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봉도 지원한 기업, 통역 봉사자… 다 함께 ‘코리아 잼버리’ 치렀다
K팝 댄스 등 문화사절단 맹활약
태풍 ‘카눈’ 북상으로 지난 8일 새만금 잼버리 야영장에서 철수해 서울·경기 등 8개 지역으로 흩어진 150국 스카우트 대원들은 전국 곳곳에서 한국 문화를 체험했다. 한국의 고교생과 대학생들도 이들의 실내·외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데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잼버리가 폭염·태풍으로 파행 위기를 맞자 기업과 지자체, 공공기관은 물론 학생들까지 나서서 ‘코리아 잼버리’를 치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오후 전북 남원시 일성 지리산콘도에서는 남원국악예술고 무용학과 학생 10명이 K팝 안무를 선보였다. 이들이 BTS(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에 맞춰 춤을 추자, 이집트·에콰도르 잼버리 대원 100여 명이 따라 하면서 즐거워했다. 이 학교 2학년 박지민(17)양은 “K팝을 다른 나라 학생들과 함께 즐길 기회라 생각해 참여했다”며 “말은 통하지 않아도 웃으면서 다가가니 모두 마음을 열었다”고 했다.
지난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국제관에서는 조선 시대 성균관 유생 문화를 연구하는 단체인 ‘청랑’ 소속 대학생들이 스위스 잼버리 대원들과 어울렸다. 이들은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맞춰 함께 ‘말춤’을 췄다. 스위스 잼버리 대원들 5명이 무대에 올라 스위스 전통 민요를 부르자 다른 대원들도 ‘떼창’을 하기도 했다. 황정인(22)씨는 유생 복장을 입고 대원들과 함께 문묘(文廟)를 둘러보는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황씨는 “스위스 대원들에게 한국 문화를 알려주고 싶었다. 그들이 스위스 민요로 화답하면서 축제 현장 같았다”고 했다.
지난 8일 인천대 재학생 허희진(22)씨는 학교에 이탈리아 대원들이 방문한다는 소식을 듣고 댄스 동아리 회원 7명을 모았다. 허씨는 방탄소년단과 뉴진스 등의 노래 8곡에 맞춰 댄스 공연을 했다. 허씨는 “이탈리아 대원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길 바라는 마음에 방학인데도 다들 모였다”고 했다.
잼버리 대원들을 위해 사내 연수원을 숙소로 내줬던 기업들은 11일 K팝 콘서트 지원에도 나섰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이날 대원들의 K팝 콘서트 관람을 돕고자 별도 제작한 야광 응원봉과 간식 세트, 우의를 제공했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는 콘서트가 열린 서울상암동월드컵 경기장에 이동 기지국을 운영했다. SK이노베이션은 앙골라, 가나 등 130명의 스카우트 대원을 서울 종로구 서린빌딩으로 초청해 공유오피스와 가상현실(VR) 게임 체험 프로그램을 운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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