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비웠어?” 클린스만 감독 잦은 외유 구설수
위르겐 클린스만(59·독일)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지난 3월 선임됐을 때 반대 여론이 적지 않았다. 2006년 독일 대표팀 감독으로서 독일 월드컵에서 3위를 차지하고, 2014년 미국을 이끌고 브라질 월드컵 16강에 진출하는 등 준수한 성적을 거뒀음에도 그랬다.
주된 이유는 근태(근무태도)였다. 클린스만은 미국에 거주한다. 2년간 독일 사령탑으로 있으면서 한 번 자리를 비우면 최소 한두 달 미국 자택에 머물며 돌아오지 않아 독일 언론들 질타를 받은 바 있다. 2020년 독일 헤르타 베를린 감독 때는 시즌 도중 미국으로 떠난 뒤 나중에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퇴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한 뒤 작별했다.
대한축구협회도 이 같은 전력을 알기에 클린스만과 계약할 때 ‘한국에 상주해야 한다’는 조항을 넣었다. 취임 기자회견 때 그는 “한국 대표팀 감독이니까 당연히 한국에 거주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서울에 집도 구했다고 한다.
그런데 클린스만은 부임 다섯 달째인 지금까지 한국에 67일 머물고 90일을 미국이나 유럽에 있었다. 평가전 때문에 머무른 기간을 빼면 한국에 체류한 기간은 2주 남짓. 5월에 3주는 자택 원격근무를 했고, 7월 내내 미국으로 휴가도 다녀왔다. 유럽파 한국 선수들을 점검한다는 이유로 석 달을 미국과 유럽에서 지냈다. 대한축구협회 담당자는 “한국에 얼마나 머물러야 한다는 규정은 따로 없다”고 설명했다.
국가대표 축구 감독이 맡은 역할은 단지 대표팀을 이끌고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것만이 아니다. 새로운 인재를 발굴하고 참신한 전술을 실험하면서 한국 축구 토양을 바꿔나갈 힘이 있다. 전임 파울루 벤투(54·포르투갈) 감독은 여름과 겨울 휴가를 제외하고는 재임 기간 90% 이상 가족과 함께 한국에 머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K리그 경기 때마다 조용히 관중석에서 선수들을 관찰하면서 황인범이나 조규성 같은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선수들을 발탁해 대표팀 주축으로 키웠다.
현재 클린스만은 이미 검증이 끝난 손흥민과 김민재 등 유럽파 선수들을 관찰하는 데 시간을 보낸다. 국내 프로·대학 팀 경기를 지켜보면서 새 얼굴을 추천하는 건 차두리 대표팀 테크니컬 어드바이저 몫이라는 게 축구계 전언이다. 지난 6월 A매치 데뷔한 안현범에 대해 클린스만은 “경기를 직접 보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사실은) 차두리가 모든 선발 권한을 갖고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클린스만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대표팀 성적은 2무 2패. 클린스만이 제시한 아시안컵 우승, 월드컵 4강 같은 담대한 목표까진 아직 갈 길이 먼 신세다. 대표팀은 다음 달 영국에서 웨일스,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을 치른다. 지난 1일 한국을 떠난 클린스만 감독은 평가전 때까지 유럽에 머무를 예정이다. 클린스만에게 한국축구협회가 주는 연봉은 18억원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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