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보유자산 1조달러로 축소...0.25%p 추가 금리인상 효과

송경재 2023. 8. 12. 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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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팬데믹 기간 대폭 늘렸던 대차대조표를 축소하면서 이달 들어 1조달러 수준까지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11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9일 현재 연준이 보유한 포트폴리오 가치는 1조달러에 못 미치는 9800억달러에 그쳤다.

국제통화기금(IMF) 선임 이코노미스트 만모한 싱은 연준의 1조달러 QT는 기준금리를 0.15~0.25%p 추가로 인상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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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국채 매각이 속도를 내면서 미 기준금리를 0.25%p 추가로 인상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워싱턴 연준 본부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PA연합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팬데믹 기간 대폭 늘렸던 대차대조표를 축소하면서 이달 들어 1조달러 수준까지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시중에 돈이 넘쳐나던 이른바 '이지머니' 시대는 이제 과거가 됐다는 뜻이다.

이는 사실상 금리인상과 같은 효과를 내기 때문에 금융시장에도 상당한 여파가 밀어닥칠 것으로 보인다.

포트폴리오, 1조달러 미만으로 축소

11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9일 현재 연준이 보유한 포트폴리오 가치는 1조달러에 못 미치는 9800억달러에 그쳤다.

지난해 5월 8조5500억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해 이제 그 8분의1 수준에도 못 미칠 정도로 쪼그라들었다.

연준은 팬데믹 초기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미 국채, 주택유동화증권(MBS) 등을 수조달러 규모로 사들였지만 지난해 5월 이후 정책을 틀었다.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은 매각하는 방식으로 포트폴리오 규모를 줄였다.

이른바 양적축소(QT)이다.

국채 공급 대폭 확대

이는 금융시장에 상당한 파장을 미치고 있다.

미 국채 매수 주요 세력이던 연준이 한 발 빼면서 민간 투자자들이 흡수해야 할 국채 규모가 급격하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연준은 2019년에도 국채 시장에서 발을 뺀 적이 있다.

연준이 대차대조표 규모를 줄이기 시작하면서 국채 수요가 줄었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치솟았다. 이때문에 금융시장은 휘청거린 바 있다.

이번에는 당시처럼 심각한 파장은 아직 없다.

비록 국채 매각 속도가 2018~2019년 당시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빠르지만 시장에 아직은 별 무리가 없다.

투자자들은 시장이 지금까지 잘 버티고 있는 것은 팬데믹 이후 풀린 이지머니 덕이라고 보고 있다. 풍부한 시중 유동성 덕에 연준이 매각하는 국채를 민간이 흡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채 수익률 상승 우려

문제는 앞으로다.

연준이 계속해서 국채를 매각하면 이지머니가 고갈되면서 국채를 시장이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요가 줄면 국채를 더 매력적으로 포장하기 위해 국채 수익률이 더 올라야 한다.

JP모간 미 금리전략 공동책임자인 제이 배리는 "두 번째 대차대조표 축소는 더 큰 충격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연준은 2025년 중반까지 대차대조표에서 보유 자산 1조5000억달러를 더 털어낼 계획이다.

공급 늘고, 수요는 줄고

문제는 이 기간 미 정부가 심각한 재정적자 속에 국채 발행을 늘릴 계획이라는 것이다.

미 재무부는 세수와 재정지출 간 간격을 메우기 위해 이미 올들어 국채 발행을 대폭 늘린 데다 앞으로 국채 경매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재무부는 앞으로 수분기에 걸쳐 국채 발행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설상가상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미 국채 수요는 감퇴하고 있다.

미 국채 세계 최대 보유국인 일본의 수요 감소가 예고된 상태다. 일본은행(BOJ)은 지난달 국채 수익률 통제를 완화했고, 이때문에 일본 국채 수익률이 약 1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일본 국채 수익률 상승으로 일부 미 국채 투자자들이 미 국채를 팔고 일본 국채를 대규모로 사들이기 시작했다.

0.25%p 금리인상과 같은 효과

수요 위축 속에 공급이 대폭 늘면 국채 수익률은 급격하게 오를 수 있다.

시중 금리 기준물인 미 국채 수익률 상승은 결국 회사채 수익률을 끌어올리고, 투자자들의 돈이 채권에 집중되도록 만들게 된다.

국제통화기금(IMF) 선임 이코노미스트 만모한 싱은 연준의 1조달러 QT는 기준금리를 0.15~0.25%p 추가로 인상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고 지적하고 있다.

JP모간의 배리는 "연준이 설령 금리인상을 끝냈다고 해도 QT가 올해 말까지, 그리고 내년에도 수익률 곡선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비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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