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는 잼버리 처음” 사무총장 일침…한덕수 “선제대응” 자찬

채윤태 2023. 8. 12.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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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 파행]부실 잼버리 일정 마무리…폐영식 영상엔 기후 탓하는 자막
차기 개최 폴란드에 깃발 넘겨…정치권 ‘부실운영 규명’ 예고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참가한 영국 대원들이 6일 전북 부안군 야영장에서 철수를 위해 짐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야영장 대피 후 ‘여행하는 잼버리’는 이번이 처음이다.”

아흐메드 알헨다위 세계스카우트연맹 사무총장이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폐영식에서 한 이 말은 폭염 대책 부족, 비위생적인 화장실 등으로 파행을 겪은 이번 잼버리 행사를 압축적으로 드러낸다.

11일 오후, 일찍이 새만금 영지를 떠난 세계 스카우트 대원들이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다시 모였다. 잼버리 조직위원회는 이날 오후 5시 반부터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잼버리 폐영식과 ‘케이팝 슈퍼 라이브 콘서트’를 열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던 140여개국 4만여명의 대원은 버스 1천여대를 나눠 타고 이날 오후 2시부터 순차적으로 경기장에 입장했다. 이날 폐영식엔 조기 퇴영했던 영국·미국·싱가포르 대원도 자리했다.

이날 폐영식에서 스카우트 대원들은 그동안 활동했던 모습을 영상으로 감상했다. 조직위는 이 영상에 ‘뜻하지 않은 시련, 한반도를 덮친 폭염과 태풍’이라는 자막을 달며, 조직위의 준비 부족과 운영 미숙으로 대원들이 겪은 어려움을 자연재해 탓으로 돌렸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폐영사에서 정부 대처를 자찬했다. 한 국무총리는 “대회 기간 내내 기후변화로 인한 유례없는 태풍·폭염 등으로 스카우트 단원들이 어려움을 겪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정부는 북상하는 태풍에 선제 대응해 모든 대원이 영지를 떠나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며 정부에 공을 돌렸다. 반면, 알헨다위 사무총장은 환송사에서 “그 어떤 행사도 이렇게 많은 도전과 극심한 기상 상황에 직면한 적이 없다”며 “(대원들은) 도전에 맞서 이것을 오히려 더 특별한 경험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애초 스카우트 연맹 깃발 전달식엔 차기 잼버리 개최국인 폴란드의 안제이 두다 대통령이 참석하기로 했으나, 두다 대통령이 방한을 취소하면서 폴란드 대원이 한국 대원에게서 깃발을 전달받았다. 세계스카우트연맹의 폐영선언으로 폐영식이 끝났다.

지난 3일 오후 전북 부안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델타구역에서 스카우트 대원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 인근에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참가한 대원들이 폐영식과 K팝 슈퍼 라이브 콘서트를 보기 위해 경기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후 대원들은 저녁 식사를 마친 저녁 7시부터 2시간 동안 케이팝 콘서트를 즐겼다. 이날 콘서트에는 아이브, 뉴진스, 엔시티(NCT) 드림 등 아이돌을 비롯한 아티스트 19개 팀이 출연했다. 콘서트가 끝난 뒤, 대원들은 순차적으로 퇴장해 각자의 숙소로 돌아가거나 바로 출국한다. 독일, 오스트레일리아(호주), 스페인 등 일부 국가의 대원들은 폐영 이후에도 한국에 남아 지역 문화 체험, 관광 등을 할 것으로 예정됐다. 정부는 잼버리 공식 일정이 끝난 뒤에도 스카우트 대원들이 원하면 숙소 지원을 할 방침이다.

이날 한꺼번에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서울 마포구 일대는 교통 혼잡이 빚어졌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대원들의 주차 위치 및 이동 거리를 고려하여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지 않도록 동선을 안전하게 관리했다”고 밝혔다.

153개국 스카우트 대원 4만여명이 참가한 12일간의 세계 잼버리 여정은 초반부터 파행을 겪었다. 매립지인 새만금에는 8월의 태양을 피할 자연 그늘이 부족해 개영 첫날부터 온열환자가 속출했고, 비위생적인 화장실·샤워실에 대한 성토가 잇따랐다. 결국 영국, 미국 스카우트 단원들은 개영 사흘 만에 조기 퇴영했다. 이뿐만 아니라, 영내에서 남성 지도자가 여성 샤워실에 들어가는 등 성범죄가 일어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잼버리 대회 종료 이후 부실 운영에 대한 책임 규명을 둘러싼 충돌이 예고됐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잼버리 사태는 분명히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방기한 윤석열 정부의 책임”이라고 논평했다. 반면 문재인 정부와 전북도 등의 책임을 강조해온 국민의힘의 유상범 대변인은 “잼버리 파행에 대한 잘잘못은 대회가 끝난 후 철저하게 조사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채윤태 김미나 기자 cha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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