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1위 노시환...장종훈·이승엽 계보 이을 젊은 거포
올해 한국 프로야구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는 단연 한화 노시환(23)이다. 데뷔 5년 차인 그는 11일 기준 홈런 26개로 1위. 전반기를 SSG 최정(36)과 공동 1위(19개)로 마쳤는데, 후반기 7개를 몰아쳐 격차를 5개로 벌렸다. 7월 월간 최우수선수(MVP)로도 뽑혔다. 9일 수원 KT전엔 생애 첫 1경기 3홈런까지 날렸다.
이미 그는 경남고 시절 4번 타자로 2019년 프로 입단(2차 1라운드 3순위) 때부터 ‘차세대 거포’로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첫해 91경기 타율 0.186, 1홈런. 초라했다. 2020년과 2021년 각각 12·18홈런을 때리며 잠재력을 보여줬으나 지난해엔 다시 6홈런으로 추락했다. 그러다 올해 완전히 달라졌다. 홈런뿐 아니라 타율(0.306)도 통산 최고, 타점 리그 1위(71점), OPS(출루율+장타율) 1위(0.959), 안타 4위(114개), 볼넷 3위(53개)다.
지난 9일 만난 노시환은 “신체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달라진 건 없다. 하지만 타석에서 목표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작년까지는 삼진을 당하지 않겠다는 마음이었다. 어떻게든 살아 나가려고 하다 보니 정타(正打)가 잘 나오지 않았다”면서 “올해는 홈런을 노리고 삼진을 당해도 좋으니 크게 휘두르자는 마음가짐을 갖고 들어간다”고 했다. 노시환은 지난해 105㎏까지 나갔던 체중을 올해 96㎏까지 감량했다. 그는 “몸이 가벼워지고 근육량도 늘었다. 타격보다 수비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박용택 KBS N 해설위원은 “스윙할 때 뒤에서 앞으로 몸 중심을 이동하는 게 작년보다 크게 좋아졌다. 과감하게 앞발을 내딛고 뒷발이 빠르게 따라온다. 이걸 잘하는 대표 타자가 채은성인데, 올해 한화로 이적한 채은성을 보고 잘 배운 것 같다”고 말했다.
노시환은 팀 레전드 선배인 장종훈(1990~1992년), 김태균(2008)에 이어 세 번째 한화 선수 홈런왕에 도전한다. 1997년 이승엽(만 21세)과 1990년 장종훈(만 22세)에 이은 역대 최연소 홈런왕 3위도 가시권이다.
그는 “홈런왕 경쟁을 의식하지 않는다”며 “내가 홈런을 몇 개 쳤는지도 모를 때가 있다”고 했다. “매 경기 이기는 데 집중해야 한다. 개인 타이틀은 알아서 정해지는 것”이라면서 “다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하는 게 목표다. 홈런은 30개 이상만 치면 좋겠다”고 말했다. 변수는 그가 항저우 아시안게임(9월 개막) 기간 자리를 비우는 것. 프로야구는 그 기간 중 중단하지 않고 계속하기 때문에 2위 최정(21개)에게 추월당할 가능성이 있다.
자신의 강점으로는 ‘나름 쿨한 성격’을 꼽았다. 타석에서 결과가 안 좋아도 금세 잊고 다음 타석을 준비한다는 것. “야구 잘하는 사람은 너무 많다. 야구 때문에 스트레스를 잘 받지 않는다. 야구는 잘할 때도 있고 못할 때도 있는 법이라 생각해서 타격감이 안 좋을 때도 빨리 컨디션을 되찾는다”고 했다. 단점은 타석에서 급하게 승부하려는 태도. “차분하게 기다리면서 투수가 급해지게 만들어야 하는데, 내가 급해서 쫓아갈 때가 종종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고교(경남고) 선배 이대호(41)나 한화 선배 거포 김태균(41)과 종종 비교된다. 체격이나 스윙이 닮았다는 의미에서다. 그중에서도 그는 김태균을 추앙한다. “입단 때부터 봤던 선배다. 옆에서 지켜보면서 운동법 등을 많이 배웠다”며 “김태균 선배처럼 누구나 이름만 들으면 아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별다른 식습관이나 버릇이 없는 그의 유일한 루틴은 장갑은 오른쪽부터 끼고, 헬멧은 마지막에 쓰는 것. “습관이 그렇게 들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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