받고 있는 셈이다.
소비가 살아있느냐가 관건
월마트
인플레 경제지표가 혼조세를 보이면서 다음 주 예비된 대규모 소매판매 실적보고서에 관심이 쏠린다. 소비자의 힘이 상반기처럼 인플레를 이길 수 있느냐를 보려는 것이다.
화요일에는 7월의 소매 판매 데이터와 7월 건축허가 보고서가 예비돼 있다. 수요일에는 주택 착공 건수가 나온다. 여기에 홈디포와 유통체인 타겟, 월마트 등이 실적을 보고한다. 실적이 예상보다 강하게 나온다면 탄력적인 소비세를 감안해 경제의 지속적인 강세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연방준비제도(Fed)가 지적한대로 여전히 인플레와의 싸움에서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징주 - 뉴스코프 UBS 반도체주
(베른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악셀 레만 CS 이사회 의장과 콜름 켈러허 UBS 회장이 19일(현지시간) 베른에서 UBS가 크레디트스위스(CS)를 32억 달러에 인수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디어 회사인 뉴스코프는 지난 4분기(회계연도) 실적이 예상을 상회했다고 보고하면서 4.4% 이상 상승했다. 뉴스코프는 주당 14센트의 조정이익을 냈는데 예상치는 주당 8센트 수준이었다. 매출은 24억3000만 달러로 예상치인 24억9000만 달러에 다소 못미쳤다.

크레디트스위스를 상반기에 인수하기로 한 투자은행 UBS는 100억 달러 규모의 손실 보호계약과 정부의 유동성 백스톱 계약을 종료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5.61% 상승했다. 회사측은 크레디트스위스가 스위스국립은행에 500억 스위스 프랑의 긴급 유동성 대출을 전액 상환했다고 확인했다. 적어도 UBS가 크레디트스위스를 인수하면서 지게 될 우발부채 부담은 없는 것으로 나타난 셈이다.

반도체 기업 주가들은 이날 평균 2% 이상 하락해 주간 하락세가 4.5% 이상으로 확대됐다. 관련 상장주가지수 펀드인 반 에크 반도체 ETF(SMH)는 2.51% 떨어졌다. NXP세미컨덕터스가 3.67% 하락했고, 램리서치(-5.01%)와 어플라이드머티리얼(-4.0%), 엔비디아(-3.62%), 온세미컨덕터(-3.23%)가 하락세를 나타냈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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